[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4] 설부병
[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4] 설부병
  • 민경준
  • 승인 2015.11.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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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밑에서 자라는 설부병 병원균

큰 눈이 오기전에 살균제 살포하면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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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옆에서 잔디에 병을 일으킨 하얀 설부병균 균사.


2035년 5월, 통일 한국의 개마고원 소재 A골프장에서 코스를 관리하는 김한국씨. 그는 새 잎이 돋아나야 할 12번홀, 크리핑 벤트그래스 그린에서 겨울 내내 쌓여 있던 눈이 녹은 뒤 깜짝 놀랐다.

녹색이어야 할 잔디가 누렇게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니 좁쌀 크기의 까만 알갱이가 그린을 뒤덮고 있었다. 설부병(雪腐病)이다.

개마고원은 낮은 온도와 높은 적설량으로 겨우 내내 그린이 눈에 덮여 있었기 때문에 병이 심했던 것이었다.

설부병원균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휴면에 들어가는 많은 미생물과 달리 본격적인 감염 활동에 들어간다. 눈과 관련된 곰팡이라는 의미에서 설부병 곰팡이(snow mold)이라고 부른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은 눈 밑에서 활동한다.

설부병원균은 캐나다·미국·노르웨이·일본 등 북반구 소재 국가의 겨울에서 흔하다. 그들은 골프장의 잔디나 겨울 밀과 같은 동계 식물에 심한 피해를 준다. 우리나라에서도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매년 볼 수 있다.

그러면 설부병원균이 서식하는 눈 밑의 토양 표면 온도는 어느 정도일까? 눈 밑 온도는 외기 온도, 눈의 질과 두께, 눈 밑 습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중북부 소재 미네소타대학교 Baker 교수의 논문에 의하면 눈의 두께가 두껍고 오래 지속될수록 설부병원균이 살기에는 더욱 좋은 조건이 된다.

설부병원균이 살기 좋은 곳은 겨울에 눈이 많이 오고 토양 위에 쌓여있는 기간이 길다. 일년에 2개월 이상 눈이 덮여 있으면 병원균에 더욱 유리하다. 그런 곳에서 눈의 두께는 보통 20㎝를 훌쩍 넘는다.

따라서 눈아래 지표면 온도는 영상 5℃ 내외로 설부병균이 자라기 적합한 조건이 된다. 게다가 그 공간은 습도도 높아 잔디 조직이 부드러워져 병원균이 잔디를 침입하기에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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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부병균 균사는 양분이 부족하거나 온도가 높아지면 균사가 뭉쳐 균핵 형성.


잔디는 이미 긴 겨울 추위로 저항성이 약해져 병원균에 대항할 힘을 많이 상실한 상태에 있다. 그러니 그 둘의 싸움은 보통 병원균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설부병 병원균에 의한 잔디의 피해는 눈 쌓인 기간에 비례한다. 기존에 보고된 자료를 인용해 보자.

설부병 병원균은 잔디에서 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60일 이상의 눈 쌓인 기간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눈이 많이 오는 강원도 일부 지역이나 스키장을 제외하고 설부병으로 부터 안전한 편이다.

하지만 통일이 되어 개마고원이나 백두산 부근에서 골프를 즐긴다고 생각해 보라! 개마고원 일대는 10월 중순부터 다음해 4월 중순까지 약 6개월간 겨울이 지속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곳이 설부병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닐 것임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설부병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는 방법은 다른 잔디 병에 비해 의외로 단순하다.
골프장은 겨울동안 눈에 덮여 있으므로 많은 눈이 오기 전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즉 큰 눈이 오기 전에 효과 좋은 살균제를 살포하면 대비 완료! 지역에 따라 여러 종류의 설부병원균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특성이 다른 몇 가지 농약을 혼합하여 사용해도 좋다.

아울러 가을에 적절한 시비로 잔디의 체력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잔디가 겨울 휴면에 들어가기전에 질소를 과하게 뿌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웃자라거나 새롭게 나오는 잎은 병원균에 대해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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