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7] 잔디 블렌딩이란?
[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7] 잔디 블렌딩이란?
  • 민경준
  • 승인 2016.03.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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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이상 품종 혼합 파종 재해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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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그라운드를 차지하고 있는 잔디는 화면상에 매우 잘 관리 정돈되어 있어 누구나 한 개의 품종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여기에 재미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바로 잔디 블렌딩이다.


블렌딩(blending)은 보통 커피와 와인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두가지 이상의 커피 품종 원두, 또는 포도 품종끼리 혼합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풍미를 만들고자 할 때 사용한다.

그런데 블렌딩이란 말은 잔디에서도 적용된다.

요즘에는 TV에 다양한 스포츠 채널이 있어 누구나 사계절 내내 안방에서 운동 경기를 볼 수 있다. 보통 스포츠는 시청자들에게 선수들의 경기력이 관심사지만 경기장 잔디도 좋은 볼거리다.

프로 스포츠는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 경기장의 녹색 잔디는 대부분 켄터키 블루그래스로 조성되어 있다. 켄터키 블루그래스는 TV화면에 멋지게 나올 뿐만 아니라 축구와 같이 격렬한 스포츠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초종이기 때문이다.

녹색의 그라운드를 차지하고 있는 잔디는 화면상에 매우 잘 관리 정돈되어 있어 누구나 한 개의 품종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여기에 재미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바로 잔디 블렌딩이다.

잔디에서 블렌딩은 복수의 잔디 품종이 같이 재배되는 것을 말한다. 켄터키 블루그래스에서 매우 일반적인 방법이다. 보통 2∼3개 품종이 사용된다. 블렌딩의 목적은 매우 다른 유전적 배경을 가진 품종들을 함께 재배해 재해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장이 한 개의 품종으로 조성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어느 해 잔디 병해충이 심하게 발생되거나 기상 환경이 잔디에게 매우 불리하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게다가 품종이 병해충이나 기상환경에 매우 취약하다면?

여러분 주변을 둘러보라. 모든 면에 완벽한 사람이 있는가? 잔디도 마찬가지다.

잔디 색상·품질·답압 내성·병해충·재해 저항성 등 모든 면에서 100점 만점을 줄 수 있는 품종은 없다. 어떤 품종이든 어느 한 부분에서 결점이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넓은 경기장에 한 개의 품종을 심는 것은 특정 재해에 피해를 감수한다는 위험한 결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잔디 블렌딩은 병해충, 기상과 같은 재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일 수 있다. 재해 저항성과 관련되어 유전적 배경이 크게 다른 복수(보통 3개)의 품종을 심게 되면, 어느 한 개의 품종이 재해에 약해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품종이 그 피해를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블렌딩이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잔디 소비자들은 사용한 잔디 품종의 유전적 배경이 다르므로 색상과 품질 등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면 잔디 블렌딩은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일단 사용하는 잔디 품종들의 색상 등 품질이 매유 유사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한 품종이 빠르거나 늦게 자라지 않아야 한다. 잔디 색상과 품질 등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재해에만 대비해 여러 품종을 심었다고 생각해 보라.

시청자들은 연녹색, 진녹색, 좁거나 넓은 잔디 잎 등으로 불균일하게 보이는 잔디 모습과 색상 때문에 TV 화면 속 선수들의 경기력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다. TV에 중계되는 메이저리그 야구나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떠올려 보라! 시청하는 누구나 그들의 경기력에 한눈을 팔 수 없을 지경이다. 게다가 멋진 잔디에 매번 감탄하지 않는가?

사실 우리나라 잔디 품종의 블렌딩 조합은 미국 등 잔디 육종 회사에서 평가한 자료에 의존하는 바 크다.

최근 한반도 기후변화를 고려한다면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 천연잔디 경기장 대부분은 관리 주체를 막론하고 천재보다는 인재에 시달리고 있다.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어 잔디가 받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가 관리자들의 노고에 매번 고개를 숙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운동경기에 집중하는 외국 유명 프로스포츠 경기장과는 다른 블렌딩 조합이 필요할지 모른다. 올 시즌 TV속 잔디에 주목해 보자!

한국골프대학 골프코스매니지먼트과 교수 changsw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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