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8] 화학농약도 궁합이 있다
[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8] 화학농약도 궁합이 있다
  • 민경준
  • 승인 2016.04.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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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작용 큰 혼합제 알면 인력·비용 줄여”


골프장이나 잔디운동장에서 화학농약 사용은 일반적이다. 농약은 주성분(유효성분)과 다양한 보조제로 만들어진다. 방제 대상은 주성분의 종류에 따라 좌우된다.

성인이면 누구나 한번 정도 약국에서 감기약을 구입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약이 들어 있는 박스 안에 작은 글씨가 빼곡하게 적혀있는 종이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약의 주성분, 보조제, 주의사항 등이 적혀 있는 설명서이다.

농약도 마찬가지다. 농약을 구입하면 종이 설명서 대신에 보통 약병(봉지) 뒷면에 관련 정보가 적혀 있다.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주된 역할은 주성분인 유효성분이 하게 된다. 농약은 주성분이 몇 개인가에 따라 다르게 부른다.

1가지 유효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을 단제(單濟), 2종 이상의 유효성분으로 출시된 농약을 혼합제(混合濟)로 칭한다.

혼합제는 해당 농약에 두가지 이상의 주성분이 들어있다는 얘기다. 보통 유효성분이 많을수록 방제 대상 병은 늘어난다.

우리나라에서 잔디 병 방제를 위해 등록된 살균제를 보면 2006년 21.4%, 2008년 31.7%, 2010년 36.6%, 2012년 39.5%로 해가 갈수록 혼합제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혼합제의 비중은 왜 높아지고 있을까? 주된 이유는 골프장 등 잔디 식재지에서 여러 가지 병이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혼합제가 사용되는 잔디 병의 대부분은 여름에 발생한다. 최근 우리나라 여름철은 덥고 습한 우기가 길어지고 있다. 그러한 조건은 병 발생과 확산에 유리하다. 일단 여러 가지 병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하나의 농약으로 방제하기는 어렵다.

특히 병원균이 분류학적으로 유연관계가 먼 종(species)이라면 더욱 그렇다. 병별로 적용 살균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때 잔디관리자들은 시판되는 혼합제가 없다면 병에 따라 살균제를 별도로 살포하거나 여러 가지를 섞어서 살포해야 한다.

따라서 별도로 처리하면 인력과 비용이 더 들게 된다. 그렇다고 임의대로 혼용한다면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시판 혼합제에 들어 있는 복수의 성분은 그냥 같이 넣은 게 아니다. 둘 사이의 궁합에 따라 효과에서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유효성분을 혼합했을 때 상승작용(synergistic interaction)이 일어난다면 이상적인 궁합이라 할만하다.

상승작용은 혼합한 농약의 방제 효과가 별도로 사용했을 때 개개 농약의 방제 효과를 합한 값보다 높은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1+1이 2 이상이라면 상승작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농약의 합이 2 미만이었을 때 유효성분 사이에는 길항작용(antagonistic interaction)이 일어났다고 한다. 유효성분 간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효과가 줄어든 경우이다.

두 종류 이상의 유효성분을 하나의 농약으로 만들었을 때 사용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좋은 점이 있다.

상승작용이 큰 혼합제는 적은 양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유효성분을 적게 사용해도 된다. 따라서 환경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그리고 약량이 줄어드니 특정 살균제 성분에 대한 병원균 개체의 살균제 저항성 발달(selection process)을 지연시킬 수 있다. 또한 2∼3 종류의 병을 동시에 방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유효성분 간의 궁합은 살균제가 출시되기 전에 농약회사마다 설치되어 있는 연구소에서 검토된다. 다수의 혼합제 후보는 약효, 약해, 독성 등이 평가되고, 그 중 일부가 대학, 연구소 등에서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검증을 받게 된다. 시판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정되면 판매가 허가된다.

최근 급격한 기상 변화로 골프장에도 새로운 병들이 갑작스럽게 발생하곤 한다. 잔디관리자들이 급히 대처해야할 일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그래서 골프장이나 잔디운동장 관리자들은 현장에서 농약 사이의 궁합을 평가하기도 한다. 아직도 잔디 병 방제용 살균제 중 약 60%가 단제이기 때문이다.

골프산업이 어려워 내실을 다지고 있는 지금, 인력과 비용을 절약하고자 하는 잔디 관리자들의 지속적인 학습과 노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한국골프대학 골프코스매니지먼트과 교수 changsw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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