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10] 이슬을 좋아하는 균, 잔디 노균병균
[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10] 이슬을 좋아하는 균, 잔디 노균병균
  • 민경준
  • 승인 2016.05.24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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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불량 지역 '옐로터프트'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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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균병 병원균에 감염되면 종류를 막론하고 품질이 크게 저하되고 분얼(分蘖)이 많아진다.


최근 (사)한국잔디학회와 (사)한국잡초학회에서 공동으로 발간하는 학술지 `Weed & Turf Science'에 두 편의 논문이 실렸다.

각각 다른 기관 소속의 연구자들에 의해 제출된 두 편의 논문은 모두 잔디 노균병을 다룬 것으로 이 병 때문에 골치를 썩던 농민들이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단비와 같은 내용들이다.

잔디 노균병은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위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보통 식물에서 보이는 솜털같이 하얗게 형성된 전형적 병징은 노균병(露菌病)의 작명(作名)과도 관계가 깊다.

노균병의 영명(英名)인 downy mildew는 솜털(downy)같은 곰팡이(mildew)라는 뜻이다. 병반에 하얗게 포자로 뒤덮인 증상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하지만 한자(漢字) 이름은 보다 생태적인 면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영문의 그것과 다르다.

노균병은 이슬 로(露), 균 균(菌)으로 이슬이 동반되는 병이라는 의미다. 영어 표현이 `진단'에 주목했다면, 한자는 `원인'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잔디가 노균병균에 감염되기 위해서는 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잔디 노균병은 식물의 그것과 다소 다르다. 솜털 모양의 포자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한 이유로 잔디 노균병은 `옐로 터프트(yellow tuft)'라고 알려져 있었다.
`노란색'을 의미하는 `yellow'와 `총생'을 뜻하는 `tuft'로 병에 걸인 잔디의 증상이 노랗게 총생(叢生) 형태로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70년대에서야 옐로 터프트는 노균병 병원균에 의한 것이 밝혀졌다. 식물병리학에서 노균병이 공식적인 이름이긴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도 옐로 터프트로 불리기도 한다.

잔디가 노균병 병원균에 감염되면 종류를 막론하고 품질이 크게 저하된다. 일단 분얼(分蘖)이 많아진다.

크리핑 벤트그래스나 켄터키 블루그래스의 정상 식물체는 보통 8개 이하의 분얼수를 보이지만, 노균병균에 감염되면 15개 이상의 분얼수를 갖는다.

들잔디는 더 심하다. 정상적인 개체가 보통 3∼4개의 분얼수를 갖는다면 감염된 개체는 30개 혹은 그 이상을 보인다. 지상부가 그렇게 비상적으로 늘어나니 뿌리의 발달은 매우 저조하다. 뿌리는 갯수도 매우 적고 짧아진다. 부실한 뿌리는 물과 양분을 흡수하는데 매우 불리하다.

그러면 노균병은 언제 발생할까?

병은 선선하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 쉽게 발생하고 보통 봄·가을에 병 발생이 심하다.
병원균에 감염된 식물체는 저조한 뿌리 생육으로 인해 본래의 색을 잃거나 쉽게 건조해지며 시들어 죽을 수 있다. 비록 죽지 않는다 하더라도 병원균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다음 해 봄에는 더욱 일찍 노균병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배수가 불량해 물이 고인 지역, 물이 범람했던 지점에서는 더욱 뚜렷하다. 노균병은 감염 부분을 중심으로 더욱 확산되며, 일단 잔디밭에 정착하게 되면 매년 되풀이 된다.

따라서 잔디 재배지에서 노균병의 감염과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수가 잘 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잔디가 어릴수록 더욱 중요하다. 물 빠짐이 원활하지 못한 지점에서 노균병이 발생한다면 해마다 만성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흥미로운 점은 잔디 노균병균은 잡초도 감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병의 감염이나 확산을 줄이기 위해서 주변의 기주가 되는 잡초의 제거가 중요하다. 특히 바랭이는 병원균에 매우 감수성이어서 포자가 늘어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노균병에 대한 매우 높은 저항성을 보이는 잔디 종(species)이나 품종(cultivar)은 출시된 바 없다. 살균제는 병의 예방이 가능하지만 이미 출현한 증상은 되돌릴 수 없다. 5월 현재 그들은 이미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골프대학 골프코스매니지먼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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