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코스의 공정성이란?
골프코스의 공정성이란?
  • 이주현
  • 승인 2016.06.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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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원적 플레이가 아닌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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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코스의 공정성을 말할 때 쉽게 공략한다는 의미와 동일하게 이해하면 곤란하다. 공정성은 일차원적인 플레이가 아닌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프코스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겠지만, 최근 코스설계가들 사이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은 ‘공정성’이다.

누군가에게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고 코스에 선 골퍼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는 코스, 아마 모든 코스설계가들이 꿈꾸는 코스일 것이다.

그렇다면 코스설계에서 공정성은 어떻게 해석돼야 할까? 이에 대해선 각 설계가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GCA가 여러 코스설계가들의 의견을 모아 이 물음에 답했다.

“정직함이다.”

잉글랜드 출신의 코스설계가 조너선 데이비슨은 “나는 골프가 공정함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공정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골프코스에서 공정성은 자칫 흥미나 개성이 부족한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나는 링크스코스에서 볼 수 있는 불규칙한 바운스와 같이 변덕스러운 것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베테랑 코스리뉴얼 전문가 론 프리처드는 “게임성과 마찬가지로 공정성도 나는 감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두 단어는 개인적으로 해석하기 나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골프는 우리 각자의 전략과 기술로 기량을 평가하는 것이다.

모든 코스의 특정 홀이 우리에게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딱 들어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누군가가 불공평하다고 말하는 홀이 누구에게는 완벽하게 공평할 수 있는 것이다.


'공정성=쉬운코스'라고 오해하면 안돼

그러나 많은 골퍼들, 적어도 골프라는 게임을 대표하는 투어프로들은 `코스가 공정했다'는 말을 최상의 칭찬으로 사용한다.

프로들이 관심 갖는 공정성이라는 기호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그들은 돈·인기·명예 등을 위해 자신의 스킬을 사용하고 코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스스로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불규칙 바운스 하나로 우승을 놓칠 수도 있는 것이 그들의 세계다.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되고 공정함을 바랄 것이다.

미국 코스설계가 앤디 스태플스는 공정성이라는 것이 너무 작은 스케일로 판단돼선 안된다고 말한다.

코스의 공정성을 이야기할 때 단순히 홀만 따져선 안되며, 공정하다고 생각되는 홀에도 불공평할 수 있는 요소가 잠재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여러 차례 플레이를 통해 나타나기도 하며, 처음에는 불공평했던 홀이 다음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론 프리처드도 비슷한 점을 강조한다. “블라인드 홀은 처음 플레이할 때만 보이지 않는 것이고, 운이 좋으면 처음부터 공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일관성 없는 얘기지만 그렇다고 잘못됐다고 말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포르스 디자인 짐 네이글은 “공정함은 균형을 얘기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위험과 보상이 따르는 공략을 해야 할 때 타협할 수 있는 다른 경로도 존재해야 한다. 어느 한 가지 길로만 강제되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

확장된 그린은 공정성 테스트를 통해 축소를 고려할 수 있으나, 러프에 둘러싸인 작고 경사가 심한 그린은 그만큼 대안을 제공하기 힘들다.

또 단순히 러프와 벙커로 둘러싸인 그린보다 다양한 플레이 환경으로 이뤄진 그린이 더 공정하게 보인다.


도전과 선택의 기회 다양하게 제공돼야

적절하게 배치된 티는 모든 레벨의 골퍼가 적절한 티 위치를 고르면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벙커샷은 벙커의 깊이, 그린까지 거리, 벙커위치 등에 따라 좀 더 공정하게 할 수 있다.

네이글은 “공정성을 쉽게 공략하는 것과 동일하게 봐서는 안된다. 공정성은 일차원적인 플레이가 아닌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잭슨 칸 디자인의 데이비드 칸은 “부모님은 내가 어릴 때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하곤 했다. 골프 역시 마찬가지로, 어떤 코스라도 환경적인 다양성에 의해 서로 다른 경기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설계가는 이러한 다양한 상황에 따른 잠재적인 문제를 상쇄시키기거나 최소화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강풍이 자주 부는 지역은 코스를 좀 더 넓게 해 공정성을 더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골퍼들은 강풍으로 볼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때로는 피할 수 없다. 설계가는 그들의 로스트볼을 좀 더 줄여줄 수 있다. 칸은 “로스트보다는 어려운 해저드샷이 낫다”고 말했다.

그린 윤곽(contour)의 경우 너무 엄격하거나 좁으면 또 다른 불공정 요소가 될 수 있다. 핀위치도 수년간 쌓인 데이터와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계산된 결과를 근거로 정하면 더 공정하고 즐거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덴마크 코스설계가 캐스퍼 그라우벨레는 플레이어에게 중립적인 코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나에게 공정성은 특정 유형의 플레이어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지 않은 코스를 의미한다. 모든 플레이어는 코스에서 동등하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은 모든 페어웨이 벙커를 티에서부터 똑같은 거리로 배치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어떤 플레이어들은 티샷이 착지할 지점을 잡지 못해 어려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러한 불공정은 대부분의 홀에서 발생했고, 특정한 샷스타일이나 비거리를 가진 플레이어들에겐 극도로 불리했던 것이다.


특정 골퍼보다 평균적 샷 스타일 맞춰야

그라우벨레는 “공정성은 코스를 도전함에 있어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다. 실력이 좀 더 뛰어난 플레이어에게 적극적 도전을, 약한 플레이어에게는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옵션을 줘야 한다. 약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게임만으로도 충분한 도전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댈러스에서 활동하는 설계가 제프 브라우어는 종종 공정성을 무시한 코스를 보고서 안타까워 했다. 그의 접근 방식은 데이비드 칸과 비슷하게 논리적이다.

그에 따르면 그린의 크기는 평균적인 샷에 맞춰 결정돼야 하며 USGA에서 정한 기준을 토대로 바람 등의 요소를 추가로 감안해 결정한다.

그린의 경사는 충분한 공간이 있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경사를 적용해야 한다. 설계가들은 가끔 실력이 뛰어난 플레이어만을 생각해 코스를 어떻게 하면 어렵게 할까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해저드도 일부를 제외하면 어떻게 거기서 못 빠져 나오게 할까보다는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줄까하는 방향으로 구상해야 한다.

네덜란드의 설계가 프랭크 퐁트는 공정성에 대해 가장 극단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그는 “내가 아는 유일한 불공정한 상황은 하이핸디캡퍼가 좀처럼 제대로 티샷하기 어려워서 그 홀을 마칠 수 없는 경우뿐이다”라고 말한다.

그 예로 네덜란드 로열 헤이그 3번홀을 들 수 있다. 이 홀 레이디티 앞에는 150미터에 달하는 협곡이 펼쳐져 있어, 대부분의 여성 골퍼들이 티샷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퐁트는 “이러한 경우 외에는 모두 허용된다. 티샷 이후는 플레이어 스스로 최선을 다해 풀어나가야 할 재미있는 퍼즐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정리=골프산업신문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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