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11] 썸머패치병(summer patch)
[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11] 썸머패치병(summer patch)
  • 민경준
  • 승인 2016.06.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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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전 예방위주의 살균제 살포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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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블루그래스 썸머패치병. 한 여름에 심하며 골프장과 잔디운동장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잔디에서 썸머패치병은 인간의 간암과 유사하다. 조기 진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방도 치료도 모두 쉽지 않아 잔디 관리자들은 자칫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썸머패치병은 세계 여러 나라의 켄터키블루그래스 재배지역에서 크게 문제되는 병 중 하나다.

병원균에 감염된 식물체는 뿌리가 검은색으로 서서히 변하며 죽게 된다. 물과 양분을 흡수하는 뿌리가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에 잎과 줄기도 자연스럽게 노랗게 시들어 죽고 만다.

외부에서 보이는 잔디 병반은 주로 동그랗게 나타난다. 가운데 부분 잔디만 살아남는 경우가 많아 개구리 눈 모양(frog eye)과 유사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이르면 5월 중순부터 초기 병징이 관찰된다. 방제하지 않을 경우 늦가을에 병원균 활동이 더뎌질 때까지 지속된다.

병원균은 잔디 뿌리 가장자리에 침입해 기생(ectotrophic root-infecting fungi)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부라는 의미의 `ecto'와 영양을 필요로 한다는 뜻의 `trophic'에서 유추할 수 있듯 병원균은 잔디 뿌리를 감염해 뿌리 가장자리에서 영양원을 섭취하며 살아간다. 뿌리 속 양분이 고갈되거나 추운 겨울이 오면 그 곳은 병원균의 휴면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썸머패치병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뿌리 기능이 상실된 후에야 잎과 줄기가 죽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렵다. 육안으로 뿌리가 죽은 것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잔디를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어려운 것도 그 이유다. 병에 걸리지 않는 잔디 종이나 품종을 심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예를 들면 가장 피해가 큰 잔디인 켄터키블루그래스에서 병원균에 감염되지 않는 품종은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병에 강한 품종은 선택할 수 있다.

잔디의 간암답게 살균제의 사용방법도 다른 병과 다르다. 잔디 잎과 줄기에서 병 증상을 확인하고 대응하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이미 뿌리가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썸머패치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즉, 병이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곳에서는 예방 위주의 살균제 살포가 효과적이다. 그래서 많은 잔디병리학자들은 병원균이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에 미리 살균제를 처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데 동의한다.

썸머패치 병원균은 한낮 토양온도가 18℃이상 지속되면 활동을 시작한다. 우리나라 기상으로는 4월 말이나 5월 초 정도 된다.

병원균은 뿌리에 서식하기 때문에 살균제를 살포할 때 뿌리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충분히 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가지 살균제의 연속적인 사용은 병원균의 약제 저항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다른 계통의 살균제와 교대로 살포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살균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무엇보다 썸머패치병이 발생했던 곳은 적절한 배수관리와 균형시비를 통해 뿌리가 건강하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병은 식물체 뿌리를 통해 감염되므로 상습발생지역에서의 경종적 관리는 신중해야 한다. 뿌리가 병원균에 본격적으로 감염되는 봄, 매년 이루어지는 갱신작업을 통해 배출되는 뿌리 부산물은 병원균을 전파할 수 있으므로 처리에 주의한다.

낮은 토양 pH도 병 발생에 매우 유리하므로 너무 낮지 않도록 항상 관심을 두어야 한다. 인간에게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하듯 잔디의 간암도 주기적 검진이 필요하다.

한국골프대학 골프코스매니지먼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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