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지렁이의 생태와 문제, 방제법
[특별기고] 지렁이의 생태와 문제, 방제법
  • 민경준
  • 승인 2016.06.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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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생육 나쁠 것 없지만 혐오감과 분변토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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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가 잔디를 직접 먹거나 피해를 주지는 않음에도 골프코스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골프장 잔디 표면에 나타난 지렁이 모습에 대한 사람들의 혐오감, 지렁이 배설물인 분변토가 플레이와 잔디관리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1.골프코스에서는 비참한 처지

생태계 내에서 지렁이는 통상 서식활동 및 섭식활동을 통해 토양의 통기성, 배수성, 비옥도를 증진시켜 식물생장에 필요한 양질의 토양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지렁이가 골프코스에서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소위 `해충'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골프장 잔디 표면에 나타난 지렁이 모습에 대한 사람들의 혐오감, 지렁이 배설물인 분변토가 플레이와 잔디관리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2.지렁이 생장의 환경 요인들

생물현상이란 생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유전적 소인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한 결과다. 지렁이의 생물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들은 무수히 많을 수 있지만, 대표적인 환경 요인으로 수분, 온도, 주변 매질의 pH, 공기조건, 토질, 먹이 등을 들 수 있다.

■수분; 지렁이는 체중의 75∼90%가 수분으로 돼 있다. 그러나 지렁이는 체내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생리 기능이 없기 때문에, 체내 수분 농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지렁이 생존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체내 수분 농도는 전적으로 생체 밖 토양이나 먹이내 수분 농도에 영향을 받는다. 토양이나 먹이의 수분 조건은 일반적으로 땅속 깊이 사는 지렁이 종류보다 퇴비나 동물분 더미에 사는 종류들이 더 높은 수분 조건에서 사는 경향이 있다.

■온도; 온도는 생명체의 행동, 대사, 생장, 호흡, 생식 등 모든 생명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는 그들 각자의 생존에 적정한 온도범위를 가지고 있으며 그 온도 범위를 벗어난 환경에서는 생명활동이 급격히 위축된다.

팔따기지렁이의 경우 10℃ 이하, 33℃이상에서는 먹이 섭식이 불가능하고, 31℃이상이 되면 먹이 섭식효율이 현저히 저하된다.

붉은줄지렁이의 경우 34℃이상의 고온에서 섭식활동이 불가능하고, 나머지 실험온도 범위에서는 섭식은 가능하였으나 10℃이하나 31℃ 이상에서는 섭식효율이 현저히 저하된다.

■pH; 지렁이는 토양의 pH조건에 매우 민감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토양이나 지렁이 먹이의 pH는 지렁이의 생리, 생태 현상을 제어하는 중요한 제한 요인이 된다. 거의 대부분의 지렁이 종류는 중성의 pH 조건을 선호한다.

줄지렁이(Eisenia fetida)의 경우 최적 pH 조건은 7.0∼8.0, 붉은지렁이(Lumbricus rubellus)의 경우는 산성도에 대한 내성 범위가 pH 5.4∼8.5다.

■통기; 지렁이는 피부를 통해 호흡을 하므로 토양의 통기상태는 매우 중요한 제한요인이 된다. 매질의 통기상태는 매질의 수분, pH, 유기물량, 미생물상 등에 영향을 받는다. 줄지렁이의 경우 서식지의 토양이 혐기적 상태가 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먹이; 먹이는 지렁이의 생장과 생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제한요인이 된다. 먹이의 pH, 염류농도, 영양분 구성, 먹이의 입자크기, 미생물상 등이 먹이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가 된다.

지렁이는 단백질과 당분이 풍부한 먹이를 선호하나, 리그닌과 같은 난분해성 탄수화물이나 폴리페놀류, 지방질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낮다.

먹이 입자 크기는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이 지렁이 생장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골프장에서의 문제

지렁이가 잔디를 직접 먹거나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렁이의 활동에 의해 통기성이 개선되고 분변토로 토양이 비옥해지므로 잔디의 생육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토양 표면으로 밀어 올리는 분변토다.

분변토는 지렁이가 유기물과 토양을 먹고 소화시켜 배설한 것으로 매우 비옥한 유기질 비료이지만 골프장에서는 입자가 너무 곱고 보수성이 높아 문제가 된다.

즉 분변토가 많이 올라온 지역은 심한 경우 질척질척한 진흙밭이 되기 일쑤여서 비가 오는 날은 플레이가 불가능해 지기도 한다.

물기가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배수를 위해 기계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상태가 악화된다.


4. 골프장 서식 지렁이 종류

다양한 종류의 지렁이가 일반 생태계에 서식하고 있지만 골프장에서 분변토의 문제를 일으키는 지렁이류는 소수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채집된 4속 8종의 지렁이류를 보면 변이성지렁이가 우점종이었으며, 염주위지렁이, 외무늬지렁이, 똥지렁이가 주종이다. 갈색낚시지렁이, 장미줄지렁이, 똥지렁이도 보고된바 있다.


5. 지렁이 관리 및 방제

골프장의 페어웨이를 지렁이가 서식하기에 좋지 않은 환경으로 바꿔주는 작업이 장기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약제 방제는 분변토 발생이 심할 경우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는 있으나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지속적인 관리로 골프장에서 지렁이 밀도를 20∼50% 감소시키는데 7∼8년이 소요됐다고 한다.

【장기대책】
▲지렁이 먹이의 제거
깎인 잔디가 가능한 남아있지 않게 하고, 대취 제거를 위해 에어레이션, 버티컷팅 등의 갱신작업을 주기적으로 시행한다.

대취 분해를 촉진하기 위해 주기적인 배토를 실시한다. 특히 모래 배토는 연약한 지렁이의 피부에 상처를 내어 사망률을 증가시켜 줄 수 있다.

▲배수조건의 개선
주기적인 갱신작업은 배수조건도 개선해 준다. 상습적인 배수불량지역은 암거배수공사를 실시한다.

▲토양 pH의 개선
토양 pH를 가능한 6∼6.5 정도의 산성으로 유지한다. 그러나 과도한 산성 토양은 잔디의 생육에도 나쁜 영향을 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렁이 생육 억제 pH 유지를 위해 유안, 염화칼륨, 황산칼슘 등의 생리적 산성비료를 사용한다. 관개수의 pH도 적정하도록 조절한다.

【단기처방(약제 방제)】
지렁이 방제에 국내 골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효과적인 약제로는 모캡이 있다.
영국에서는 살균제인 가벤다짐과 티오파네이트메칠이 지렁이 방제용으로 등록돼 사용되고 있다. 국내 잔디용으로 등록된 농약 중 고추탄, 지오판 등에 이 성분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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