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열 칼럼] 노-쇼의 사회·경제적 손실 아는지 모르는지
[나승열 칼럼] 노-쇼의 사회·경제적 손실 아는지 모르는지
  • 민경준
  • 승인 2016.10.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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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의 VIP 좌석은 항상 100여석 정도가 비어 있다. 참석의사를 묻는 확인전화까지 하고 좌석을 비어 두었지만 허사였다.

#최근 경기도의 한 지자체가 주최하는 `희망 마라톤 대회'에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신청한 800명중 노쇼율은 20%가 넘는다. 공익적인 봉사활동임에도 나 한사람쯤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이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골프장의 부킹도 마찬가지다. 그 옛날에 비해 훨씬 수월해진 골프장 예약, 하지만 월평균 3∼5팀 정도는 감감무소식이다. 오지 않는 이들 때문에 티타임은 비워두었고 골프장의 직간접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노쇼(No-Show)란 예약한 사람이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비행기, 레스토랑, 호텔, 골프장, 공연 등에 예약한 후 별도의 취소 통보 없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본래 항공권 예약과 관련해 쓰이던 용어였으나 의미가 확장되어 서비스업 전반에 사용되고 있다.

우리말로는 `예약 부도'라 하며 노쇼를 일삼는 사람들을 `노쇼족'이라 이르기도 한다.
호텔과 식당에서 예약 시간이 한참 지나서 등장해 객실과 음식을 요구하는 행위는 `애프터 쇼(After-show)'라고 말한다.

애프터쇼와 관련된 에피소드 한가지.

필자는 약35년 전에 도고호텔(지금의 도고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영업부장을 맡아보면서 예약을 하고 오지 않는 손님 때문에 매번 곤혹을 치러야 했다. 특히 방학, 연휴, 국경일, 주말에는 말 그대로 전쟁이다.

당시 이 곳은 산간벽촌이라서 사실상 밤 10시경이 되면 거의 다니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는 곳이다.

그런데 예약을 하지 않고 온 손님들은 호텔로비에서 방을 내놓으라며 애걸복걸 하고 있고, 반면 예약을 해 놓고 오지 않는 사람들은 아예 연락도 되지 않는다.

빈방으로 둘 수 없어 결국 12시가 넘어서 노쇼로 비어 있는 객실을 대기중인 손님들에게 내어 주었다.

그렇게 마지막 정리를 하고 인근 숙소로 향하는데 야단났다는 연락이 왔다.

`높은분'들이 만취한 상태로 뒤늦게 몰려와 방을 내놓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총지배인을 찾아오란다.

“내가 누군인지 몰라!” “누가 예약했는데 방이 없다는 거야”하면서 소란은 계속됐다.

그 시절은 각 호텔마다 의무적으로 `VIP' 전용 스위트룸 수준의 큰방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하는 수 없이 그 방을 사용토록 함으로써 일단락 지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 시절 관습상 별도의 VIP룸을 두는 것은 의무(?)였다. 지금도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온다.

필자가 출간한(2016.3.) `50년 호텔&리조트 외길 인생'에 `3만달러 시대 관광문화의 변화는?'에도 노쇼에 대한 칼럼이 실려 있다.

조선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식당, 병원, 미용실, 고속버스 부문 100개 업체를 조사해 노쇼가 사회적 손실이 얼마나 되는가를 산출해 본 결과 직접 비용만 약 4조5000억원이다.

식자재 납품업체들의 손실까지 합치면 8조2000억원에 달한다니 그냥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약이라는 것이 당사자 간에 꼭 지켜야 한다는 약속이라는 인식 부족에서 기인한다.

노쇼 현상의 확산은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일으킨다. 특히 노쇼는 본인 스스로 가해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도 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산간 계곡에 쓰레기를 줍는 캠페인처럼 노쇼도 국민운동으로 승화 시킬 필요가 절실하다고 본다.

뒤늦게나마 공정거래위원와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중점사업으로 ‘소비자와 사업자간 서로 이익이 되는 건전한 거래환경 조성’을 위한 노쇼 근절 켐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쪽은 불이익이 있다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한층 성숙된 3만달러 시대를 맞도록 호텔·리조트·골프장은 물론 범국가적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한국관광호텔전문경영인협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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