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를 넘어 사람을 키운다'
'잔디를 넘어 사람을 키운다'
  • 이주현
  • 승인 2017.01.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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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관리자가 된 그린키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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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점점 더 많은 코스관리자가 골프장 관리자로 도약하고 있다. 또 그들은 코스관리를 넘어 골프장 관리에서도 훌륭한 리더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의 총지배인인 팻 핀렌 CGCS(사진), 캘리포니아GC 총지배인 글렌 스미클레이, 노스캐롤라이나CC의 총지배인 겸 최고운영책임자 사에드 아사드잔디 등이다.


대부분의 슈퍼인텐던트 또는 그린키퍼들은 자연스럽게 리더가 된 사람들이다. 골프코스 관리의 선장으로서 잔디와 그린을 지키고 위험하고 과중한 업무도 무난하게 관리해낸다.

이러한 코스관리자의 근무 장소가 코스가 아닌 사무실이 된다면 어떨까? 이는 코스관리자가 골프장 전체의 관리자(총지배인이나 CEO)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선 아직 이러한 사례가 많지 않지만, 미국에선 점점 더 많은 코스관리자가 골프장 관리자로 도약하고 있다. 또 그들은 코스관리를 넘어 골프장 관리에서도 훌륭한 리더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GCM은 최근호를 통해 멋진 골프장 관리자가 된 코스관리자들의 사례와 그들이 전하는 조언들을 정리했다. 국내에서도 골프장 지배인이나 CEO를 꿈꾸는 그린키퍼들이 많을 것이다. 이들에게 선구자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골프장서 가장 폭넓은 경험자는 코스관리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의 총지배인인 팻 핀렌 CGCS는 “나는 더 이상 잔디를 키우지 않고, 사람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핀렌의 이 말 한마디에는 시설관리자로서 슈퍼인텐던트와 전체 업무 관리자로서 총지배인의 역할 차이를 간단하고 핵심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파인허스트 노스캐롤라이나CC의 총지배인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사에드 아사드잔디는 “슈퍼인텐던트는 발목이 진흙탕에 잠긴 채로 모자 밖으로 보이는 장애물들을 극복해야 한다”며 “우리는 사업가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아침에는 진흙에 발을 더럽히면서 오후에는 정장을 하고 이사회 미팅에 참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핀렌과 아사드잔디처럼 점점 더 많은 코스관리자들이 커리어의 성격이 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성공적인 전직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핀렌의 경우 코스관리자가 총지배인의 역할도 완벽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코스관리자는 어쩌면 리더로서 자신의 경험과 기술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자리일 수 있다.

44년간 코스관리자로 일한 아르멘 서니는 “내가 보기엔 골프장에서 가장 폭넓은 기술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은 코스관리자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팻 핀렌, 그린키퍼에서 총지배인까지

핀렌은 총지배인을 포함해 골프산업계의 다양한 직업을 빠르게 파악했다. 그는 10대 때 골프를 접했고, 그가 사는 지역의 골프장에서 진행한 관개설비 프로젝트를 도우면서 코스관리의 세계를 처음 만나게 됐다. 이는 주말에 그린을 깎는 업무로 이어졌다.

고교 졸업 후 핀렌은 대학에서 경영학 학위를 받고 영업이나 관련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조경회사를 경영해 본 것이 관련 경력의 끝이었다.

1980년대 초반의 경제상황과 높은 금리 등으로 사업을 접은 뒤, 그는 코스관리팀의 직원으로 일하면서 시급 5.5달러를 받았다.

핀렌이 일하기 시작한지 한 달 만에 부팀장이 떠나고 그가 2인자 자리에 올랐으며, 1984년 6월에는 코스관리팀장도 자리를 옮기면서 핀렌이 그 자리로 승격됐다.

코스관리 직원부터 팀장까지 빠른 승진은 그를 선택의 여지없이 이 직업에 대해 배우게 했고, 남들보다 이른 시기에 예산 및 인력 관리 등에 대해 배운 것이 오늘날까지 그의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01년 슈퍼인텐던트로서 핀렌의 역량을 높게 평가한 헤드헌팅 회사는 올림픽클럽에 그를 소개했고, 핀렌은 올림픽클럽에서 열린 2012년 US오픈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메이저 대회 개최라는 도전에 성공한 뒤 이듬해 핀렌은 새로운 도전을 GCSAA에서 찾아냈다. 바로 2013년 GCSAA 회장으로 일하는 것이었다.

올림픽클럽도 그의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골프디렉터라는 기존에 없던 새 직위를 만들어줬다.

이러한 빠른 직위 변화는 그의 운명이었을까.2013년 5월 올림픽클럽의 총지배인이 자리를 떠나자마자 핀렌은 임시 총지배인 직무를 맡게 됐고, 결국 그해 연말 총지배인 자리에 정식 취임했다.


네트워크·포용성 갖추면 이미 준비된 인재

32년차 GCSAA 회원인 핀렌은 이 같은 변화를 원하는 다른 코스관리자들을 위해 강조하는 말은 “다른 골프장 관리자들과 연락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코스관리자, 지배인, 오너는 모두 함께 일해야 하는 하나의 팀이다. 그들의 직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이해할수록 준비를 잘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촉망받는 지배인이 되기 위해선 외부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내부 네트워크도 신경 써야 한다.

코스관리자는 골프장 내 다른 리더직책보다 회원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편이다. 골프장 관리자의 경우 최고의 관리자는 사무실 내에서 업무보다 시설 관리를 위해 현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로 인해 골프장 관리자는 코스관리자였던 때보다 더 많이 눈에 띄고 그만큼 더 많은 회원들의 피드백을 받게 된다. 따라서 골프장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비판도 잘 수용할 수 있는 유형의 성격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어떠한 비판도 수용할 수 있어야

코스관리자에서 골프장 관리자가 된 또 다른 성공 사례인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GC 총지배인 글렌 스미클레이는 “당신은 두꺼운 피부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모든 불평을 들어줄 순 없다. 골프장 관리자는 운영 최전선에 있는 사람으로, 모든 일에 앞장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을 가진 사람에겐 멋진 자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성격 변화가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GCSAA 24년차 회원인 아사드잔디는 “내가 코스관리자였을 때 나는 잔디를 관리했고, 잔디는 결코 불평하지 않았다”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언제나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할수는 없다. 골프장 관리자 자리에 앉아서도 이러한 마인드는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커리어의 전환을 고려하는 코스관리자에게 그것이 올바른지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다.

예를 들어 골프장 관리자의 근무시간은 광범위할 수 있다.

아사드잔디는 “전체 근무시간은 코스관리자였을 때와 별 차이가 없겠지만, 이 시간이 배분돼 있는 형태는 다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애물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식음료 운영 경험 부족이다. 그러나 요즘 헤드헌팅 회사와 골프장 이사회에서는 코스관리자가 식음료 운영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자질과 기술을 지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아사드잔디는 “코스관리자가 잔디를 가꾸는 것을 넘어 다른 부분의 관리에 대해 열정을 갖고 커리어 전환을 생각한다면, 골프장 오너들도 그것을 알아주는 때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관리자는 교육과 훈련을 받았고, 헌신적이며, 기본적으로 열심히 일하는데 왜 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많이 아는 것보다도 리더십이 더 중요

식음료 운영 노하우에 대해 핀렌은 “요리법이나 서빙 방법까지 알 필요는 없으나, 적합한 인력을 고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이들에게 적절한 업무지시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핀렌은 2010년 총지배인 자리를 위한 면접 당시를 회상한다. 골프장 이사회에서 그에게 식음료에 대해 무엇을 아는지 물었고, 그는 솔직히 거의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대신 리더십과 사람을 쓰는 방법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관리자는 평소 본래 업무와 동떨어져 있거나 원치 않는 일을 해결하는 것에 익숙한 존재다. 잔디를 가꾸는 것뿐만 아니라 시설과 건물을 관리하는 것도 코스관리자가 떠맡곤 한다. 이렇듯 코스관리자는 너무도 준비된 인재이며 그들의 기술상자는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아사드잔디는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할 것을 조언한다.
그는 `황소는 뿔을 붙잡아라(난관에 정면으로 맞서라는 서양속담)' `구하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라는 명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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