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정 칼럼(8)] 새 해 다시 생각하는 골퍼의 조건
[최영정 칼럼(8)] 새 해 다시 생각하는 골퍼의 조건
  • 민경준
  • 승인 2014.01.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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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굳어 벙어리 될지라도 남의 플레이에 간섭 말고 단호하게 침묵 할 것”

새해 첫날이 밝았다. 새롭게 시작하는 새해인 만큼 '골퍼의 조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영국이 낳은 위대한 골프 평론가 버너드 다윈은 '진화론'의 대가 찰스 다윈의 손자다. 그는 케임브리지대학을 나와 변호사가 되었으나 골프의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골프평론가로 전업해 1961년 85세로 작고할 때까지 많은 골프 에세이를 남긴 명문장가다.

“골프만큼 그 사람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게임은 없다. 그것도 최선과 최악의 형태로 드러낸다”란 그가 말한 명언이다.
영국의 또 다른 골프 평론가 헨리 롱허스트는 케임브리지대학 골프부 주장 출신으로 선데이타임스 골프기자로 활약했다.

“골프를 보면 볼수록 인생을 생각하고 인생을 보면 볼수록 골프를 생각한다”는 명언을 남겨 더 유명하다.
이들은 골프가 플레이어의 인간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무서운 게임이자 인생의 축도와 흡사하다는 속성을 강조했다.
스코어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흔히 자기를 잃어버리고 반성의 여유도 갖지 못한다. 스코어라는 이름의 악마에게 `분별력'을 팔아넘기고 반대로 '경멸'을 사들이는 격이 되기 쉽다.

골퍼는 대개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부류로 분류할 수 있다.
스코어만을 따지는 사람과 스코어 이외에서 골프의 무엇인가를 구하려는 사람, 정신 귀족과 졸부 근성, 지성파와 비지성파, 관대한 인품과 경망스런 성품, 골프에 맞는 성격과 그렇지 모할 성깔, 함께 다시 플레이하고 싶은 사람과 결코 함께 하기 싫은 사람, 지혜롭게 '산책'하는 타입과 무지막지하게 클럽으로 '싸움'하는 타입 등이 그것이다.

영국의 위대한 프로골퍼 해리 바든이 남긴 '골퍼의 조건'에 다음의 5계(戒)가 있다.

첫째, 입이 굳어 벙어리가 될지라도 남의 플레이에 간섭하지 말고 단호하게 침묵할 것.
둘째, 자신에게 더욱 엄격하고 남에게 더욱 관대할 것.
셋째, 볼은 있는 상태 그대로 플레이할 것과 결코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치하지 말 것.
넷째, 반드시 누군가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누군가에 의하여 관찰되고 있다)고 믿을 것.
다섯째, 핑계대지 말고 틈나는 대로 연습 할 것 등이다.

플레이 중 자칫 무의식 속에서 남에게 지장을 주고 자기도 모르게 주위 사람의 신경을 건드리는 행위가 가장 금기로 되어 있다.

테니스는 두 사람이 서로 맞서 하는 게임으로 한쪽만 잘해도 그런대로 랠리가 된다. 그러나 양쪽 모두 서툴거나 또는 한쪽이 너무 서툴 경우 전혀 게임이 되지 않는다. 동네 야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 사람이 너무 서툴면 다른 여덟 명에게 지장만 준다.

그런 면에서 골프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8홀을 도는데 120타를 치는 초심자일지라도 절도 있고 스피디하게 동작만 하면 얼마든지 베테랑들과 함께 라운드할 수 있다. 그가 규칙을 잘 모르고 매너나 에티켓에 조금 문제가 있더라도 밝고 상냥하면 그에게 “이 다음에 또 하자”는 권유가 잇따르게 된다.

하지만 한 가지 허용되지 않는 것이 있다. 부정 행위이다. 스코어를 속이거나 볼을 터치하여 라이를 개선하고 그린 위에서 제자리에 볼을 갖다놓지 않고 홀 가까이로 옮겨놓는 행위를 하는 것 등이다.

골프는 자신이 판정하는 게임인 만큼 자신의 부정쯤 스스로 얼마든지 용서할 수 있다. 그런 자신을 용서하는 사람, 즉 자신을 속이는 사람은 혼자서 놀아야 한다. 동료들은 그와 플레이하지 않는 것으로 그에게 처벌을 내린다.

골프에서 생기는 유혹을 흔히 '악마의 유혹'이라고 한다. 이를 이겨내기가 힘들다. 그 '살짝'하는 속임수가 누군가에 의해 발각되면 그때 처신이 지극히 난처해진다. 발견한 사람까지도 처지가 어려워진다.

거짓은 언젠가는 밝혀지는 법. 남들이 다 안다는 뜻의 옛말에 '사지(四知)'란 고사성어가 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두 관계자가 안다'는 뜻인데 골프의 경우에는 볼도 알고 있으므로 '오지(五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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