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정 칼럼(12)] 복잡해지는 골프룰…진화인가 타락인가
[최영정 칼럼(12)] 복잡해지는 골프룰…진화인가 타락인가
  • 민경준
  • 승인 2014.03.2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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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US오픈 당시 젊은 천재 아마 골퍼 보비존스는 “러프에서 어드레스를 하던 중 볼이 움직였다”고 자진 신고해 1벌타를 부과한 끝에 윌리 맥파렌과 비겨 연장전에 돌입한 뒤 패배했다.
그 누구도 볼이 움직이는 것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없었던 일이 될뻔한 사건 이었다. 기자들은 그의 행위를 두고 “US오픈에서 우승한 것보다 더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이에 “골퍼로서 당연한 일인데…, 은행강도를 하지 않았다고 칭찬 받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 그의 코멘트는 지금도 자주 인용되는 명언이다.
골프에서 심판은 자기 자신이며 이것이 골프의 자랑이다. 특히 아마계에서는 정직한 골퍼가 그리 흔하지 않은 듯 하기에 그의 이야기는 더욱 귀감이 된다. 처음 골프 규칙은 13조의 간결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2세기를 지난 동안 34조 300항에 이르는 방대하고 복잡 난해한 규칙으로 변했다. 이를 두고 진화가 아니라 오히려 타락의 결과라고 탓하는 견해도 있다.
'규칙의 감시'를 피해 속이려는 골퍼, 즉 사이비 골퍼들이 늘어난 실정을 반증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골프 룰을 위반 했다면 무조건 신고해야 한다. 철저한 자신 신고 위에 골프는 성립되기 때문이다. “골프 규칙은 고의로 부정을 범하려는 사람이 없는 것을 전제로 제정되었다”는 명언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골프 규칙에는 4대 원칙이 있다. 첫째, 볼은 있는 상태 그대로 플레이 할 것. 둘째, 1개의 볼로 플레이 할 것. 셋쩨,스트로크는 연속성을 지닐 것. 넷째, 반드시 홀아웃을 할 것 등이다. 이 원칙만 지키면 규칙에 저촉되는 일도 없고 자진 신고할 일도없다.
그러나 플레이를 하다 보면 이 4대 원칙을 제대로 지킬수 없는 사태에 직면한다. 로스트볼·아웃 오브 바운드·언플레이볼·워터 해저드 등 스트로크를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태가 그 것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의 원칙을 그대로 지키려다가는 플레이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이래서 릴리프, 즉 구제조치가 마련된 것이다. 대신 구제를 받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는 원칙을 제대로 지켜 플레이하는 다른 플레이어와 균형을 위한 것이다. 워터해저드에 들어간 볼은 단 1타의 대가만 치르고 구제 받는 것은 규칙의 온정이다. 즉 이패널티는 벌이 아니라 구제인 것이다. 어느 벌이라도 감수하고 자진신고 하는 일, 그것은 골프라는 스포츠의 가장 큰 자랑이지만 규칙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다.
규칙에 달통해 규칙을 자신에게 이롭게 이요하는 골퍼를 '룰 싱글'이라는 속어로 부르기도 한다. 한 조 4명이 모두 OB를 내고 서로 '없었던 걸로 하자'고 합의 했다면 이는 '합의의 반칙' 에 해당되어 모두 살격이다. 경기는 그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도 'OB 특설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 곳에서 제4타를 하라는 로컬규칙을 무시하는 것도 룰 위반이다. 오구(誤球)란 남의 볼을 말하는데 해저드 같은 벙커 안에서는 오구를 쳐도 벌이 없다. 벙커에서 자기 볼인지 확인하기 위해 볼을 집어 올리는 행위는 일체 금지되어 있다. 벙커등은 미스 히트를 했을 때 불리하도록 하기 위해서만 존재한다.
규칙은 위반하는 사람을 벌주기 위해서만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 사람아, 거기서 얼마든지칠 수 있다네.언플레이볼은 안돼”라고 상대를 과롭히는 엉터리 동반자가 있는데 언플레이볼은 자기 자신이 어디서나 선언할 수 있다.
미스히트를 하거나 규칙 위반에 벌타를 부과하는 것은 좋은 샷을 했거나 규칙을 위반하지 않는 플레이어를 상대적으로 보호하고 손해를 주지 않기 위한 공평한 처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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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기자 최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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