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정 칼럼(16)] 코스가 “어렵다”해서 “재미있는” 것일까
[최영정 칼럼(16)] 코스가 “어렵다”해서 “재미있는” 것일까
  • 민경준
  • 승인 2014.05.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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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코스의 전반적인 특징이 평탄하고 홀의 폭도 넓고 연못· 계곡 등 해저드도 그리 많지 않다면 18홀에 소요되는 라운드 시간은 4시간 반 정도라야 정상이다. 특히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이 보이는 전망이 트인 코스에서의 라운드 시간은 더 짧아야 마땅하다.
반면 티에서 그린이 거의 보이지 않고 기복, 굴곡이 심한 험한 산악 코스인 경우 아무래도 5시간 이상 소요된다. 난이도가 높은 코스일수록 솜씨에 자신 있는 골퍼일지라도 라운드 시간은 길어지고 블라인드 홀이 많은 코스라면 진행은 더욱 늦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맨처음 코스설계 단계에서 부터 플레이 시간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를 감안해서 레이아웃을 검토하고 고려해야 한다. 만일 코스의 기복이 심하지도 않고 블라인드 홀도 그다지 없는 코스에서도 주말의 라운드 시간이 6시간 전후로 걸린다면 이것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이는 신설 코스들이 카트 사용료로 영업상 큰 수익을 얻는 대신 느린 라운드 진행으로 생기는 평가 절하를 감수해야 한다.
진행이 크게 늦어지면 곳곳에서 정체 현상이 생긴다. 초심자들이 다수 내장했을 경우 진행상 트러블에 이어 불상사까지 겹친다. 그런 점에서 현재와 같은 '1캐디 4백 시스템'은 원활한 라운드를 보장하는 명문코스의 최소한의 캐디 요건인 듯하다.
“플레이가 느리다” “18홀 라운드에 6시간이나 걸린다” 또는 “늑장 플레이를 추방하자”는 등 클럽 측은 플레이어에게만 라운드의 스피드 업을 강조할 일이 아니다.
코스의 난이도에 따라 플레이는 빨라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한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에게 코스는 쉽고 재미있게 디자인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코스가 어려운 세팅이면 그만큼 진행이 느려지게 마련임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코스의 난이도에 맞는 18홀 소요 시간이 산정되어 마땅하다.
미국 골프코스설계가협회가 플레이를 더욱 스피드업하기 위한 설계 방안을 발표한 적이 있다. “플레이를 더욱 스피드업하기 위해서 코스의 설계를 더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는 견해이다. 라운드의 스피드 업 촉진을 위한 그들의 코스 설계 개념은 우리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① 플레이어들이 퍼트 후 그린의 뒤쪽으로 해서 다음 홀의 티로 가도록 그린과 동선을 배치한다.
② OB를 페어웨이 왼편에 둔다. 대개의 플레이어들은 슬라이서들로 오른쪽으로 볼을 잘 날린다.
③ 각 홀을 '좁고 길게'가 아니라 '넓고 짧게' 만든다.
④ 그린 앞을 오픈하고 벙커 등을 두지 말며 러닝샷 등이 쉽게 온 되도록 한다.
⑤ 그린에 너무 심한 언듀레이션을 만들지 않는다.
⑥ 티샷의 낙하 지대의 페어웨이 폭을 넓게 한다.
⑦ 워터 해저드 근처의 잡초를 길게 길러 가능하면 볼이 굴러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⑧ 그린 중앙까지의 페어웨이 양쪽에 거리 표시를 뚜렷하게 정확히 해놓는다.
이상과 같은 설계 방침과는 반대로 근래 우리의 신설 코스들이 '명문을 지향한다'하여 자꾸 어렵게만 만들어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재미있게 만든다'와 '어렵게 만든다'는 내용에서 다른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여기서 한가지 더 말하자면 골프장은 입지·지형·전장에 따라서는 파를 71∼73으로 해야 합리적이다. 레이아웃상 문제가 있는 골프코스의 원인을 살펴보면 억지로 파72를 고수하는데 있는 것을 자주 본다. 한 예로 디오픈이 자주 열리던 로얄버크데일GC 등 세계적으로 유명코스중에 파70이 많다.
그럼에도 “왜 파72로 만들지 않는가”라는 질문에는 “보다 재미있는 코스레이아웃을 위해서는 파70이어도 상관없기 때문이다”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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