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정 칼럼(18)] 마스터즈와 US오픈 그리고 진보와 변혁
[최영정 칼럼(18)] 마스터즈와 US오픈 그리고 진보와 변혁
  • 민경준
  • 승인 2014.06.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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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대 경기 하면 4월의 마스터즈와 6월의 US오픈이다.그러나 이 두 메이저 대회는 내용등에서 엄격하게 구분된다.
우선 대회가 개최되는 코스를 따져 마스터즈가 열리는 오거스타GC를 '유혹의 미녀'라고 한다면 US오픈이 벌어지는 대부분의 난코스들은 '겁을 주는 마녀' 격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스터즈와 US오픈의 평균 우승 스코어를 보면 마스터즈는 8언더파이지만 US오픈은 1오버파 이다. 마스터즈 지정코스인 오거스타는 러프다운 러프가 거의 없고 페어웨이도 넓지만, US오픈 코스들은 깊고 무서운 러프에 개미허리 같은 페어웨이가 대부분이다. 오거스타에서는 세컨샷이 무척 어렵지만 US오픈에서는 드라이브 티샷부터 바짝 긴장을 해야 한다.
마스터즈는 철저한 초청 대회이지만 US오픈은 세계 톱프로 외에도 무려 5000명중에서 예선을 통과한 강자들이 출전한다. 비약하면 마스터즈가 일부 귀족 골퍼들의 향연이라면 US오픈은 배고픈 용사들의 서바이벌 게임이다.
US오픈을 주관하는 USGA는 언더파가 나오지 않도록 코스세팅을 어렵게 한다. 만일 US오픈이 오거스타GC에서 열린다면 협회는 파5 13번홀과 15번홀을 파4로 조정할 것이다. US오픈이 열리는 코스는 시네콕힐스에서 처럼 칩핑을 허용하지 않는다. 만약 파온을 하지 못하면 벙커나 깊은 러프에 볼을 빠뜨리게 되어 있다. 공략 루트는 한가지 뿐이다.
최고의 프로들이 남긴 어록을 통해 US오픈 코스의 악명을 들여다 보자.
"시네콕힐스의 67타는 다른 코스에서의 64와 같다(닉팔도). 나의 74타는 다른 코스의 62타와 같지만 톰리먼의 67타는 59타와 다를바 없다(그렉노먼). US오픈에서는 드라이버·아이언·칩핑·퍼터 등 모두가 고루 잘돼야 우승할 수 있다.(톰리먼)"
다만 올해 파인허스트에서 개최된 US오픈에서 우승한 카이머의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 우승은 흔치 않은 일이다. 반면 마스터즈의 오거스타GC는 장점 만큼이나 단점도 많고 그 명성 만큼이나 비판도 많이 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골퍼들만 초청되어 벌이는 화려한 명타이틀 경기인 마스터즈는 코스의 구조상 실수나 운이 아니고 두뇌와 기술및 정신력으로 승패가 결정난다. 따라서 우선 유리처럼 빠른 그린을 제대로 제압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미국의 저명한 골프칼럼니스트 토머스보스엘은 “이론과 현실이 불쾌하리만큼 유리된 그야말로 '편협된 경기'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첫째, 톱 프로골퍼라면 그가 장타자, 단타자, 후커, 슬라이서, 퍼트의 명인 혹은 어프로치 의존자 등인가에 상관 없이 모두에게 충분한 찬스가 주어져야 되는데 오거스타는 코스 구조상 그렇지 못하다.
둘째, 많은 선수들이 잘 알고 있는 베스트코스에서 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생소한 오거스타에서만 열린다. 마스터즈가 한 클럽에 의한 한 코스에서의 개최인데도 그 대회가 마치 세계 최고의 경기인양 상징되는 것은 넌센스다.
셋째, 나이가 든 위대한 선수들에게 '우승할 찬스가 거의 없다' '참가는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되는데 그러한 배려가 없다.
넷째, 경기 자체가 사회적 도의와 가치를 지녀야 하는데 마스터즈는 인종차별, 귀족주의, 권위주의로 채색되어 있다.
최고의 경기이기 위해서는 누구나 단순히 퍼트만 잘하면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대변해야 되는데 마스터즈에는 그러한 원칙이 부족해 보인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수년전 오거스타는 연못에는 푸르게 보이도록 염료가 뿌려지고, 디보트용 모래는 초록색으로 염색되며, 화초는 스프레이 페인트로 위장하고 속성재배하기도 했다.
마스터즈는 오랜 전통으로 추앙 받지만 진보를 위한 변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국내 메이저대회도 이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마찬가지다.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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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기자 최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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