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부지의 특성을 알아야 비로소 보이는 코스정체성
개발부지의 특성을 알아야 비로소 보이는 코스정체성
  • 이주현
  • 승인 2017.09.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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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코스 정체성 파악하기


코스설계가에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 중 하나는 그들이 개발 또는 리노베이션하고 있는 코스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 말이 좀 애매하게 들릴 수도 있다. 또 라우팅이나 그린이 코스를 정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골프코스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결과물에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골프코스 정체성을 파악하고 이를 살려내기 위한 코스설계가들의 노력을 GCA가 소개했다.

개성 없는 땅에 들어선 코스 정체성 빈약

정체성을 만드는 가장 명확하고 간단한 방법은 설계가가 코스가 들어설 부지의 고유한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알리스터 맥킨지 박사는 사이프러스포인트에서 여러 가지 다른 환경을 통해 플레이어가 해안선을 따라 라운드하며 절정에 이르는 라우팅을 만들어 냈다.

부지 특성이 명확하다면, 설계가는 실수가 아닌 이상 이를 무시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특성이 약하다면 설계가는 무엇을 해야 할까?

불편한 진실이지만 지금까지도 그다지 골프에 적합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특색 없는 땅에 수백, 수천 개의 코스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다른 곳에서 정체성을 찾아내거나 만들어 내야 한다. 즉 워터해저드, 벙커 스타일, 그린 유형 등에 개성을 주는 것이다. 또는 코스 정체성이 설계가가 배치한 조경 스타일에 뿌리를 두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정체성에 대한 예시가 플로리다에 있는 많은 코스들이 그다지 구분이 안가는 느낌을 주는 이유다. 주택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평평한 습지대에 지어진 코스는 비슷한 홀과 호수, 구조물로 채워져 있다.

부지 특성 살리는 리노베이션

골프의 온상이라 할 수 있는 플로리다 네이플스에 위치한 로열포인시아나GC는 정체성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곳 골프코스들은 대부분 주택 사이로 홀이 만들어져 있는 주거밀착형이다. 이런 코스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연적으로 골프를 위해 타협된 환경이다.

로열포인시아나는 주택이 없는 지역에 위치한 소수의 골프장 중 하나다. 실제로 36홀 규모이면서도 부지 내 주택은 하나도 없다.

1969∼1970년 사이 데이비드 월러스가 설계한 로열포인시아나의 사이프러스코스 및 파인스코스는 네이플스에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귀한 자산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골프장은 리더십 및 코스 변화에 노력해야 했다.

미국 골프장 건설의 암흑기에 조성된 코스는 지역적 이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두 코스 모두 좀 피곤한 스타일이었다.

2004년 골프장은 아서힐스사에 의뢰해 사이프러스 코스에 대한 리노베이션을 실시했다.

이 프로젝트에 이어 2011년에 사이프러스코스에 대한 자체적 개발계획을 진행했는데, 이때 코스 정체성을 좀 더 깊이 파헤쳤다.

로저스는 “새 잔디, 관개시설, 그린, 티잉그라운드, 벙커 등 파인스코스에서 했던 모든 좋은 결과물들이 있었으나, 사이프러스코스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부지를 더 잘 이용하기 위해 우리는 더 야심찬 계획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잔디지역 감소, 모래땅 증가 등 중요한 일들이 있었으나 전반적 콘셉트는 사이프러스코스를 더 자연스럽고 친환경적으로 느끼게 하는 ‘올드 플로리다’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이 지역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지만 이전 코스디자인에선 무시됐던 고든강을 다시 코스의 중요한 부분으로 만들었다. 이제 플레이어는 라운드 시작 시 강을 만나게 된다.

로저스는 “이 계획은 잔디 관리지역을 줄이고 물 비용을 절감해 코스 친환경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돕기 위해 석호, 습지, 토착식물지역 등을 골프경험에 통합시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 사이프러스 코스가 전형적인 타원형 벙커와 함께 버뮤다그래스로 뒤덮여 있었다면, 지금은 쌓인 솔잎, 토착 관목지, 더 크고 자유로운 형태의 모래땅, 더 역동적인 그라운드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4번홀은 별 특색 없는 잔디밭을 지나가야 했고, 티잉그라운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구조물이 콘크리트 카트도로였다.

로저스는 카트도로를 옮겼다. 이때 모래땅이 가져다 준 혜택은 카트도로의 역할을 훌륭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큰 사선형 샌드해저드를 만들어 골퍼에게 맞서라고 주문했다.

4번홀 그린은 인근 폰드가 플레이지역에 더 가까워지고 테두리는 석조물로 보기 좋게 장식됐다.

자연스러움에 홀마다 개성을 더하다

플레이어빌리티는 프로젝트의 핵심 요소였다. 로저스는 그린 주변 짧은 잔디 공간 확보, 페어웨이 벙커링 의존도 감소, 티 위치 재검토, 페어웨이 폭 확장 등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회복 기회를 주고자했다.

파3홀은 특별히 신경을 써온 결과 이전에는 거의 할 수 없었던 즐겁고 도전적이며 다양한 공략이 가능해졌다.

8번홀에는 리버스 리단(그린 경사가 오른쪽 전면부에서 왼쪽 후반부로 이뤄진 리단 그린 스타일을 반대로 왼쪽에서 오른쪽 경사로 바꾼 형태)이, 12번홀에는 드라마틱한 케이프 그린, 14번홀에는 수정된 펀치볼(움푹 페인 그릇 모양의 그린)이 각각 적용돼 있다.

고전적 구조 활용도 수용했다. 벙커가 없는 파5홀인 13번홀에는 비아리츠 그린(그린 중간에 깊은 계곡 모양의 경사가 있는 형태)을 만들었다.

또 플로리다에서 물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코스 경로에 매우 자연스럽진 않지만 인공기술이 훨씬 덜 들어간 워터해저드를 만들었다.

많은 카트도로를 제거하고 이를 딱딱한 모래땅으로 대체한 것은 코스 전체 큰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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