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정 칼럼(21)]​ 좋은 코스와 나쁜 코스는 무엇인가
[최영정 칼럼(21)]​ 좋은 코스와 나쁜 코스는 무엇인가
  • 민경준
  • 승인 2014.08.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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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코스를 말할 때 '레이아웃이 즐겁게 짜여진 코스'란 무슨 의미일까.
이 부분에 대한 정설이 따로 없기 때문에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명코스를 보면 1홀을 출발해 5번홀부터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해서 마지막 18번홀에 가까워지면서 가장 어렵게 짜여져 갈수록 높아지는 난이도를 엿볼 수 있다.
다시말해 첫 홀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파4홀이다. 시작은 무난한 스코어가 나와야 골퍼들 기분도 좋고 그날의 라운드도 즐겁게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홀에 비해 페어웨이가 넓고 그린 주위도 쉬워서 파가 잘 나오는 짧은 거리의 파5홀도 나쁜 것은 아니다. 반면 길고 험한 어려운 홀들로 구성되고 기복까지 심한 산악코스에서는 골퍼들이 쉽게 피로해지고 특히 노년층들에게는 즐거움이 아닌 고통을 주어 오히려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그러므로 플레이에 스릴과 즐거움을 동시에 주는 변화가 많은 홀들로 구성된 코스가 바람직 하다.
그런데 이러한 코스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문게 또한 현실이다. 골프장 각자 홈코스의 홀들이 얼마나 코스설계의 기본에 충실하지 한번쯤 확인해 볼 일이다. 이 때 가능하면 코스설계 전문가를 불러 조언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골프장 오너와 CEO 앞에서 코스에 대해 돌직구를 날릴 위대한 일물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나마 의견이라도 듣고 싶다면 전문가가 말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코스중에는 몇몇 홀들이 비슷하고 평범해 몇 차례 라운드를 하고 나면 식상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분명히 나쁜 설계의 표본들이어서 그런 코스에서는 골프의 스릴도 맛볼 수 없고 전략적인 샷을 구사하는 맛도 떨어진다. 특히 두개의 비슷한 홀이 있어서는 곤란하며 각각 홀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해 유사화를 방지한 코스라야 좋은 코스 설계라고 할 수 있다.
지금으로 부터 딱 100년전인 지난 1914년 영국의 스포츠 잡지 '컨트리라이프'는 이상적인 파4홀에 대한 설계를 현상모집했다. 최우수작으로는 명설계가 엘리스터맥킨지(영국)의 출품작이 뽑혔다. 그의 홀은 코스설계의 발전사에 있어서 처음으로 전략형(strategic) 홀의 장르를 세운 것이다.
그 이전까지 홀의 형태로는 가벌형과 히로형, 즉 모험형의 2가지 타입뿐이었다. 가벌형은 무턱대고 벙커나 해저드를 많이 만들어 모든 미스샷에 패널티를 부과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모험형은 큰 연못등의 장애에 도전하는 스타일로 버디 아니면 더블보기식의 갬블성 타입이다.
이에 대해 매킨지의 전략형 코스는 골퍼 각자의 기량에 맞춰 공격루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경관과 함께 자연과의 조화를 근간으로 한 설계 사상이었다.
그 대표작이 보비존스가 세운 미국의 오거스타 내셔널코스다. 벙커대신에 연못을 많이 만들어 가벌형에 모험형 요소를 가미한 전략성 높은 코스로 평가 받는다.
코스의 좋고 나쁨을 클럽하우스 등의 멋진 설비나 미관등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그것은 좋은 클럽의 요건이다. 좋은 코스란 라운드 할 때 골프의 전략성성을 속속히 맛볼 수 있는 도전적 코스를 말한다.
근래에 생긴 우리의 몇몇 산악코스들은 얼핏 보아서는 장관이다. 옛날 기술로는 도저히 조성할 수 없느 높고 험한 산속에 막각한 중장비를 동원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연못을 파고 폭포수를 만들고 갖가지 나무를 심는가 하면 수백억원이 들어간 클럽하우스를 초호화 호텔처럼 화려하게 꾸며놓은 들 무슨 소용인가.
홀의 디자인은 엉터리인데 말이다. 홀은 굽었지만 반듯하게 가로질러 치기만 하면 그린에 올라가고, 좌우에 경사가 있어 어떠한 볼도 페어웨이로 굴러내려가는 설계이다.
이러한 영업위주의 코스들이 의외로 증가하고 있으니 딱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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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기자 최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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