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골프코스의 중요성 (상)
자연스러운 골프코스의 중요성 (상)
  • 이주현
  • 승인 2017.11.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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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덜 바꾸거나 & 자연과 잘 어울리거나


‘자연친화’는 모든 시대 관통하는 설계철학…설계·토공 기술 발달 원형지역 어색함 지워


골프코스 설계 역사를 통틀어 코스설계가에게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두 가지다.

하나는 코스가 모든 수준의 골퍼에게 흥미롭고 도전적으로 경기할 수 있어야 하며, 다른 하나는 가능한 한 자연환경에 가볍게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는 이상적 코스의 궁극적 시험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후자에 대해선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출처 GCA)


알리스터 맥킨지, 해리 콜트, 톰 심슨과 같은 황금시대 설계가들은 모두 코스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하며, 특히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이 자연스럽게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생각은 야생 환경에서 골프를 즐기고자하는 욕구가 반영된 낭만주의적 사고라 할 수 있다.

황금시대를 뒤따르는 설계가들은 비록 자연을 거스르더라도 자신의 설계 아이디어를 더 존중하는 성향이 있었으나, 코스에 대해 설명할 때 ‘자연에 응답하는’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린’ 등의 표현을 전형적인 홍보문구로 사용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자연스럽다’라는 말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이에 대해 적어도 두 가지 해석을 해볼 수 있다.

먼저 원래 의미로 코스를 만들 만한 원형지역에 가능한 한 작은 변형을 줘 코스를 조성한다는 것이고, 미묘하게 다른 의미로 인공작업이 자연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전문가의 눈으로 토공 흔적을 발견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코스보다 오래된 나무는 일반적으로 시간과 돈을 들여서 옮기지 않는 한 증정품과 같은 것이다. 이 나무들은 코스가 조성되기 전 땅의 자연등급을 나타낸다.

나무의 배열이 원형과 명백하게 바뀐 경우, 이는 자연등급을 낮추는 벌목 또는 등급을 올리는 식재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톰 파지오 설계 스타일은 오랜 기간에 걸쳐 토공 및 인공작업 기술을 발전시켜 자연이 끝나고 시작되는 지점이 어딘지 구분하기 어렵다.

일테면 파지오팀에서 배운 다나 프라이는 플로리다에 위치한 캘루사파인스GC에서 주목할 만한 일을 해냈다. 그의 토공 결과로 그 코스는 인근 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하게 됐다.

테네시에 있는 스위텐스코브GC의 완전히 평평한 땅에 막대한 모래를 투입한 설계가 롭 콜린스는 자신의 방식에 대해 “이곳의 경우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노력했으나 호수를 채우고 자연등급을 낮춰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지오 스타일은 크고 넓게 채워주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는 많은 도움이 되고, 토착식물을 심어 위장할 수 있다. 평평한 땅에서는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콜린스에 따르면 인공작업에 대한 증거를 감추는 기술을 배우는 곳이 토공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한 회사만은 아니다. 설계나 시공 성향과 관계없이 오늘날 인공작업을 한 곳이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기술은 어디에나 퍼져 있다는 말이다.

빌 쿠어와 벤 크렌쇼는 한때 일본 요코하마CC에서 일한 적이 있다. 요즘 들어 쿠어&크렌쇼는 자연간섭을 최소화하는 미니멀리스트로 명성을 얻고 있으나, 요코하마에선 이와 거리가 멀었다고 말한다.

그들에 따르면 요코하마에선 상전벽해 수준의 땅을 완전히 뒤엎는 토공작업이 있었는데, 개장식에서 벤 크렌쇼는 “내가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찬사는 이곳이 100년이나 된 것 같이 보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가능케 했던 이유는 땅을 변형시키는데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고, 채우는 땅이 대부분 골짜기여서 숨기기가 쉬운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지형이 만들어진 것임을 발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쿠어&크렌쇼의 셰이퍼인 퀸 톰슨은 그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이 기법은 그림에서 선에 관한 것으로, 두 선의 번짐을 생각하면 쉽다. 코스와 그것이 자리 잡고 있는 환경의 경계가 있다면, 이를 서로 번지게 해 코스와 환경을 어우러지게 하는 원리다.

한 예로 파인허스트를 생각하면 그곳의 관개시설 디자인은 색채가 번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시 그림을 생각해 보면 딱딱한 선이 아닌, 질감 있고, 색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혼합되는 느낌을 주는 모습이다.

네바다에 위치한 클리어크릭타호CC에서 일할 때 톰슨은 원형지역을 솎아냈다. 숲마루는 드문드문 꽤 우거져 있어 미니 굴착기로 그 지역을 뚫고 수천의 덤불을 제거했다.

이는 원형지역이 최종 수목 라인까지 구불구불 이어지게 만들었다. 또 페어웨이부터 가볍게 페스큐를 뿌려 숲마루, 때로는 덤불, 소나무 등에 이르게 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했다.

이로 인해 원형지역이라는 벽을 제거하는데 큰 도움이 됐고, 그 과정에서 만회할 수 있는 샷을 더 허용하는 코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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