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풀(Long Grass)
주위 선형에 따라 잔디 깎기(contour mowing patern)를 하면 러프 해저드를 이용해 골프코스에 전략을 다시 도입할 기회도 생긴다.
그러나 이같은 선형 깎기는 페어웨이 가장자리를 따라 단순히 어떤 곡선으로 잔디 깎기를 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선형 깎기 모양은 지형, 기존 코스 특성, 그리고 특히 모든 골퍼들의 플레이 패턴과 조화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선형 깎기 모양은 화이트 티 또는 미들 티에서부터 160m와 200m의 거리에 있는 낙구 예상 지역을 잡아 넓은 페어웨이가 되게 해야 한다.
프런트 티에서 약 55m 이내는 비교적 좁은 페어웨이 낙구 지역으로 한다. 선형 깎기 모양은 각 그룹의 골퍼에게 해당되는 제 2, 제 3, 그리고 제 4의 낙구 지역도 역시 비슷한 배려를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평균 수준의 골퍼들이 공을 보낼 수 있는 지점의 페어웨이를 가장 넓게 하지만, 최장타자(기량이 뛰어난 골퍼일 경우도 더러 있음)에게는 비교적 좁은 낙구 지역을 주어, 멀리 보내려면 컨트롤도 하도록 한다.
러프 해저드 난이도는 깎은 잔디 높이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보상과 위험의 균형을 맞추기 쉽다.
지금까지 러프에 대한 논의는 전체 코스에 같은 종류의 잔디가 식재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현대와 같은 육종 개량 기술과 경험이 있기 전에는 자연 토지에서 골프를 할 때는 정말로 같은 종류의 잔디였다.
그러나 현대적 코스는 여러 부분에 여러 가지 다른 잔디를 식재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티와 그린은 대개 벤트그래스나 버뮤다그래스와 같은 잎이 곱고 적응력이 가장 좋은 품종의 잔디를 식재한다.
페어웨이는 대개 티나 그린보다 다소 덜 까다로운 재배 품종을 심거나, 유지관리를 그렇게 철저히 하지는 않는다. 정상적인 경우 페어웨이는 티나 그린보다 깎기를 자주 하지 않으며 길이도 더 길게 유지한다.
티나 그린에 비해 물, 비료와 농약도 덜 사용하며 통기 작업(aeration)도 자주하지 않는다.
러프는 페어웨이보다 덜 철저하게 관리된다. 러프는 물을 거의 주지 않으며, 신품종 잔디처럼 가꾸지도 아니하며, 잔디는 규정에 의해 높게 유지한다.
러프도 일종의 해저드이므로 러프의 상태에 대해서는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는 실정이다. 그러나 해저드는 코스의 ‘양념’이므로, 러프에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할 것이다.
페어웨이가 좁을 때 깊은 러프는 플레이의 어려움의 정도가 특히 커진다. 샷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러프 조건과 좁은 페어웨이에만 명성을 의지하고 있는 코스는 플레이가 지루할 뿐 아니라 달콤한 추억을 남길만한 특색 있는 요소도 없다.
그러므로 모든 러프에 동일한 품종을 균일하게 심는 대신 특정 위치에는 특정 품종을 심는 것이 좋다. 어프로치 각도가 가장 좋게 나오는 낙구 지역에서 얻는 보상은 어떤 특별하고 플레이하기가 어려운 잔디를 심은 인접한 러프의 위험과 견주어 균형을 맞추가기 쉽다.
이것은 도전의 종류를 풍부하게 해주며 경관의 색상과 질감에 대한 변화를 더해준다. 같은 종류의 잔디를 균일하게 식재한 이유는, 프리웨이 골프코스가 영향을 끼친 대량생산과 같은 심리에서 비롯됐다.
애석하게도 미묘한 감각의 차이에 따라 여러 지역에 여러 종류의 잔디를 사용하는 지식과 기술을 갖춘 코스 설계자들조차, 이 방법을 무시할 때가 자주 있었다. 설계자들이 모두 너무 바쁘다 보니 시간을 들여가면서 참을성 있게 여러 종류의 잔디를 고르거나 잔디 선택에 사정이 밝은 코스 관리자와 상의하지 않고 모든 러프 지역에 한 가지 씨를 뿌리도록 시방서에 명시하는 것이 훨씬 쉬웠을 것이다.
늘어나는 골프코스 수요로 일이 밀려들던 시절, 숙련도가 낮은 설계자들은 그저 앞선 사람들의 ‘일률 배합(one-mix)’ 방식을 따랐다. 그러나 앞으로는 주요 잔디 공급 회사들이 잔디 전문가를 고용, 설계자들과 상의하여 잔디의 종류를 좀더 사려 깊게 선택하게 하면서, 이런 사정은 점점 바뀌어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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