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 칼럼] 빵맛에 찾았던 프랑스 골프장의 추억
[김덕상 칼럼] 빵맛에 찾았던 프랑스 골프장의 추억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18.01.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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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 고풍스러운 골프클럽을 시작으로 구력 30년 동안 적어도 20여개 나라 200여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 것 같다.

티타임 간격이 30분이나 돼 단 한 명의 다른팀 골퍼를 본 적 없는 미국의 명문코스도 있었고, 맨땅 페어웨이 열악한 코스로 들개가 출현하는 태국 공군비행장 골프장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다양한 라운드를 경험했다.

한 곳이라도 더 새로운 골프장을 만나보는 것이 골퍼들의 소망이다. 대부분 명문 골프장은 플레이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레이아웃과 양탄자 같은 그린 관리로 다시 가보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유로 골퍼들에게는 다시 찾고 싶은 골프장이 나라마다 적어도 한 두 개씩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나는 아주 특별한 이유 때문에 3년을 계속해 해마다 찾아갔던 클럽이 프랑스 파리에 있다.

아프로몽(Apremont)이란 골프장은 드골공항에서 멀지 않아 한국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페어웨이도 넓고, 그린상태도 좋아서 시원하면서도 정교한 플레이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지난 2012년 5월 귀국행 밤 비행기를 타기 전에 나도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프랑스 교민 회장인 친구와 그 클럽에서 플레이를 했다.

전반 9홀을 마치고 휴게소에서 간단히 허기를 채우고자 바게트를 주문했는데, 평생 먹어본 바게트 중 최고로 맛이 좋았다. 게다가 값도 시중 빵집에서 파는 가격 그대로 저렴했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바게트를 누가 만드냐”고 물어봤더니 클럽에서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고, 지역 빵집에서 오랜 기간 공급 받고 있다고 했다.

그 다음해 5월 파리 방문시 다른 골프장에 가자고 권했던 친구에게 아프로몽에 한 번만 더 가자고 했다. 그늘집에서 그 맛있는 바게트를 한 번 더 먹어보고 싶은 강한 충동 때문이었다.

다시 찾은 그 곳에서 먹어본 바게트는 1년 전에 반했던 바로 그 맛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해 에도 그 골프장을 한 번 더 찾았다. 골프광인 내가 빵 맛에 반해서 3년 연속 방문했으니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제 국내 이야기를 좀 해 보자.

명문을 자처하는 W골프클럽은 고급 시설을 자랑하지만, 인근 맛집에서 6000~7000원이면 먹을 수 있는 막국수를 무려 2만8000원을 받았다.

물론 시중의 일반 대중음식점과는 달리 판매 예측이 쉽지 않다. 각종 식자재를 미리 확보하고 방문객에게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코스트가 꽤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골프장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고, 나는 그렇게 모든 것이 비싼 골프장에서는 골프를 하고 식사를 할 의사가 없다. 4인 플레이 한번 하는데 100만원 가량 족히 들기 때문이다.

우리 골프장도 천편일률적 식음료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개성 있고 실속 있는 메뉴를 제공했으면 좋겠다. 맛은 좋지 않은데 가격만 비싸니, 골퍼들이 불편을 무릎 쓰고 외부로 나가는 것이다.

외국에는 많은 골퍼들이 시내 유명 식당보다 골프클럽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참 많다. 20년전 싱가포르 출장시 점심 초청을 받고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철판요리를 먹은 것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 즐거운 추억이다.

“맛 괜찮죠? 값도 저렴합니다”라고 말했던 현지인의 행복한 얼굴도 함께 기억하고 있다.

나는 해외여행 중 식사 때에 그 지역에 유명한 식당이 없다면 인근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찾아 간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가격과 맛에서 실망해본 적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그 동네 많은 회원들과 가족들이 편하게 찾아 웬만한 파티나 가족 모임들을 클럽하우스에서 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1000 라운드를 더 했지만, 골프장에서 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 별로 없다.

메뉴를 단순화 하고 대표 메뉴를 저렴한 값에 제공한다면 골퍼들에게도 좋고, 골프장 수익을 올리는 상생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텐데…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명예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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