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장비, 머지않아 엔진장비 독주 잡는다
전동장비, 머지않아 엔진장비 독주 잡는다
  • 이주현
  • 승인 2018.01.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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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식 코스장비는 유지보수비용이 적게 들고 탄소배출이 없으며 무엇보다도 누유사고로 인해 그린을 오염시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작업중에도 소음이 적어 골퍼와 그린키퍼들에게 환영받고 있다(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토로 워크맨 GTX 일렉트릭, 바로네스 전동식 벙커레이크 SP160EB, 제이콥슨 이클립스322 전동식 그린모어, 존디어 일렉트릭 게이터).


우리가 사용하는 화석연료 엔진이 생각보다 멀지 않은 시기에 전기동력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같은 흐름은 골프코스 관리 장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하이브리드 방식 모어는 많이 출시돼 있고 롤러나 벙커레이크와 같은 장비는 100% 전동방식이 적용된 것도 있다.

전동 코스장비를 지금 당장 대세라고 말하며 도입을 권하기엔 아직 더 검증 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하지만 현장에 이를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이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관리하는 코스에 전동식 장비를 도입한 미국 테네시주 더베어트레이스CC 슈퍼인텐던트 폴 카터는 GCM을 통해 전기장비가 주는 혜택을 얘기했다.


많은 코스관리자들이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의 소음으로 인해 골퍼로부터 라운드를 방해받았다는 항의를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또 토너먼트 직전 예지작업을 하다가 누유사고로 인해 그린 잔디가 죽어버린 일도 있었을 것이고, 골프장 오너에게 코스 품질을 유지하면서 관리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으라는 곤혹스러운 지시를 받은 적도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 또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내가 근무하는 더베어트레이스CC는 2013년 3월부터 다수의 가솔린 엔진 코스장비를 100% 전동식 장비로 대체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테네시주 환경부 지원 아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코스장비를 환경친화적 방식으로 대체해 관리비용, 소음, 탄소배출량 등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더베어트레이스는 승용식 그린모어 3대, 티어프로치모어 4대, 그린롤러 2대, 벙커레이크 2대, 다목적 작업차 7대 등 총 18대의 코스장비를 완전 전동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구입비용 비싸지만 유지비용 크게 줄여

전동식 코스장비 도입 첫해에 약 3만4000리터 이상 연료 소비를 줄였다. 당시 미국은 멕시코만 석유 유출사고로 인해 가솔린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약 2만7000달러(약 2900만원)의 비용을 줄인 것이다.

전동식 장비의 또 다른 장점은 유지보수에 있어 필터, 엔진오일, 유압유, 브레이크액 등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3만달러(약 3250만원)를 추가로 절감했다.

물론 전동식 장비도 유지보수 비용이 있다. 배터리는 매번 사용 후 충전해야 하고 납축방식의 경우 배터리액 수위도 점검해야 한다.

도입 첫 해 장비 보관 및 충전이 이뤄지는 코스관리동의 전기요금은 1200달러(약 130만원) 정도였으며, 이는 수년간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또 평균적으로 배터리 유지보수를 위해 약 117리터의 증류수를 사용하는데, 이 비용은 30달러(약 3만2500원) 정도다.

전기장비 도입은 환경 보호에도 도움을 준다. 먼저 각종 누유사고 가능성을 제거해 토양과 물을 보호하고, 연료 운송에 들어가는 에너지와 오일 저장 및 재사용도 줄였고, 배기가스 감소로 인한 탄소배출량도 줄였다.

그린모어, 벙커레이크, 그린롤러 등에 사용되는 소형 가솔린 엔진은 유해한 탄화수소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는 환경뿐만 아니라 장비운전자에게도 해롭다.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 장비는 때때로 큰 소음을 유발해 골퍼나 코스 주변 야생동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때문에 많은 골프장에서 이른 새벽 장비를 가동하는 일이 많은데, 미국의 경우 코스가 주택 인근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이 또한 문제 될 수 있다.

또 작업자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80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면 청력 손실, 고혈압, 불안, 과민 반응,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음·환경오염 줄어 골퍼들도 적극 환영

실제로 미국은 소음통제법을 통해 소음 85데시벨을 초과하는 장비는 월~토요일 사이 오전 7시 이전과 오후 9시 이후,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전 9시 이전까지 가동을 금지하고 있다.

전기장비는 조용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사실상 하루 중 언제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더베어트레이스에서 테스트 결과 그린모어를 100피트(약 30미터) 운행하는 동안 가솔린 모델은 83데시벨, 전동식은 53데시벨의 소음을 기록했다. 따라서 전기장비를 사용하면 골퍼와 코스관리자는 물론 야생동물들도 소음공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작업 지속성 한계 등 단점…기술 개선 기대

전기장비를 사용함에 있어 단점보다 장점이 많지만, 완벽한 것은 없으며 여러 단점을 발견할 수 있다.

엔진장비보다 높은 초기 도입 비용은 전기장비의 대표적 단점이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절감된 연료, 유지보수 비용으로 인해 초기 가격 초과분을 상쇄하고 이익을 가져오지만, 한 번에 더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한다는 사실은 골프장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단점은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하는 전동식 특성상 작업을 할 수 있는 에너지양이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엔진장비 작업 중 경우 연료가 떨어지면 채워 넣고 바로 재개할 수 있으나 전기장비는 일정시간 충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버티컷과 같은 작업은 배터리 소모가 너무 커 전동식 그린모어로는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이러한 작업 지속성 문제로 인해 배터리 소모시간을 고려해 작업 일정을 짜야 하는 일이 추가된다.

골프카 제조사들은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오랫동안 전기 기술을 개선해 왔으며, 이제는 전기장비 라인업을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모터 및 배터리의 효율이 좋아지고 태양 전지 패널 등이 활용되면 가동시간은 길어지고 작업연속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경우 리튬이온 방식이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이어서 기존 납축 방식을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한 에너지 전문기업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는 납축보다 3~4배 수명이 길고 6~8년 정도의 무상수리도 받을 수 있다. 또 충전효율성도 좋고 납축보다 약 25~35% 가벼워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사람도 동물도 평온한 친환경 골프코스

플로리다주 올드플로리다GC의 슈퍼인텐던트이자 GCSAA 부회장인 대런 데이비스는 전동식 그린롤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조용하고 빠르며 한 번의 충전으로 모든 그린을 롤링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린에서 유압장치를 제거했다는데 있다”고 말했다.

전동식 다목적 작업차의 조용함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데이비스는 이제 엔진 소음 걱정 없이 코스를 다니고 있다.

더베어트레이스는 테네시골프트레일에 속한 9개 코스 중 하나로 이곳의 성공으로 인해 다른 8개 코스도 전기장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9개 코스는 모두 전동식 그린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기장비 도입으로 인해 매년 약 5만6800리터의 연료와 약 97.5톤의 탄소배출량, 5만2000달러(약 5620만원)의 코스관리비를 절감하고 있다.

올해 더베어트레이스 10번홀 그린 뒤쪽에는 흰머리독수리가 둥지를 틀고 2마리 새끼를 낳았다. 이처럼 전기장비의 혜택은 다양하지만 특히 골퍼와 야생동물에게 즐겁고 평화로운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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