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허잔 Golf Course Architecture 34] 그린 설계의 기본은 잔디관리의 지속성이다
[마이클 허잔 Golf Course Architecture 34] 그린 설계의 기본은 잔디관리의 지속성이다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18.08.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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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지역 형태와 기능

생물학에는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자연도태’라고 하는 일련의 진화론적 사고가 있다. 바꿔 말하면 그 이론은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생물학적 실체는 번창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한다는 사실을 옹호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이 이론을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법칙’이라고 한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말이 있다. 설계에도 이와 비슷한 실용주의적 사고가 있다. 물체의 형태는 그 물체의 의도된 기능을 반영해야만 한다는 이론이다.

골프코스 설계자들은 환경 영향과 실질적 요구에 적응해야 하는 생물체를 다루고 있다. 골프코스는 당연히 의도한 기능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골프코스의 모든 모습들은 환경 영향에 적응하도록 고안된 형태와 기능의 산물이다.

‘자연도태’는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 스트레스 또는 영향에 반응하는 종(種)의 느린 진화를 말한다. 생물체는 생리적 한계에 부딪칠 때, 어떤 유전적 차이에 따라 일부는 살아남게 되며, 그 생존체는 이 차이를 후손 대대로 물려주면서 조금씩 새로운 생물체로 변해간다.

골프 그린은 살아있는 식물들의 복합체인데, 그 식물들은 모두 동일한 기본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중 대부분이 단일 지배되는 잔디 식물들이다.

그린은 환경 스트레스를 끊임없이 받고 있으므로 그대로 두면 이들에 가해지는 손상과 남용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혹은 오랜 세월을 두고 본다면 아마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그린에 미치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잘 견디는 식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년생 블루그래스 품종인 포아 아누아(Poa annua)가 결국 가장 적자로 떠오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골프 코스 설계자는 잔디의 ‘적자생존’ 과정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이미 잔디에 가해지는 환경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을 농학(agriculture)이라고 하며, 골프코스에서는 이를 잔디 관리법(turfgrass management) 또는 잔디 재배법(agronomy)이라고 한다.

골프코스를 밀도가 양호한 잔디밭으로 유지하려면, 사람에 의해 가해지는 환경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 이같은 환경 관리에 관한 대부분을 설계에 포함시킬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최소한 관련 요소를 활용하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기능이 형태보다 우선한다는 개념은 주어진 치수, 모양 및 재료로 된 형태가 있으되, 그 형태는 항상 각 기능의 실질적 요구 사항을 가장 잘 충족해야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문의 기능이 단단한 벽을 통과하는 대상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 형태는 그러한 기능이 고려된 결과를 반영해야 할 것이다.

출입하는 대상이 작은 개라면, 코끼리인 경우보다 더 작은 형태를 가져도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문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자재도 문의 실질적 사용 목적에 맞아야 함은 물론이다.

방수천 정도라면 개 집의 문에 쓰는 자재로는 훌륭하지만, 대상이 코끼리라면 철 구조물이 필요할 것이다.

잔디 관리는 ‘기능을 따르는 형태의 개념’과 결부시켜보면, 골프코스 각종 형태는 골프에 필요한 기능은 물론, 유지관리의 편의를 위하여 개선된 성장 조건을 갖추도록 설계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진정으로 훌륭한 코스 설계자는, 골프코스의 형태를 설계할 때 잔디 관리법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잔디 관리법을 개선할 수 있는 설계를 하려면, 골프 게임에 못지 않게 골프코스 유지관리에도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골프코스 설계학을 대학의 한 교과 과정만으로는 가르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골프 코스 설계학은, 골프 게임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공학, 설계, 그리고 식물학까지, 각 전문 분야가 집결된 주제를 다루어야 하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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