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코스관리에 가장 큰 변수로 등장한 후, 코스관리 자원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단연 물이 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및 사막에 위치한 골프장들은 일찍부터 극한의 물 절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범위는 점점 커지고 있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우리나라 골프장의 상당수도 이를 현실로 겪게 될 시점에서, C&RB가 코스 관수에 있어 효율성을 높여 물 사용을 절감하려는 여러 골프장들의 노력을 소개했다.

코스가 바뀌면 관개시스템도 변해야

미국 애리조나주 파인캐니언CC는 2004년 조성된 골프장으로 지난해 8월부터 관개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농경학 디렉터 앤디 후버는 “애리조나 어디에 위치하고 있던 간에 관개 효율은 우리가 하는 일의 생명선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중앙 컴퓨터와 현장 관수가 일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코스에는 개장 당시 관개시스템 설계가 적용돼 있으나, 그동안 티잉그라운드 뒤편을 높이거나 여성 및 주니어를 위한 티를 추가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관개시스템 업그레이드는 3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로 지난해 7~8월 사이 시스템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에 따라 그린, 칼라, 페어웨이, 러프 주변 스프링클러 헤드의 높이 및 수평을 조정해 잠재력을 극대화시켰다. 또 겨울철 동결방지를 위해 관개시설 헤드 및 라인을 끄고, 펌프스테이션을 업그레이드해 더 원활하게 작동하게 만들었다.

후버는 관개시스템 설계자와 관개 매핑작업을 수행했으며, 내년에도 이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는 두 번째 단계로 관개시스템을 제어하는 중앙 컴퓨터에 입력된 데이터와 관수노즐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수행중이다.

또 페어웨이 중간에서 러프 가장자리까지 잔디 품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는 헤드 간격이나 각도가 떨어지면 관개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유기적으로 일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각 관개설비의 남은 수명도 살펴볼 계획이다. 후버는 파이프, 헤드, 펌프스테이션 등은 향후 5~8년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젝트 세 번째 단계에선 첨단기술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후버는 “지금은 기초와 하드웨어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자리를 잡게 되면 스마트폰, 태블릿, 원격제어 등 흥미로운 분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관개시설 검사는 기본

뉴햄프셔주 코치초CC 코스관리자들은 관개시스템 검사에 열중한다. 이 코스 전반 9홀 관개시스템은 1979년부터 사용돼 왔으나, 후반 9홀은 2008년 교체된 바 있다.

이 골프장 슈퍼인텐던트 토니 페라는 “관개시스템 검사는 지속적인 관행으로, 항상 압력 유지 펌프를 점검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펌프스테이션을 만든 회사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1년에 한 번씩 예방차원의 유지보수를 시행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파라다이스밸리CC는 관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2008년 새 관개시스템을 설치했다. 이듬해엔 미국 환경보호 인증 프로그램인 오듀본협동보호프로그램(Audubon Cooperative Sanctuary Program, ACSP) 인증을 받기 위한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시작부터 코스관리팀은 물 사용량 줄이기에 돌입했다. 물 사용 퍼포먼스 측정을 위해 한 지역에 얼마나 균일한 물이 적용되는지를 측정하는 분배 균일성에서 지하수에 중점을 둔 수분 균일성으로 초점을 전환했다. 경사, 일조량, 그늘 등으로 인한 토양 수분 함량은 모두 토양이 물을 받아들이고 사용하는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밸리는 이러한 조사를 통해 관개시스템을 검사하고 궁극적으로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개편을 할 수 있었다.

최적 코스환경 유지를 위해 골프장은 관수효과를 향상시키는 여러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파인캐니언의 후버는 직원에 대한 관개시스템 소프트웨어 교육을 공식화하고, 수작업 관수를 선호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필요한 곳에만 물을 줄 수 있는 수작업 관수를 이길 것은 없으며, 그린 경기성 및 균일성에도 수작업 관수가 가장 중요하다.

그는 코스를 약간 더 건조하고 단단한 상태로 유지하면서 수작업 관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코스관리자의 관수철학과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파인캐니언은 수분 침투 및 분배 균일성, 수분 보유력, 물 사용 효율 및 배수 향상을 위해 계면활성제를 사용하고 있다. 또 문제가 있는 지역을 포함해 공격적인 배수라인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물을 주거나 배수하는데 좋은 도구를 확보했다.

토착지역 확대·날씨정보 수집 필수

파인캐니언은 코스 소나무숲 아래 10~12만㎡에 달하는 토착 잔디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역에 관개시스템은 설치돼 있으나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파라다이스밸리는 수자원 보존 노력 일환으로 약 12만㎡ 관리지역을 지난 10년 동안 사막식물 등을 포함한 토착 조경지역으로 전환했다.

코스관리팀은 매년 수십개의 스프링클러를 교체하면서 정해진 수명에 맞춰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 노즐은 물 절약을 위한 핵심요소로, 노즐 마모는 곧 스프링클러 성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모든 코스관리팀원은 휴대용 수분계로 토양 수분을 측정해 매일 물 수요에 대한 판단을 한다.

날씨는 관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파인캐니언의 경우 7월 초부터 9월 중순까지 지속되는 애리조나의 우기를 기대하고 있다. 5~6월은 바람이 불고 건조해 애를 먹지만 무사히 우기에 도착할 수 있다면 자연 강우의 pH는 큰 혜택을 준다.

일반적으로는 그린의 경우 단단하고 빠른 표면을 만들기 위해 수작업 관수와 함께 한주에 한두번씩 관수를 한다. 또 기상관측기 수치와 증발산량을 측정해 다른 코스지역의 관수를 판단하고 있다.

코치초는 날씨에 따라 관수를 변화시키고 건기에는 매일 관수하고 필요에 따라 수작업 관수도 한다. 날씨 변화는 단기간에도 매우 미묘해 기술과 정보가 충분치 못했던 10~20년 전에는 알아차리지 못한 것도 많았다.

코치초는 다른 지역만큼 물 사용이 문제가 되진 않지만, 물은 코스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물소비를 줄일수록 관리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파라다이스밸리는 날씨 변화의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임을 알고, 물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이 골프장은 연중무휴 운영하지만 관수는 계절마다 달라진다.

관계기관·관개업체와 협력하라

코스관리자에게 팀원과 업계인들은 노력을 극대화해주는 또 하나의 귀중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파인캐니언은 지역사회에서 100% 재생된 물을 사용하고 지역 관계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골프장 내 8개 폰드에 유입되는 물의 양을 확인하고 폰드 대부분은 개천과 연결돼 있다. 폰드 라이너도 모두 설치돼 있다. 또 월·분기·년별로 수질을 검사해 애리조나 환경부에 보고하고 있다.

코치초는 관개시스템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공급업체의 지원을 받고 있다. 펌프스테이션을 만든 업체는 유지관리를 해주고 있다.

관개시스템에 관련된 문의나 부품 주문 등은 해당업체에 전화를 걸면 해결된다. 또 신뢰할 수 있는 관개 기술자과 관계를 맺고 효과적인 관수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밸리에선 관개시스템 운영은 관개 기술자인 콜린스와 그의 두 조수 제스티, 터커의 협력으로 이뤄진다. 관개시스템 운영 소프트웨어는 복잡하기 때문에 콜린스는 무엇보다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