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설계가에게 파5홀은 정녕 미운 오리새끼인가
코스 설계가에게 파5홀은 정녕 미운 오리새끼인가
  • 이주현
  • 승인 2018.10.04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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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5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상)

가장 전략적이어야 하지만 실상은 재미없는 땅 소모하기 그쳐
짧다면 또 다른 파4홀 냉소···길다면 아마추어 골퍼에게 재앙

골프코스에서 파5홀은 종종 미운 오리 새끼가 될 수도 있다. 이는 코스설계가들이 가장 재미없는 땅을 써버리기 위해 배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계산이지만 더 많은 샷과 더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논리로 볼 땐 파5홀은 가장 전략적인 홀이 돼야 한다.

그러나 훌륭한 파5홀 찾기는 파3나 파4보다 어렵고 실제로 그 수도 훨씬 적은 것이 현실이다.

요즘 프로를 중심으로 비거리가 점점 늘어나면서 파5홀 무용론도 나오는 상황에서 멋진 파5홀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이유와, 좋은 파5홀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 GCA가 여러 코스설계가들에게 물었다.

파5홀은 근본적으로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있다. 아마도 홀이 길수록 재앙의 범위도 커지기 때문이다.

위대한 코스 목록에서 파5홀을 찾기란 파3나 파4홀 리스트에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톰 도악은 “솔직히 말해 정말 만족할만한 4개의 파5홀을 갖고 있는 코스는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며 “내 리스트에서 그나마 최고의 파5홀 3개를 갖고 있는 곳은 뮤어필드이며, 그나마 파인밸리와 크리스탈다운스는 2개의 멋진 파5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애버리지나 그 이하 골퍼들이 500야드가 넘는 파5홀에서 3~4회의 완벽한 스윙을 연속적으로 하기란 쉽지 않다.

브루스 찰튼과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설계한 스웨덴 브로호프슬롯GC의 경우 오프닝 홀이 파5 580야드다.

애버리지 이상의 골퍼가 멋진 드라이브샷 후 5번우드로 적당한 두 번째 샷과 기대에 못 미치는 세번째 샷을 쳤지만 볼은 그린 앞 벙커에 머물고 말았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3번의 샷을 모두 잘 날린다는 것은 많은 골퍼들에게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이 좋아하는 파5홀은 더 짧고 더 쉽다.

파5홀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쉽다. 카일 필립스가 설계한 아부다비에 위치한 야스링크스의 18번홀은 바다를 가로지를 수 있고 드라이브 및 두 번째 샷을 모두 짧게 칠 수 있는 웅장한 파5홀이다.

지도에서 보면 그 홀은 마치 슬램덩크처럼 보이고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있다. 그러나 상당수 골퍼가 페르시아만에 볼을 두 개씩이나 수장시켜 버린채 홀을 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필립스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것은 완벽히 자발적인 선택이며, 홀은 바다를 피해 더 안전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음을 확실히 얘기하고 있다).

페어웨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코스설계가가 부지에서 가장 자연그대로의 땅을 지나는데 파3홀을 사용하는 것처럼, 파5홀은 재미가 덜한 지형을 소모하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심지어 위대한 설계가인 해리 콜트도 이런 방법을 썼다. 그는 옥스퍼드 사우스필드GC 9번과 10번홀에 파5홀을 연달아 만들어 클럽하우스를 오가게 하면서 지루한 지역을 넘겼다.

도악은 “흡족할만한 파5홀 부지를 찾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그린 끝에서 시작해 뒤로 물러서며 거꾸로 작업해 나가면 많은 골퍼들에게 필수적인 목표지역에 대한 가시성이 떨어지게 된다.

파5홀은 280야드 또는 50야드에서 플레이어가 어프로치할 때 치기 좋은 곳과 같이 두 번의 장소를 찾아야 한다.

따라서 티를 꽂을 장소만 찾으면 되는 파3홀과, 티샷 이후 골퍼가 즐길 수 있는 한 곳의 특별한 장소만 있으면 되는 파4홀에 비해 땅을 찾는 게 매우 어렵다.

도악은 요즘 파5홀 설계가 어려운 이유로 너무 많은 설계가들이 대외적 홍보를 위한 목표 전장을 맞추기 위해 파5홀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그는 “최근 백티 기준 570야드 이상의 파5홀 4개를 보유한 여러 코스들이 등장했다. 애버리지 골퍼에게 이는 다양한 게 아니라 정말 힘들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직 500야드를 별로 넘지 않거나 그보다 짧은 파5홀을 코스당 하나씩 두고 싶어 한다. US오픈에 뛰는 사람들이라면 그홀을 파4라 부르겠지만, 대부분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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