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코스관리, 기능과 효율성 따진 초종선택이 관건
기후변화 코스관리, 기능과 효율성 따진 초종선택이 관건
  • 이주현
  • 승인 2018.09.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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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 조이시아 초종 변경 및 신품종 개발 현황

기후는 점점 한지형잔디 관리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고, 그린키퍼 능력만으로 고품질 잔디를 유지하라고 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국내외 많은 골프장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잔디 초종 교체를 시도하고 있으며, 조이시아 등 신품종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지형잔디를 난지형 조이시아로 바꾼 사례와 신품종 조이시아 개발 현황에 대해 살펴보자.


미국-트랜지션 존 조이시아 도입 증가

조이시아를 도입하거나 신품종을 개발하려는 작업은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무래도 기후변화나 물 부족 등 문제가 우리보다 민감한 상황이다 보니 변화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이미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다수 신품종 조이시아 개발이 진행돼 상용화한 사례가 있고, 최근에는 북부와 남부지역 사이에 위치해 우리나라와 기후가 비슷한 트랜지션 존(Transition Zone)도 조이시아로의 변경 사례가 확인됐다.

그러나 국내와 다른 점은 한지형잔디에서 조이시아로 변경뿐만 아니라 난지형인 버뮤다그래스에서 조이시아로의 변경도 많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트랜지션존 골프장들이 티잉그라운드 및 페어웨이 등에 버뮤다그래스를 많이 사용했으나, 극한 기후 발생 및 물 부족 문제 등으로 같은 난지형이더라도 변화하는 환경에 더 적합한 조이시아를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GCSAA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트랜지션존 골프장의 조이시아 면적은 약 8134만㎡로 버뮤다그래스(약 4억8238만㎡)와 한지형잔디(약 4억4991만㎡)에 비해 작지만, 10년 전인 2005년과 비교하면 62%나 증가한 수치다. 이는 트랜지션존의 코스관리 환경 변화에 따라 조이시아로의 초종 변경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그린까지 조이시아 적용한 골프장 등장

트랜지션 존 골프장중 조이시아 적용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벨레리브CC다. 이 곳은 올 8월 100번째 PGA챔피언십이 열린 곳으로, 1960년 버뮤다그래스 페어웨이로 개장했으나 10년이 지나지 않아 초기 신품종 조이시아인 메이어 조이시아로 교체했다.

켄터키주에 위치한 데보우GC는 페어웨이에 여러 한지형잔디를 블렌드해 사용하고 있었으나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단계적 도입으로 2011년 모든 페어웨이를 조이시아로 채웠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미국 남부지역에선 그린까지 조이시아를 사용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휴스턴 외곽 블루잭내셔널CC는 타이거 우즈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설계한 코스로 티잉그라운드, 그린 주변 및 칼라, 어프로치 지역에 제온 조이시아와 L1F 조이시아를 적용했다. L1F는 블레이드러너팜즈에서 개발한 그린에도 사용할 수 있는 조이시아로 텍사스GC 그린에 적용된 사례가 있다.


한국-켄터키에서 조이시아 변경 많아

국내 골프장 잔디 초종 변경은 제주 및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예전보다 가뭄, 고온 등 기후문제가 커지면서 그린을 제외한 코스지역의 초종 변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보통 티잉그라운드나 페어웨이 켄터키블루그래스를 벤트그래스, 조이시아 등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있으며 일부에서는 버뮤다그래스 및 파스팔륨 도입도 검토 또는 실행되고 있다.

중부지역은 그동안 초종 변경에 대해 미온적이었으나, 최근 기후변화가 급격해지고 경영악화 등에 따른 예산절감 요구가 높아지면서 변경을 검토하거나 실행하는 골프장이 나타나고 있다.

티잉그라운드나 페어웨이의 켄터키블루그래스를 조이시아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많으며, 티잉그라운드경우 전면 교체 외에도 켄터키블루그래스에 침투한 조이시아를 수년간 자연스럽게 우점시키는 방식으로 변경한 사례도 상당수다.


국내 초종 변경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제주 A골프장이 2008년 페어웨이 리뉴얼과 함께 켄터키블루그래스를 장성중지로 교체했다.

제주 B골프장은 2016년 페어웨이를 켄터키블루그래스에서 벤트그래스로 바꿨으며, C골프장은 2011년 국내에선 드물게 일부 코스에 시쇼어 파스팔륨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제주지역 코스관리자들은 그동안 한지형잔디로 조성돼 하절기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앞으로 기후변화 및 예산축소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조이시아나 버뮤다그래스 등 난지형잔디로 초종 변경을 적극 검토중이다.

내륙 남부 및 중부지역은 대부분 한지형잔디를 조이시아로 변경하고 있다. 경주 D골프장은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코스 티잉그라운드 전체를 신품종 조이시아인 세녹으로, 남해 E골프장은 2016년 한지형잔디 페어웨이를 조이시아로 교체했다.

군산 F골프장은 2017년에 페어웨이를 켄터키블루그래스에서 중지로 교체했다. 경기도 가평, 여주, 포천등 각각 한곳도 2~3년 전부터 페어웨이 한지형잔디를 중지로 교체했다.


미국 신품종 조이시아

제온(ZEON) 조이시아는 미국에서 개발된 신품종으로 특히 2016 리우 올림픽 골프코스의 티잉그라운드, 페어웨이, 러프에 적용돼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제온은 1996년 텍사스에 기반을 둔 잔디업체 블레이드러너팜즈가 개발한 조이시아 마트렐라(금잔디) 일종으로, 난지형이지만 내한성이 좋고 물과 비료가 기존 조이시아보다 30~40% 적게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세잎 질감과 진한 녹색을 지니고 있으며 가뭄과 그늘, 염분에 강하고 가혹한 환경에서도 잘 견딘다. NTEP 테스트에서도 전체 조이시아 중 부문별로 2~3위를 차지할 정도로 검증받았다.

현재 제온은 미국 다수 골프장에 도입돼 있으며, 국내 적용 사례는 없으나 동남아 골프장 20여곳에 도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태국 등에서는 수년전부터 정식 허가를 받아 잔디농장에서 제온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스텔라(STELLAR)는 가장 최근 개발된 신품종 으로, 미국 조이시아 육종 개량 전문가인 밀트 앵글키(Milt Engelke) 박사가 30년간 연구 끝에 만들어냈다.

조이시아 자포니카(중지·야지 등 들잔디)와 조이시아 마트렐라(금잔디) 장점을 모두 지녀 환경적응성과 부드러운 잔디품질이 특징이다.

테스트 결과 봄철 그린업이 3월부터 시작되고, 12월 초까지 엽색을 유지한다. 또 한번 활착되면 관수·시비·제초 등의 관리가 한지형잔디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요구된다.

엽폭이 얇으면서도 내한성이 좋아 월동에 문제가 없으며, 관리 상황에서 종자 결실을 하지 않아 꽃대가 보이지 않는다. 페어웨이에 적용할 경우 1~2주 빠른 그린업과 예지 시 쉽게 잔디 문양을 만들어내는 장점을 지닌다.


한국 신품종 조이시아

세녹·밀록은 단국대 최준수 교수 연구팀이 1991~1992년 사이 총 93개 한국잔디 지역종을 수집, 유전자원 확보 후 각종 분석과 교배, 변이 등을 통해 개발했으며 엘그린잔디(대표 이성호)가 공급을 맡고 있다. 20여년의 육종 연구개발을 거쳐 탄생하고 출시 후 10년 넘게 현장에 사용되며 품질이 검증된 신품종 조이시아다.

세녹은 잎이 섬세하고 진녹색을 띠며, 마디간 길이가 매우 짧아 밀도가 높고 낮은 초장을 지닌다. 수직 생장이 늦어 예지 요구가 낮고 대취 집적도 적다. 낮은 예고에도 밀도와 품질이 저하되지 않아 티잉그라운드에 적합하다.

밀록은 중세엽형으로 밝은 진녹색을 띠고 밀도가 높고 마디간 길이가 비교적 짧아 낮은 예지에도 좋은 품질을 유지한다.

세녹·밀록은 경주, 남서울, 88, 한성, 뉴코리아 등 전국 20여개 골프장에 도입 또는 테스트 중으로 일찍 도입한 곳은 10년 이상 사용돼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다.

M45·그라피아·C4그린·조이그린은 (주)한울(대표 윤정호)이 20년간 226종의 한국잔디 유전자를 확보해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계통분류를 한 뒤 골프장 및 운동장 잔디로 가장 우수한 4가지를 선발한 신품종 조이시아다.

M45는 짧은 초장, 좁은 엽폭, 높은 밀도 등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켄터키블루그래스의 단점을 극복해 관리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들어 페어웨이에 적합하다.

그라피아는 그린업이 빠르고 녹색기간이 특히 길며, 밀도가 치밀해 가뭄에 잘 견딘다. 병충해가 거의 없고 관수 및 예지 요구도도 낮다.

C4그린은 녹색기간이 길고 여름에 품질이 우수한 생육 습성을 보인다. 볼구름과 내답압성이 우수해 그린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밀도가 높고 색상이 우수해 페어웨이에도 좋다.

조이그린은 국내에서 발견된 한국잔디 변종으로 그린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여름철 벤트그래스 관리에 문제가 되는 곳에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