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하고 날카로운 스파이크 골프화 그린 훼손 치명적
딱딱하고 날카로운 스파이크 골프화 그린 훼손 치명적
  • 이주현
  • 승인 2018.10.1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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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밑창에 스파이크 적은
일부 제품에서 잔디 손상 여전

벤트그래스 그린 가장 취약
무른 그린일수록 피해 증가

골프화 바닥은 대개 돌기 모양의 소프트한 재질의 고무 스파이크지만 일부 제품은 칼날 형태의 강한 플라스틱 스파이크다. 특히 평평한 밑창과 적은 스파이크를 갖고 골프화는 상대적으로 심한 답압을 발생시켜 그린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잔디에 피해를 주는 특정 골프화 착용을 금지하는 골프장 안내문.

코스관리자에게 가장 괴로운 일중 하나는 그린이 손상되는 일이다.

평소 온갖 정성을 들여 관리하고 있는 말끔한 그린이 골프화에 의해 찢기는 것을 보는 일은 최악이다.

골프화가 잔디를 손상시키는 것은 금속 스파이크를 쓰던 시절 얘기라 생각할지 모르나, 불과 얼마 전에도 잔디 훼손이 심한 일부 골프화가 골프장에서 착용 금지된 바 있다.

지난해 국내 일부 골프장들은 홈페이지와 클럽하우스 게시판 등을 통해 A사 및 N사 특정 골프화 모델에 대해 착용을 금지하거나 자제를 부탁했다. 해당 골프화는 칼날 형태의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 스파이크로 잔디에 치명적 손상을 준다는 이유였다.

같은 논란은 외국에서도 있었다. 딱딱한 소재, 뾰족하거나 날카로운 스파이크를 가진 골프화로 인해 2013~2015년 사이 해외 여러 골프장에서 그린 잔디가 피해를 입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코스관리자들이 나서 골퍼들이 해당 골프화를 신지 않도록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 GCI는 2015년에 코스관리자 및 업계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7%가 최근 골프화들이 ‘매우 공격적’, 39%가 ‘공격적’이라고 답했다. 또 84%가 특정 모델을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골프화 제조사들이 잔디 손상은 감안하지 않고 경기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소재와 디자인을 사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제조사들이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최선이나, 앞선 논란에서도 별다른 조치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골프장과 코스관리자들이 어떤 골프화가 잔디에 많은 손상을 주는지, 손상이 많이 발생하는 잔디조건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 USGA는 2016년 봄 아칸소대학 원예학 더그 카처 교수와 미시간주립대학 식물학부 토양미생물과학 토마스 니콜라이 박사에게 의뢰해 골프화의 잔디 피해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아이디어는 1년 전부터 시작됐다. 카처는 “2015년 우리는 SNS와 코스관리자 온라인 게시판에서 새 골프화 모델에 대한 불만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카처와 니콜라이는 두 가지 주요 연구 목표를 세웠다. 첫째, 다양한 골프화를 살펴보고 이들이 금속 스파이크만큼 나쁜지 확인했다. 여기엔 매우 공격적인 밑창과 스파이크, 골프장 프로들이 하루 종일 신는 신발도 포함됐다.

둘째, 그린키퍼 관리작업 중 골프화에 의해 더 또는 덜 피해가 가는 관리법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를 위해 미시간과 아칸소주의 버뮤다, 벤트, 애뉴얼 블루 그래스 등 4가지 다른 그린에서 톱드레싱, 관수, 그루밍, 시비율 등을 살펴봤다.

실험결과 기본적으로 잔디마다 차이가 있었으며, 신발 역시 차이가 있었다. 핵심은 퍼팅표면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이를 잘 관리해 모든 골프화로부터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카처에 따르면 요즘 골프화는 예전 금속 스파이크만큼 많은 피해를 주진 않는다. 그렇게 보였던 이유는 오늘날 코스관리자들이 관리를 잘해 잔디가 더 좋아졌기 때문에 골프화로 인한 손상이 더 뚜렷하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스관리자는 부드러운 퍼팅표면을 만들었는데 일부 골프화의 스파이크 및 밑창 디자인이 너무 공격적으로 변한 것이다. 1990년대 이전에는 스파이크 마크에 대해 거의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으나, 오늘날엔 전보다 깨끗한 그린에서 이 것이 더 눈에 띄게 된 셈이다.

또 다른 발견은 가장 많은 골퍼와 코스관리자가 불만을 가진 골프화들이 평평한 밑창과 적은 스파이크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카처는 “그 골프화들은 다른 모델이 9개~11개의 스파이크가 있는데 반해 7개밖에 갖고 있지 않았다. 갯수가 적을수록 스파이크마다 걸리는 무게가 더 많아져 잔디에 더 공격적”이라고 설명했다.

골프화에 의한 잔디 손상 조사는 그린에서 30라운드의 골프를 시뮬레이션해 A에서 F까지 표면 손상 등급을 매기게 했다. A가 ‘걸었던 흔적이 보이지 않음’이라면 B는 ‘약간 자국이 보이나 퍼팅에는 영향 없음’으로 단계적 평가를 했다.

잔디 초종별로 손상을 평가한 결과 아칸소주 버뮤다그래스 그린은 공격적인 골프화에도 많은 손상을 입지 않고 생존할 수 있었다(아칸소에는 고온에 견디기 위해 버뮤다그래스 코스가 많다). 애뉴얼 블루그래스와 벤트그래스는 큰 차이가 없었다.

관수 및 배수도 피해에 영향을 미쳤다. 수분이 많을수록 더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가 많은 경우 내마모성 및 회복력을 위해 더 많은 관수가 필요할 수 있으나, 잔디는 경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건조돼야 한다.

이에 대해 카처는 “균형 있는 상태가 좋다. 대부분의 코스관리자들은 적절한 양의 물 사용을 위해 휴대용 측정기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