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 변경으로 새로운 작업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포인트
벙커 변경으로 새로운 작업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포인트
  • 이주현
  • 승인 2018.12.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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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이상의 벙커를 스마트하게 제거하는 방법

벙커 제거 기술은 설계가가 처음 그곳에 벙커를 왜 배치했는지 계획과 이해를 아는데서 시작한다. 또 특정 벙커를 제거하는 것이 경기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더 나아가 해당 홀을 벙커 없이 어떻게(더 쉽게나 어렵거나 같거나) 플레이할지까지 결정해야 한다.

벙커는 관리가 까다롭고 관리자원도 많이 소모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비용절감과 효율적 코스관리가 강조되면서 벙커는 조정 대상 리스트 최상단에 오르고 있다.

오늘날 많은 코스들이 리노베이션 등을 통해 벙커를 제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벙커가 없어짐으로 인해 관리는 쉬워지더라도 재미없는 코스가 돼 버리는 결과는 원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코스 미학과 설계상 의도를 유지하면서 벙커를 제거하는 방법을 알고 싶을 것이다. 이에 GCM은 마크 노보트니 CGCS가 갖고 있는 벙커 제거 노하우를 공개했다. 노보트니는 GCSAA 30년 회원으로 1996년부터 오하이오주 웨스트체스터GC의 슈퍼인텐던트로 일해오고 있다.


‘무엇을 위한 벙커였나’ 파악하기

웨스트체스터GC(18홀)는 지난 몇 년 동안 예산 압박으로 벙커를 제거했다. 세미프라이빗 코스로 1997년 조성된 이 코스는 마이클 허잔과 빌 커만이 설계했으며, 벙커는 73개로 당시엔 일반적 개수였다.

73개 벙커는 약 8174㎡를 차지하고 있었고 약 1520톤의 모래가 투입됐다. 우리는 각 벙커 수명을 7년으로 잡고 매년 10개를 리노베이션했으며, 이로 인해 217톤의 모래가 들어갔다.

그동안 웨스트체스터 인근에는 12개의 골프장이 만들어졌으며, 2008년 경기침체로 경쟁은 더 심화됐다. 문제는 벙커에 대한 고객 불만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보유한 모래의 총량을 줄여 컴플레인을 막을 필요가 있었다.

벙커 제거는 몇 년 동안 땅을 조각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코스 경기성에 대한 모든 골퍼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벙커 제거 기술은 설계가가 처음 그곳에 벙커를 왜 배치했는지 계획과 이해를 아는데서 시작한다. 볼 분실 방지 및 경기속도 향상에 도움이 되는 페널티였는지, 인접 시설을 보호했는지, 조정을 위해 사용했는지, 페널티를 위한 것인지, 작은 나무들이 자라나 마침내 벙커가 쓸모없게 됐는지 등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봐야 한다.

또 특정 벙커를 제거하는 것이 경기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더 나아가 해당 홀을 벙커 없이 어떻게(더 쉽게나 어렵거나 같거나) 플레이할지까지 결정해야 한다.

이는 벙커샷이라는 어려움이 제거되면서 다른 형태의 도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2010년 1월 필자는 커만의 사무실을 찾았다. 목표는 코스의 모래 양을 50% 줄이는 것이었고, 이는 우리가 벙커에 이전보다 절반 정도의 시간만 투자할 수 있다는데 근거했다. 커만은 원래 설계의 난이도에 큰 영향 없이 벙커를 줄일 수 있는지 판단하는데 도움을 줬다.

원래 설계자에게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역 코스설계가를 찾는 것이 좋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스 상황을 평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며, 필자 역시 최근 잔디 세미나에서 두명의 설계가가 벙커 제거에 대해 친절하게 도움을 줬다.


제거 전 준비해야 할 것들

준비작업으로 먼저 당신을 가장 슬프게 하는 벙커를 골라보자. 당신이 작업하기 싫어하는, 또는 동료가 싫어하는 벙커다. 이것이 골퍼도 싫어하는 곳이라면 이상적이다.

그 다음 벙커에 가서 사진을 찍는다. 여러 이유로 엉망이 됐겠지만 사진을 이용해 이 지역이 어떻게 생겼으면 좋을지 시각화할 수 있다. 이때 포토샵과 같은 사진 편집 도구로 이미지를 조정하면 도움이 된다.

이제 제거 예정인 벙커를 움푹 팬 채로 둘 건지, 평평하게 채우거나 마운드를 만들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 벙커가 있던 곳을 평평하게 두지 않는다면, 추후 카트 진입 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운영 중인 카트의 매뉴얼을 참고해 등판각도를 확인하고 경사가 그보다 심하지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음 단계로 벙커 제거 시 관리작업이 줄어들고 기존 장비로 유지보수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지역을 어떤 장비를 사용해 깎고 있었는지 생각해 보면 된다.

필자는 보통 러프모어를 위해 부드러운 페어웨이 벙커를 만들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벙커 변경으로 인해 새로운 작업거리를 만들어선 안된다는 점이다.

필자는 모래를 대체할지, 잔디를 옮길지에 관계없이 모든 벙커 프로젝트를 작은 리노베이션으로 간주한다.

간단히 말해 오래된 모래를 꺼내고, 배수시설을 제거·수리·대체하고, 벙커엣지를 평범한 가장자리로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래를 남길지 없앨지는 상부와 협의해야 한다.

모래를 없앤다면 벙커엣지는 바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목재로 기존 경사면을 따라 바닥에 닿기까지 직선거리로 설치한 뒤 해시마크를 칠하고 목재 경사값이 카트 등판능력보다 크지 않은지 확인한다.

만약 너무 높다면 경사를 낮추는 작업을 해야 한다. 경사지역은 자리 잡히기 전까진 경사나 높이가 유지될 수 있게 자주 확인해 줘야 한다.


자원·시간·노동력 절감 효과 커

이제 재미있는 시간이 남았다. 윤곽이 자리 잡히면 벙커가 제거된 곳은 잔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토양을 다지고 시비를 하고 잔디를 가급적 직선 패턴으로 식재한다. 이때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은 평평한 곳에 배치하고, 베테랑들은 엣지 부분의 세밀한 컷인 작업을 처리한다.

경사에 잔디를 쌓을 때 개인적으로 경사 상단 가장자리의 기존 잔디에 인접한 엣지에 가능한 한 많은 큰 뗏장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작은 뗏장은 경사지에서 빨리 말라버리기 때문이다.

식재가 끝나면 충분히 관수하고 카트가 다닐 수 있게 뿌리내릴 때까지 관리한다. 우리의 경우 2주정도만에 리노베이션된 지역을 공개했지만 카트 출입은 1~2달 동안 더 기다렸다.

이러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웨스트체스터에서 35개의 벙커를 제거했으며, 남은 38개의 크기도 줄였다. 이로 인해 코스에서 모래를 40% 줄였으며 예지작업 시간 50%, 벙커 정리 노동력도 80% 줄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골퍼들은 처음엔 벙커가 많은 코스만큼 힘들다며 회의적이었으나, 남은 벙커에 모래가 덜 들어가고 벙커 관리가 더 잘된다는 것에 감사하게 됐다. 코스관리 직원들은 침식 우려 감소, 트리밍작업 감소 등의 혜택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벙커 제거 전 체크해야 할 것들을 상기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벙커의 목적을 이해할 것.

▲코스 설계가에게 자문을 구할 것.

▲경기성에 대해 어느 정도 영향을 원하는지 결정할 것.

▲제거 후 유지관리가 덜들어가고 기존 장비로 관리할 수 있는지 확인할 것.

▲경사도가 카트 운행에 적정한지 확인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