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 코스관리를 있게 한 것들
오늘 날 코스관리를 있게 한 것들
  • 이주현
  • 승인 2018.12.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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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관리 고급정보 접근 쉬워 지대한 영향
혁신적 기술 개발 그린키퍼 부담 덜어줘

골프코스 관리는 골프장이 생긴 이후부터 존재해 왔으며, 코스의 핵심인 잔디와 그와 관련된 시설을 관리한다는 기본 개념은 큰 변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관리 방법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마 초기의 코스관리는 모두 농업과 관련된 기술 및 도구를 이용해 이뤄졌을 것이며, 골프와 골프장의 성장과 함께 코스관리가 하나의 분야 또는 산업으로 분리돼 자리 잡아온 것이다.

이제는 일반 농업과 코스관리에 사용되는 기술이나 도구들이 상당수 분리돼 있다. 각종 관리장비나 농약·비료 등도 골프장용 또는 잔디용이 별도로 개발·출시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잔디 역시 골프에 적합한 품종이 연구되고 그린키퍼, 슈퍼인텐던트 등으로 불리는 코스관리 전문 직업도 생겼다.

그동안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들이 무수히 많겠지만, 현대적 코스관리를 있게 한 변화 중 코스관리자들에게도 기억에 남을만한 몇 가지를 추려 보았다.


신품종 잔디
기후변화·물 사용량 줄일수 있는 품종 주목

사실 코스관리자 부담을 가볍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품질 좋고 관리가 편한 잔디를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학계, 업체, 기관 등에서 많은 신품종 잔디들이 개발됐으며, 최근에도 기후변화 등 달라지는 관리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잔디들이 나오고 있다.

신품종 잔디의 개발 방향은 대부분 경기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기후변화, 병해충 등에 강하고 관리자원(특히 물)이 적게 드는데 맞춰지고 있다.

그린은 1세대 벤트그래스 펜크로스(Penncross)에서 Penn A-1, T1, CY-2 등 1980~1990년대 많이 개발돼 검증을 마친 2세대 품종이 주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2000년대 이후 선보인 3세대 벤트그래스를 적용한 골프장도 나오고 있다.

페어웨이는 켄터키블루그래스의 경우 단일 품종에서 여러 신품종을 블렌드해 교차 저항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 및 우리나라 일부 지역의 경우 기온 상승·물 부족 등으로 신품종 조이시아로의 초종 변경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해마다 다수의 신품종 조이시아를 선보이고 있으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골프장들이 한지형잔디에서 조이시아로 초종을 바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다양한 신품종 조이시아가 개발돼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관리 부담이 적은 신품종 한지형잔디도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인터넷 정보
필요한 정보는 언제든 검색 대응 빨라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두꺼운 책자(발행된 지 몇 년이나 지났을지 모를)를 뒤지고, 발생한 병해충에 맞는 약제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코스관리자는 컴퓨터에 앉거나 스마트폰을 들기만 하면 방대한 관리 및 제품 정보를 만날 수 있다. 전문 연구기관 및 협회는 최신 연구결과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각종 관리작업에 필요한 장비, 병해충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 등을 온라인으로 순식간에 검색해 살펴볼 수 있다.


코스관리 전문교육
구전으로 배우던 기술 이제는 전문교육 공부

코스관리를 순전히 상급자에게 구전으로 전수받거나 현장에서 직접 겪어 보는 수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코스관리자가 되고 싶다면 학생 때부터 코스관리 전문학교, 교육과정 등을 밟을 수 있으며 수시로 세미나, 포럼 등이 열려 최신 코스관리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겐 풍부한 경험을 가진 그린키퍼 선배들이 있고, 각 코스관리 각 분야에서 수많은 연구와 지식을 쌓은 전문가들이 학계, 연구기관, 전문업체 등에 포진해 있다. 이들 모두가 당신을 도울 준비가 됐다. 배울 준비가 됐다면 말이다.


골프화 소재
날카로운 금속 스파이크 퇴출도 잔디보호 한몫

옛날 골프화의 금속 스파이크는 코스관리자들에겐 재앙이었다. 그 딱딱하고 날카로운 스파이크는 그린에 큰 상처를 줬으며, 심지어 클럽하우스 바닥까지 피해를 입혔다.

21세기로 오면서 ‘금속 악마’들은 퇴출됐고, 이제 골퍼들은 플라스틱 소재 스파이크나 아예 스파이크가 없는 골프화를 신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특정 소재 및 모양의 스파이크를 가진 골프화가 잔디에 손상을 준다는 논란이 일었고, 이제 골프장들은 이들 골프화를 적극적으로 막아서고 있다. 골프화는 가끔 코스관리자에게 애를 먹이긴 해도, 지금까지는 전보다 코스관리에 긍정적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생장조정제
깎기 횟수 대폭 줄여 관리비용·노동력 절감

이제는 코스관리자 중 생장조정제(PGR, Plant Growth Regulator)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작물은 잘 크면 좋다는 인식을 가진 일반인들에게 식물 생장을 억제시킨다는 개념은 이상하겠지만, 잔디를 이용하는 모든 스포츠 중 가장 짧게 잔디를 유지해야 하는 골프에선 생장조정제의 등장은 몹시 반가운 일이었다.

그동안 깎는 것 외엔 잔디 길이를 조절하는 확실한 방법을 갖지 못했던 코스관리자들에게 생장조정제는 많은 혜택을 줬다.

당연히 코스관리에서 가장 큰 작업인 예지 횟수를 대폭 줄여 비용과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게 했고, 예고를 높이면서도 기존과 같은 그린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예지작업을 하기 힘든 상황의 코스나 대회를 준비하는 곳에선 거의 필수품이 되고 있으며, 일부 이종잔디 억제로 잡초 방제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스피너 배토기
작업속도 빠르고 소토사 배토에 탁월한 효과

예전에 모래를 그린에 뿌리는 일반적인 방법은 소형 자주식 배토기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배토기는 통기작업 후 톱드레싱엔 좋았으나, 가벼운 배토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어렵고 느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피너 배토기의 등장은 톱드레싱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회전하는 스피너에 모래를 보내 뿌리는 작동방식은 작업속도를 빠르게 하고 가벼운 배토도 쉬워졌다. 또 이들은 페어웨이 톱드레싱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통기장비
거듭되는 장비 개량으로 깔끔한 결과물 자랑

1980년대 초반까지 에어레이션 장비는 지금 코스관리자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느리게 작동했다.

요즘도 작업을 빨리 마치기 위해 에어레이터를 품앗이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옛날 통기작업은 엄청난 인내심을 필요로 했을 것 같다.

장비가 개량을 거듭하면서 요즘 에어레이터는 빠르게 작업하면서도 깨끗한 결과물을 자랑한다.

타인 역시 유공·무공이나 다양한 크기로 제작돼 작업 목적 및 환경에 맞춰 사용할 수 있게 세분화되고 있다.


정밀 시약장비
적정 약량을 균일하고 섬세하게 살포

코스에 약제를 처리할 때 과수원용 핸드건을 사용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우리에겐 넓은 면적에 빠르게 살포할 수 있게 트럭, 작업차 등에 탑재할 수 있는 커다란 시약장비가 있고, 그린에 섬세한 살포를 할 수 있는 소형 시약장비도 나왔다.

요즘 정밀 시약장비들은 설정만 잘 해준다면 필요한 만큼 균일한 살포를 해준다. 심지어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설정된 지역에 정확하게 약제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도 등장했다.


그린롤러
답압 부작용 거의 없고 빠른 그린에 고객 만족

1980년대 초에 처음 등장한 그린 롤링작업은 어느 골프장이나 바라는 부드럽고 빠른 퍼팅 표면을 만드는데 혁신을 불러온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아마 처음에는 답압을 가장 두려워하는 그린에 무거운 롤러를 굴린다는 게 큰 모험이라 생각됐을 것이다.

그러나 연구 결과 롤링이 그린 답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음이 증명됐고, 이제 퍼팅 표면 품질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예지 빈도도 줄여주는 관리방법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제 롤링은 그린뿐만 아니라 페어웨이나 다른 코스지역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에 맞춘 다양한 롤러 장비들이 개발돼 코스관리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오버시딩기
갱신+파종+다짐 결합된 형태 동시 작업

오버시딩은 과거 겨울철 골프장 영업을 위한 옵션정도로 여겨졌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몇 년간 뗏장 형태의 잔디 공급 부족 현상으로 초종 변경의 한 방법으로 오버시딩을 검토하는 골프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파종방식과 장비에도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예전에는 종자를 단순 살포하거나 갱신장비로 작업 후 파종기를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땅속으로 정확한 종자 투입이 어려웠고 발아율도 낮았다.

그러나 최신 오버시딩기는 갱신+파종+다짐이 동시 작업돼 마치 땅을 파고 종자를 넣고 다시 땅을 덮는 것과 같은 원리로 효율을 대폭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