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많이 준다해도 신규 인력들 “힘든 일은 싫어”
연봉 많이 준다해도 신규 인력들 “힘든 일은 싫어”
  • 이주현
  • 승인 2019.04.1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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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스관리 인력난의 현주소

미국 뉴캐슬GC 코스관리팀 직원은 지난 11년간 25% 줄었다. 최저 임금만 문제가 아니다. 예산을 더 마련해 고용할 돈이 있어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각종 고용사이트, SNS, 채용박람회 등 모든 채널을 활용하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계 없음).

최근 골프코스 관리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기후도 병도 아닌 ‘인력’이다. 신규 코스관리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어렵고, 이를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미국도 다를 게 없는 상황이다. 경쟁 업계에 비해 낮은 임금, 신규 인력의 무관심, 날로 커지는 인건비 부담 등 다양한 문제와 싸우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진단을 위해 GCSAA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통계 결과와 함께 여러 코스관리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GCM을 통해 전했다.


노동시장 ‘나쁘다’ 6년만에 3배

설문조사는 총 600명의 회원에게 전달돼 이 중 369명이 응답했다. 결과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어두웠다. 응답자 중 대다수는 직원 이직률이 문제라는데 동의했으며, 지난 2년간 코스관리 직원 고용 유지가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또 74%의 응답자들이 코스관리 직원을 찾고 고용하는 과정이 어렵다고 답했다. 가장 우울한 통계는 2012년에만 해도 업계 노동시장에 대해 19%만 나쁘다고 답했으나, 6년만에 63%로 뛰었다는 점이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화이트칼라보다 블루칼라 근로자가 부족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관리 인력조사 결과 역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다.

고용 유지가 가장 어려운 직원을 묻는 질문에 74%가 ‘코스관리팀원·장비운영자’라고 답했다.

이는 부팀장(19%), 관개전문가(15%), 방제기술자(13%), 장비관리자(13%)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캔자스주 엘크하트의 포인트록GC 슈퍼인텐던트 케빈 슈크는 이 문제를 여실히 체감하고 있다. 그는 현재 코스의 유일한 정규직이기 때문이다.

원래 클럽하우스와 코스관리에 1명씩 정규직이 더 있었으나 각각 은퇴, 이사로 퇴사했고 9홀 시립 코스는 이제 더 정규직을 채용할 여유가 없다.

따라서 슈크는 지역 인력풀에서 파견된 시간제 인력으로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3명을 뽑고 싶은데 온 지원서가 2장뿐이라 2명만 뽑은 적도 있다. 운 좋게도 은퇴자 몇 명을 고용해 숨통을 틔운 적도 있으며, 그가 중학교 농구 코치를 맡고 있어 거기서 알게 된 학생들을 성인이 된 후 고용한 적도 있다. 물론 그들은 몇 년간 열심히 일하고 다른 길을 향해 떠났다.


‘업무 강도에 비해 임금 적다’ 인식

인력난은 인구가 적은 지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시애틀 외곽에 위치한 뉴캐슬GC 스콧 펠프스 CGCS는 “지난 2~3년간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곳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15~16달러(약 1만7000~1만8000원)로 높은 임금 압박에 인력 고용이 쉽지 않다. 그는 36홀 코스 관리를 위해 38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나 지난 여름 단 일주일 동안 이 숫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 코스관리팀 직원은 지난 11년간 25% 줄었다. 최저 임금만 문제가 아니다. 예산을 더 마련해 고용할 돈이 있어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각종 고용사이트, SNS, 채용박람회 등 모든 채널을 활용하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 위치한 27홀 회원제 코스인 솔즈베리CC의 제프 할러데이 CGCS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는 골프장보다 2~3달러를 더 줄 수 있는 아웃소싱 및 조경업자들과 경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18년 전 처음 골프장에 왔을 땐 외국인 이주 노동자가 많았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이주 노동자가 찾아와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한때 그들을 14명까지 고용했었지만 지금은 3명만 남았다.

할러데이는 업무 포지션을 없애고 임금을 올리고 보험, 유니폼, 식사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다양한 방법으로 시간제 근로 교대시 발생하는 공백을 채우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주말 업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

뉴멕시코주 아테시아CC 맷 어번도 노동시장에서 코스관리자가 처한 어려움에 공감한다. 그는 “월마트 카트 정리요원도 시간당 15달러를 벌 수 있다.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 초반 출생자)는 우리 업계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코스 예산에서 인건비로 나가는 돈이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코스에 써야 하는 작업 관련 예산도 임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아테시아는 그나마 수익을 늘리고 있어서 다행이나 그렇지 못한 골프장은 인건비에 더 예산을 추가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고객 감소로 이어져 악순환에 빠질 것이다.


인재 감소추세 둔화됐으나 역부족

코스관리 인력난은 인재양성 측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불과 5년 전부터 코스관리자의 주요 인재풀 중 하나가 빠르게 말라가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2014년 GCSAA가 미국 잔디학교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잔디 프로그램 등록이 현저히 감소 추세를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2018년 조사에선 다행히 감소 추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지난 10년간 잔디 프로그램 등록자 수가 어떻게 바뀌었나?’는 질문에 응답자 중 70%가 2004년보다 줄었다고 답했고 증가했다는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54%가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23%는 2014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했다. 나머지 23%는 비슷하다고 답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코스관리가 학생들에게 더 관심분야로 꼽힌 것도 희망적인 부분이다. 잔디 프로그램 등록 학생 중 85%가 코스관리에 가장 관심있다고 답했으며 스포츠잔디(64%), 조경(31%), 잔디연구(15%), 기타(15%) 순이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사실은 지난 5년 동안 온라인 과정에 대한 참여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38%가 자신이 수강하는 잔디 프로그램이 온라인 과정을 제공한다고 답했으며,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그동안 60%나 증가했다.


저숙련 노동자층 더 나은 일자리 찾아 떠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웨이크포레스트대학 교수인 스포츠경제학자 토드 맥폴은 GCSAA 조사결과를 보고 “우울한 숫자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얼마나 역동적인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6~7년 전과 비교해 상황이 많이 다르고, 특히 저숙련 노동자들을 코스에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도 그렇다”며 “2012년에는 실업률이 9%를 밑돌았으나 지금은 3.5%다. 이러한 현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관리에서 대부분이 고용 및 유지가 가장 힘들다고 말한 코스관리팀원·장비운영자가 이 업계에서 가장 입문단계 포지션이라는데 주목해야 한다.

즉 실업률이 낮아진 만큼 저숙련 노동자들에게 지난 몇 년간 기회가 많았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코스관리 외에도 더 안전하고 보수가 좋은 다른 일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미래 코스관리 로봇의 역할 많아질 것

맥폴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만병통치약은 없다고 말한다. 조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여러 대안들도 장단점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은퇴자가 인력 손실을 메웠다고 칭찬했으나 일부는 그러한 방법을 혹평했고, 어떤 코스관리자들은 학생 근로자를 칭찬했지만 다른 이들은 그들의 직업윤리를 아쉬워했다.

또 외국인 임시취업비자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곳도 있었으나 어떤 곳은 도움이 되기보단 오히려 골치 아프다고 했다.

그는 미래에 로봇이 고용유지가 힘든 자리를 메워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 로봇 모어가 장비운영자를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