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코스’ 추구한 위대한 설계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코스’ 추구한 위대한 설계가
  • 이주현
  • 승인 2019.05.0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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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 다이(Alice Dye)를 기리며···

남편 피트 다이와 동등했던 파트너·협력자
여성·애버리지 골퍼 위해 프론트티 첫 설계

여성 최초의 코스 디자이너인 엘리스 다이는 남편인 피트 다이와 함께 TPC 소그래스와 휘슬링 스트레이츠, 키아와아일랜드 오션코스, PGA 웨스트, 크룩드 스틱 등 명문코스를 함께 설계했다. 사진은 다이디자인 홈페이지에서 피트 다이와 앨리스 다이에 대한 소개.

‘골프코스 설계의 퍼스트레이디’ 앨리스 다이(Alice Dye)가 지난 2월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인디애나 폴리스 출신으로 1970년 커티스컵 우승과 1978·1979년 US 시니어 여성 아마추어 대회 우승 등 뛰어난 아마추어 골퍼였다.

올랜도 롤린스 칼리지 의예과 재학중 같은 학교에 다니던 피트다이를 만나 결혼했다.

이후 그는 남편 피트 다이와 함께 수많은 코스들을 설계하며 최초의 여성 코스설계가로 명성을 날렸다.

특히 1959년 엘도라도CC를 시작으로 17번홀 아일랜드 그린으로 유명한 TPC 소우그래스, 하버타운골프링크스, 키아와아일랜드 오션코스 등이 대표적이다.

또 여성 골퍼를 위한 설계에 힘써 1970년대 초 ‘Two Tee System for Women’을 출간했으며 1997~1998년에는 여성 최초로 미국 코스설계가협회(ASGCA)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1970년대 당시에는 레귤러와 챔피언 티 두 종류의 티 밖에 없었다. 즉 남성의 실력을 기준으로 해 당시 점차 늘어나고 있던 여성 골퍼를 배려하지 않았다.

이 때, 앨리스가 많은 골프 관계자들의 반대를 뒤로 하고, 여성을 위한 포워드 티를 고안했다. 포워드 티는 이제 현대 골프장 어디에나 필수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ASGCA는 협회에서 발행하는 코스설계 전문매체 BY DESIGN을 통해 그녀를 추모하는 여러 코스설계가들의 말을 전했다.

ASGCA 전회장인 리 슈미트는 1970년 피트 다이와 일로 만난 자리에서 앨리스를 처음 보았다. 그때 그는 앨리스가 단순히 피트의 아내가 아니라 그들이 하나의 파트너십으로 조직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내가 특정 날짜에 부지에 방문하기 위해 피트에게 전화를 걸면 그는 ‘앨리스에게 확인해 봐야겠다’고 말하곤 했다. 간단히 말하면 엘리스가 말하면 피트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귀 기울였다”고 말했다.

슈미트에 따르면 앨리스는 피트가 모든 그린에 어프로치할 수 있는 길을 여는데 큰 제안자 역할을 했다.

그녀가 피트에게 “모든 골퍼들이 니클라우스처럼 플레이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피트 다이는 종종 너무 어려운 코스를 설계해 비판받지만, 그들은 앨리스가 대부분의 홀에서 플레이 옵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는 사실을 알진 못할 것이다.

보비 위드는 앨리스가 피트의 동등한 파트너, 기여자, 협력자였다고 말한다. 그가 피트와 롱코브CC에서 함께 일할 때 앨리스는 피트의 설계를 비평하곤 했다.

그리고 그녀가 하는 비판은 피트가 더 잘하도록,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 밀어붙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고 그들이 하는 일의 기반이었다.

위드는 “두 사람의 역동성을 관찰하는 것이 그들과 함께하며 얻은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피트로부터는 경계를 넓히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혁신을 멈추지 않는 것을 배웠으며, 앨리스에게선 지혜로운 조언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말했다.

빌 쿠어는 “여성 골퍼를 위한 운동가이자 개척자였지만 그 전에 코스설계의 운동가이자 개척자였다”고 말했다.

쿠어에 따르면 앨리스는 피트의 설계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두 사람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앨리스가 코스설계에 매우 중요하고 영향력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는 단순히 레드티를 고안한 것을 뛰어넘는 것이며, TPC 소우그래스 17번홀과 하버타운 13번 그린 등은 그녀가 피트에게 영향을 준 무수한 길 중에서 두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1970년대 초 두 사람과 함께 일했던 쿠어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앨리스가 그를 가족처럼 대했다고 소회한다. 그는 “그녀는 내가 골프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키는데 있어 피트만큼이나 영향을 미친 멘토였다”고 말했다.

여성 코스설계가인 얀 벨 얀은 “앨리스는 리더십의 본보기였다. 유명한 아마추어 골퍼이자 남녀 애버리지 골퍼의 관찰자였다”며 “코스설계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코스설계가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포워드티 기준 미국 코스 평균 길이가 5800야드였을 때 여성을 위한 2개의 티 시스템을 제안했고, 여기서 애버리지 여성골퍼는 4800~5400야드가 적절하다고 했다.

이로 인해 많은 코스설계가, 골프장 오너 및 운영자들이 더 많고 공평한 티를 추가해 애버리지 및 초보 골퍼에게 골프를 더 재미있게 해줬다.

그녀는 골프를 즐기지 않는 사람과 애버리지 골퍼에게 적극적으로 멘토를 자처했고, 애버리지 여성골퍼의 대변자였다. 대부분의 초보 골퍼는 실력있는 골퍼와 라운드하길 두려워하지만 이 장벽을 깨뜨리려 애쓴 사람이 바로 앨리스다.

코스설계에 있어선 피트와 페리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것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 홀은 플레이할 수 없으니 다시 만드는 것이 좋겠어”라며 정확하게 말하지 않음으로써 상상력을 자극시켰다.

큰 아들 페리는 “어머니는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는 설계철학을 갖고 있었다”며 “믿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어떻게 플레이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남편 피트 다이(93세)는 현재 생존해 있으나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부부의 두 아들 페리 다이와 폴버크 다이, 막내인 딸 신시아 맥거리 역시 모두 코스 디자이너로 활동중이다. 특히 장남 페리다이는 천안 우정힐스GC와 제주 캐슬렉스, 막내딸 신시아는 여주 페럼GC와 청원 이븐데일GC를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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