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허잔 Golf Course Architecture 54] 보기엔 어렵지만 플레이 하기엔 쉬운 코스
[마이클 허잔 Golf Course Architecture 54] 보기엔 어렵지만 플레이 하기엔 쉬운 코스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19.07.0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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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함의 근원들(Roots of Ugliness)

사람들은 잠재적 위험 징후를 알고 그에 걸맞은 조치를 취하는 정교하게 발달된 사고 과정이 있기 때문에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징후는 사람들의 안전 체계에 주의를 환기 시킨다. 그래서 이를 ‘추함의 근원들’이라고 해왔다.

골다이는 사람들에게 잠재적 위험을 알리는 요소들을 혼란스런(confusing) 요소, 기형적(monstrous) 요소, 통제불능(ungovernable) 요소로 분류했다. 혼란스러움이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마음의 상태다.

골프코스에서 티쪽으로 걸어가면서 공략선에 대한 표시가 전혀 없이 넓게 펼쳐진 페어웨이를 바라볼 때 이런 혼란스러움이 생길 수 있다. 그런 모호함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행동에 대한 의문, 불안 초조감을 일으키게 된다.

다른 예로는 정형화된 시각적 양상이 갑자기 깨질 때 어떤 책략이 숨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사람들이 혼란스럽게 되는 경우가 있다.

골프코스에서 이러한 리듬의 파괴는, 예를 들면 홀마다 경계가 분명한 벙커들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모래땅의 작은 부분이 눈에 띨 때 일어난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훨씬 더 큰 벙커인데 눈에 잘 띄지 않게 해둔 것이라고 금방 의심하게 된다. 그런 미혹함들이 골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면 어떤 해저드는 감추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추함’의 두번째 부류인 ‘기형적’ 요소는 공인된 기준과 일치하지 않는 어떤 형태를 가졌으며, 그 형태 차이가 사람들의 안전 체계에 경각심을 주는 것이다.

소파에 앉은 작은 고양이는 귀엽지만 호랑이 만큼 큰 고양이는 무섭다. 골프에서 4000m²(1210평)가 넘는 그린은 기형적이며, 길이가 180m나 되는 모래지역이나 벙커도 마찬가지다.

각 장치 규모가 주위 환경과 동떨어질 때 경각심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어떤 요소를 큰 규모로 해야할 당위성이 없다면 시각적으로도 추하게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 문화는 사람들이 사물을 비교할 수 있는 기준 척도를 갖게 해주었다. 한 낮 태양 크기 같은 척도는 인간이 아는한 변치 않았다. 고향에 있는 건물들의 높이와 같이 세대마다 기준이 달라지는 척도도 있다. 오래된 기준일수록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준다. 예상하던 치수를 벗어날 때 기형으로 보인다.

골프에서도 낙구지역(landing area), 목표지역(target area) 그리고 그린과 같은 골프요소들의 예상치수에 대한 최소 허용기준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공정한’ 샷을 하기에 너무 작을 때 골퍼를 불쾌하게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은 얼마든지 추함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골프코스 설계관점에서 볼 때 요소들이 평소 예상되는 규모보다 너무 크거나 작을 경우 골퍼들이 느낄 수 있는 불안감을 완화해주는 것이 설계자가 해야 할 일이다. 대부분 골퍼들은 그 요소들이 대칭을 이루고 균형을 존중하며 질서정연함을 요구하므로 설계자는 이 요소들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들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골프코스가 자연스런 풍경으로 보이지 않고 구조적으로 보이기 쉽다.

추함의 마지막 부류는 제어력 결핍과 무질서라는 위협으로 나타나는 ‘통제불능’ 요소다. 골프코스에서 이 요소들에는 식물들의 무절제한 성장, 너무 빡빡한 덤불, 또는 깊이 침식되어 허물어진 개울둑 형태가 해당될 수 있겠다.

‘혼란’스럽거나 ‘기형적’이거나 ‘통제 불능’ 요소는 사람의 생존 본능적 메커니즘을 위협해 불안감과 혐오감의 근원을 만든다. 그러한 통찰력이 있는 설계자들은 이와같은 영향들을 깨닫고 이들을 슬기롭게 이용해 그들이 설계한 코스를 보기에는 어렵고 플레이 하기에는 쉽게 만드는 방법인 안전함과 불안감의 이상적 배경을 성취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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