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두 칼럼] 미국 골프의 자존심 페블비치
[하종두 칼럼] 미국 골프의 자존심 페블비치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19.08.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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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포함 총 6회의 US Open이 열린 페블비치는 세계 100대 코스 상단에 이름을 올리는 명문코스다.

골퍼들의 ‘버킷리스트’에 단골로 들어가고, 잭 니클라우스(미국) 역시 “죽기 전에 단 한 번의 라운드를 한다면 나는 당연 페블비치를 선택할 것”이라고 서슴없이 말한 곳이다.

그런데 골퍼라면 꼭 한번은 방문하고 싶어하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명문 코스 페블비치를 두고 한국골퍼들에게는 호불호가 있는 듯 하다.

직접 라운드를 해본 지인들은 말하기를 한국에서는 자주 접하기 어려운 시사이드코스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평생 한번은 꼭 라운드를 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골프코스가 맘에 들고 안들고는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고 주관적인 것이니 맞다 틀리다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페블비치는 골퍼이거나 골퍼가 아니거나 미국인들에게는 자부심 그 자체라는 사실이다.

페블비치는 캘리포니아 몬테레이반도에 자리 잡아 일단 태평양 절경이 감탄사를 자아내는 곳이다.

모스 부호 발명가인 S. 모스의 손자 새뮤얼 모스가 마차를 타고 지나다가 이 곳의 수려한 경관에 반해 윌리엄 크로크라는 재력가와 합세해 골프장을 완성했다.

당시 아마추어챔피언이었던 잭 내빌이 설계와 시공으로 1919년 개장했다.

내빌의 디자인은 해안선을 따라,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시사이드코스에 초점을 맞췄다. 거의 모든 홀에서 태평양의 넘실거리는 파도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페블비치에도 우여골적이 많았다. 특히 1990년 전후 더욱 그러했다. 당시는 일본의 거대 자본이 미국에 진출했는데, 이 때 페블비치도 일본자본에 매각되는 수모를 겪게된다.

일본인 ‘미노리 이수타니’는 페블비치를 인수하기 위해 1990년 자산관리회사 Lone Cypress Company를 설립했다. 당시 가격은 8억4100만 달러(한화 1조 내외)였다.

1919년 개장 이후 미국 골프역사의 한 축이 된 페블비치는 외국 자본, 특히 아시아 국가에 매각 되었다는 사실은 당시 미국에서 충격 그 자체였다.

매각 후 페블비치 운영은 그렇게 순탄치는 않았다. 외국 자본에 의해 운영되던 골프코스는 더 이상 미국인의 자존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예전만큼 그 명성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서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수 많은 노력이 시작되었고, 결과적으로는 1999년 영화로 나올 법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 영화계의 거물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골프계의 전설 아놀드 파머,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 스포츠 영웅 피터 어버로스 등이 의기투합해 페블비치를 다시 매입하게 된 것이다.

단순 미국 자본이 아닌 잃어버린 자존심을 미국 문화의 영웅들이 되찾아 미국인의 품으로 돌려 주었다. 그 당시 지불된 비용은 1990년보다 오히려 2백만 달러 낮은 8억2200만 달러였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한 골프코스가 일본자본에 매각되고, 이를 다시 스포츠 문화 영웅들이 다시 매입하여 미국인 자존심을 다시 되 찾았다.

이는 페블비치가 단순 골프코스가 아닌 하나의 골프 대명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유행과 코스의 수준이 아닌 하나의 자존심으로 여겨지는 페블비치는 외부의 경쟁 코스들 도전에도 그 명성은 떨어지지 않는다.

명문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코스 설계도 중요하고, 공사와 운영, 그리고 회원도 중요하겠지만 그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있고, 역사가 있는 코스가 명문코스를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할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얼마전 필자는 운 좋게 페블비치 국제 마케팅 이사와 만날 수 있었다. 골프 변방 한국에서 골프산업에 종사한다는 이유만으로 미팅을 요청했다.

단순히 형식적 인사 정도가 아니라 진정성이 느껴질 정도로 리조트 전반에 걸쳐 설명해 주었고, 한국과 사업을 연계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페블비치는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미국인의 자부심을 지킬 수 있는 코스역사와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길을 찾는 페블비치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코스임은 분명하다.


JDGA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