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적이거나 가파른 경사는 비싼 인력으로 유지관리를 해야 되므로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없애는 것이 좋다.

가장 우수한 현대적 설계자의 설계조차 그 설계 의도가 시공에 그대로 반영된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손으로 잔디 깎기를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각적으로 위협적인 효과를 얻기위해 벙커 모래면을 승용식 벙커 정리기를 사용할 수 있는 깊이보다 더 깊게 만들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시각적 영향과 어쩌면 추억의 제공을 위해 유지관리 용이함을 희생할 수 있다. 코스관리자들은 대부분 설계의도를 분명히 이해하고 유지관리비를 더 들이더라도 이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현대 골퍼들은 대부분 코스 형태가 자연스럽기를 기대하므로 설계자는 갑작스런 윤곽변화를 주려고 해서는 안된다. 기하학적 형상은 골프코스의 자연스러움에 대한 기대에 비해 너무 딱딱하고 하드에지(hard edge:기하학적 도형과 선명한 윤곽의 추상회화) 영향을 띠게 한다.

자연에는직선이 거의 없다. 타원형, 원, 정사각형, 직사각형, 또는 정육면체 등 자연속에 찾을 수 없는 형태를 굳이 골프코스에 집어넣어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설계자 의도가 건축적인 요소들로 구성된 코스(유감스럽게도 그런 코스가 건설과 유지관리가 쉬운 것은 확실하며 가끔 유행하기도 했음)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종류 표현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설계자의 목표는 천연지형에서 흔히 연상되는 유연하고, 자유스러우며, 흐르는 듯한 모양이어야 한다. 토공사는 직선, 또는 완전한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하지 않고 갑작스러운 변화를 피하면서 곡선으로 구성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할 경우에도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를 띈 부분이 나올지도 모른다.

티는 보통 평탄하고 표면배수를 위해 높게 만드는데 대개 어느 정도는 기하학적 형태를 띈다. 그러나 다단식 자유형 티가 단순한 정사각형, 원형, 또는 직사각형 티보다 훨씬 표현력이 풍부하고 인상깊게 보인다. 골프코스에서 굳이 딱딱한 기하학적 형상을 넣고 싶다면 티가 가장 합리적인 장소일 듯 하다.

자유로운 형태를 이용하면 골퍼들은 장치의 크기와 모양을 파악하기 위해 윤곽 전체를 읽어야 하므로 은연중에 설계를 감상하게 된다. 그 점에서는 구조 설계자보다 골프코스 설계자가 크게 유리하다.

건물은 건물과 상호 교류 없이 소극적으로 이용되지만 그런 식으로 골프코스를 이용할 수 없다. 골프코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누구든간에 조만간 설계자의 의도와 대면하게 된다.

코스 설계자가 어떤 단순한 형태를 반복해서 사용한다면 골퍼들은 그 설계적인 특성을 너무 빨리 알아채게 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더욱 움직임이 많고 의도된 형태일수록 관찰자는 더 많은 시간과, 생각과, 정신력을 쏟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벙커가 균일한 타원형이라면 관찰자의 눈은 재빨리 윤곽선을 따라 움직여서 두뇌는 기억속의 참고 파일을 통해 분류를 하게되고, 그것이 타원형이라는 것을 금방 식별한다. 타원형은 거의 원형에 가까우므로 사방으로 건의 같은 반경이라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