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과 혼용하면 약효 증가…약해·비해 줄이는 효과
계면활성제는 농약·비료와는 구분되는 기능성제제의 한 종류로 최근 코스관리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골프장에서 계면활성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는 기후 변화로 관리환경이 바뀐 것과 관련이 있다. 강수가 불규칙해지고 가뭄이나 고온건조한 날이 많아지면서 관수 및 수분 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린 상토의 경우 모래로 조성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분 및 양분 관리가 까다롭다는 조건을 갖고 있다.
사실 계면활성제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오히려 코스관리에 사용된 것이 늦었을 뿐 주방세제, 샴푸, 치약 등 생활용품 어디에나 들어있기 때문이다.
코스관리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목적에 맞게 최적화돼 개발된 것으로, 기본적인 원리는 일반적인 계면활성제와 다르지 않다. 계면활성제 분자는 하나의 분자 내 물을 좋아하는 부분(친수성)과 물을 싫어하는 부분(소수성)을 동시에 지닌다.
이를 물에 첨가하면 친수성 부분은 물과 상호작용하는 반면 소수성 부분은 공기를 향해 배열돼, 물분자가 구멍이 뚫린 듯 서로 공간을 두고 벌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물의 표면장력이 현저히 낮아져 토양으로 물이 더 쉽게 침투하고 깊이 스며들 수 있게 한다.
분자구조를 바꾸면 침투와 보습 기능의 균형을 조절할 수 있어 코스관리에도 목적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계면활성제는 수분 침투 및 보습과 관계가 있어 관수관리와 건조해 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
수분이 토양 내로 침투하기 쉽게 하고 오랜 시간 동안 토양 내 수분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면활성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관수 빈도를 줄일 수 있고 잔디 뿌리를 깊게 내려 고온건조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다.
또 다른 효과로는 드라이스팟을 개선할 수 있다. 보통 드라이스팟은 모래 입자에 소수성을 가진 유기물이 입혀지면서 발생하는데, 계면활성제를 처리하면 토양 입자표면이 물과 결합할 수 있게 해준다.
농약 효과 증대에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침투성 증대로 토양에 발생한 병이나 토양 내 서식하는 해충을 방제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약제와 혼용 처리하면 방제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약해나 비해를 줄이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계면활성제가 수분 침투로 배수력을 향상시키는 원리를 이용해 농약·비료를 잘못 살포했을 때 신속히 계면활성제를 처리하고 관수하면 피해를 낮출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