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만족시키는 코스'는 허상일까?
'모두를 만족시키는 코스'는 허상일까?
  • 이주현
  • 승인 2019.12.0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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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코스 설계의 가장 큰 도전 (상)
남아공 코스설계가 앤드류 구센은 “장타자 프로를 위해 설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기 때문에, 미숙한 골퍼를 위한 재미와 경기성의 정의가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없음).
남아공 코스설계가 앤드류 구센은 “장타자 프로를 위해 설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기 때문에, 미숙한 골퍼를 위한 재미와 경기성의 정의가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없음).

 

가장 좋은 골프코스는 모든 수준의 골퍼에게 최선의 골프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많은 코스설계가들이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기술 발전으로 비거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프로와 아마추어, 고수와 하수 간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어 모두를 만족시키는 코스설계란 하늘의 별따기가 돼 가고 있다.

이에 클럽이나 골프볼에 대한 규제를 제쳐두고 코스설계에서 해답을 찾을 순 없는지 GCA가 코스설계가들의 의견을 물어 정리했다.

조지 크럼프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코스로 인정받고 있는 파인밸리를 구상하고 있을 때 여러 가지 방법으로 틀을 깨고 있었다.

그가 파인밸리를 만든 이유는 고향인 필라델피아에 챔피언십 골퍼를 훈련시킬 만큼 어려운 코스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코스설계 역사를 통틀어 설계가의 최고 목표는 달랐다. 바로 어떤 골퍼도 플레이할 수 있고 재미있는 코스, 다시 말해 최고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으면서도 골퍼를 지속적으로 괴롭히지 않을 만큼 자비로운 코스였다.

이는 ‘올드코스 효과’라 불리기도 한다.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코스가 여전히 코스설계가들에게 존경받는 이유는 모든 수준의 플레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포용력 때문이다.

세인트 앤드류스는 매년 모든 수준의 골퍼를 받아들이는 가장 확실한 예지만 또 다른 측면도 있다. 460cc 드라이버가 보편화된 세계에서 그들의 도전을 유지하기 위해 챔피언십티는 지금까지 뒤로 밀려나고 있으며, 실제로 몇 개 홀은 코스의 전통적 측정 한계를 벗어났다.

디오픈이 개최됐을 때 장타자 프로들은 일부 유명한 파4홀에서 드라이브샷을 그린으로 바로 날렸으며, 다른 많은 선수들도 매우 짧은 세컨샷으로 온그린이 가능했다. 세인트 앤드류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숏게임 도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압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자하는 요점은 골프볼의 롤백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토너먼트를 위해 비거리가 덜 나오는 볼이 가장 간단하고 최상의 해결책이라 생각될 수 있으나, 일단 더 이상 그 선택지를 고려하진 말자.

또 ‘파’라는 인위적 맥락과 관련해 우승 스코어가 너무 낮다는 문제도 아니다. 그 유명한 올드코스를 제압하는 프로선수들 문제는 최고 수준 플레이를 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기술들, 특히 단단히 가드된 그린을 향한 롱 어프로치샷 능력이다.

1950년 벤 호건이 그린을 향해 7번 아이언으로 쳤다면 메리언의 18번홀 페어웨이에는 명판이 없었을 것이다.

남아공 코스설계가 앤드류 구센은 현재 초보 및 숙련 골퍼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새 9홀 레이아웃을 작업 중이다. 그는 “장타자 프로를 위해 설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기 때문에, 미숙한 골퍼를 위한 재미와 경기성의 정의가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초보 및 미숙한 골퍼는 노련한 프로와 마찬가지로 너무 자주, 그리고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형벌적 해저드를 성공적으로 협상하는 스릴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또 가끔은 있는 힘껏 자유롭게 드라이버샷을 날릴 수 있길 원한다. 이 중 일부는 홀 길이와 각도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여러 티영역으로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노련한 프로선수와 애버리지 골퍼 사이의 비거리 격차는 100야드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넓은 ‘죽은 그라운드’ 지역을 가진 미친 듯이 긴 코스가 만들어지고 있다.

더 큰 도전은 이 두 가지 유형의 골퍼를 같은 티박스에서 경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골프 즐거움의 상당 부분은 사교이며 대부분 티에서 이뤄진다. 이는 정말 어려운 부분으로, 핸디캡이 있어도 장타자가 비장타자를 크게 앞질러 경기하고 능가하게 될 것이다. 팁을 주지 않으면 비장타자는 라운드를 즐기지 못할 것이고, 새 핸디캡 시스템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충분하진 않은 것 같다.

구센은 “솔직히 티에서 다양한 핸디캡을 주기 위해 기술이나 클럽 사용을 제한하는 것 외엔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우리 코스설계가들이 스스로 솔직하다면 오늘날 이 두 가지 설계 목표를 큰 성공과 결합시킬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장타자는 점점 더 멀리 날리고, 비장타자는 점점 더 넓게 치고 있다. 좋은 골퍼에겐 어떤 도전이 있는가?

벙커는 아주 깊지 않은 이상 별 위험이 되지 못하며, 그렇다고 너무 깊으면 일반 골퍼들에게 너무 큰 페널티가 될 것이다. 러프 역시 어리석을 정도로 길지 않는 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워터해저드는 경기지역 아주 가까이에 있을 때만 플레이가 이뤄진다.

벙커 정리 상태도 그렇다. 정리된 벙커는 좋은 골퍼를 더 쉽게 경기할 수 있게 해주지만 애버리지 이하 골퍼의 경우 벙커 정리 상태에 따라 경기하는 방법에 큰 차이가 없다.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클로벨리GC에는 10번 파5홀이 있다. 구센의 경우 대부분 티에서부터 지름길로 잘 쳤다면 5~7번 아이언으로 두 번 안에 그린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애버리지 골퍼들은 롱아이언이나 우드로 치는 것이 최선이며, 가끔 숏아이언으로 서드샷을 한다.

구센은 그린 바로 오른쪽에 폰드를 둬 그의 기준에서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코스가 골퍼 수준에 맞춰 평준화됐을까? 그것은 단지 격차를 넓혔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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