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두 칼럼] 파인밸리 파3코스와 톰 파지오
[하종두 칼럼] 파인밸리 파3코스와 톰 파지오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0.01.0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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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골프장이 세계 최고의 골프코스 디자이너에게 연습용 파3 코스 설계를 의뢰했다가 거절 당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참 흥미롭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 남부 뉴저지주 소나무 삼림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파인밸리 골프클럽은 해리 콜트와 틸링하스트의 공동 설계로 1913년에 오픈했다.

골퍼라면 평생 한번은 꼭 가고 싶어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이며, 그 어떤 언론매체가 선정하더라도 항상 ‘세계 탑3’에 이름을 올리는 곳이다.

그러나 아무리 파인밸리라고 하지만 탐 파지오에게 파3 코스 설계를 의뢰한 것은 비상식처럼 보인다.

탐 파지오가 누구인가! 미국 내 100대 코스 중 가장 많은 코스를 설계했고, 한번의 설계비로 100억원을 청구하는 현존 세계 최고의 골프코스 디자이너중 한사람 아닌가!

하지만 탐 파지오가 파인밸리 파3 설계 의뢰를 거절한 이유는 놀랍게도 그게 아니었다. 본인의 설계는 세계 최고 코스 명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설계를 못하겠다고 한 것이다.

코스의 명성이 자신의 명성보다 훨씬 높아 감히 접근을 못하겠다는 것이다. 최고의 설계자도 최고의 코스 앞에서는 겸허해지는 듯 하다.


하지만 파인밸리는 계속해서 설계를 요청했고 모든 조건을 다 들어 준다는 조건을 내 걸었다. 탐 파지오는 설계를 결정하고, 필요한 2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회원들에게 허락을 받아 달라고 말했다. 파인밸리는 정통 프라이빗 코스이므로 회원들의 의사가 그만큼 중요했던 것이다.

두 번째는 기존 파3 코스 개념을 무시하고 대신 조금 다른 코스로 설계해도 된다는데 동의를 요청했다. 이유는 파인밸리가 꼭 필요한 코스를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이다. 현재 코스에 가장 필요한 시설을 만들어 주고 싶은 설계자의 의지 때문이다.

파인밸리는 회원 동반이 아니라면 평생 한번 라운드 하기가 어려운 골프코스다. 일반인들에게는 1년에 딱 하루 코스를 개방하기 때문에 아무때나 갈수 없는곳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충분한 라운드 준비가 없으면 아쉬움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이를 감안해 설계자는 내일 플레이할 코스의 모습을 그대로 한번 더 연습하고, 어제 친 코스의 아쉬움을 달래는 코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설계자는 파인밸리 코스 중 지형에 어울리는 9개 홀을 선택해 그대로 카피하는 방법으로 설계 를 했다.

기존 9개 홀과 자신이 설계한 파3 홀 하나를 포함, 총 10개 홀을 새롭게 만들 것을 제안했고, 파인밸리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세계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연습시설을 탄생 시켰다.


설계자가 기존 코스를 카피해 연습코스로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말했지만 파인밸리는 평생 한번 치기 힘든 코스이다. 처음 플레이 하는 골퍼는 코스의 위압감에 제대로 즐길 수 없다.

또한 한번 라운드를 마친 골퍼들은 다시 치고 싶은 아쉬움을 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준비와 위로는 카피된 코스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설계자 의도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티는 만들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티 샷에 대한 연습은 일반 연습장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아이언과 어프로치 연습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피한 홀에서는 볼을 넓은 페어웨이 중 자기가 놓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놓고 게임을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한번의 공략이 아니라 샷이 마음에 들 때까지 연습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코스 공략을 이해할 때까지 연습이 가능한 코스라 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설계자도 역사적인 코스에 앞에서는 겸손해진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보다 골퍼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고민하는 설계자의 철학이 파인밸리 연습코스를 탄생시켰다.

골퍼들이 원한다면 자신의 설계가 아니라 기존 코스를 카피해서라도 목적에 부합시키는데 더 큰 의미를 뒀다. 한번 더 오면 정말 잘 칠 수 있을 것 같은 골퍼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한번 더 온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단연코 세계 최고의 연습시설이라 할 수 있다.


JDG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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