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은 씻고 옷을 갈아입는 장소라는 고정적인 역할이 있으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골프장들은 라커룸 디자인에 대한 접근방식을 다시 생각하고 기능 및 스타일을 강조하면서 개방적이고 환영받는 모임 장소가 돼가고 있다. 새로운 라커룸은 더 이상 정형화된 탈의실, 샤워실이 아니라 골프장 문화의 변화를 대변하는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역할과 목적이 확장되고 매력적인 사교적 안식처가 된 라커룸 개선 사례를 C&RB가 소개했다.

더리저브클럽
안 쓰는 라커 줄이고 휴식·오락 공간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 위치한 더리저브클럽은 개장 20주년을 맞아 클럽하우스 리노베이션과 함께 새로워진 라커룸을 공개했다.

재설계된 레이아웃은 활용도가 낮았던 일부 라커를 과감하게 제거하고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기존 남자 라커룸에 240개 라커 중 100개를 없애는 대신 카드룸 공간을 만들고 기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센터를 확장했다. 여자 라커룸 역시 168개 라커 중 68개를 없애고 카드룸을 만들었다.

이 골프장 총지배인 마이크 켈리는 “많은 회원들이 가까운 거리에 집이 있어 골프장에선 라커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며 “사용하지 않는 라커를 줄이는 것으로 사교 및 모임 영역을 늘려 더 많은 기능적 공간을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두 공간은 주거 느낌을 내도록 디자인됐다. 기본 콘셉트는 클럽하우스에서 집의 느낌을 연장시켜 주변 야외 산맥 및 빌리지 전망을 제공하는 것이다.

남자 라커룸 인테리어 색상은 웜브라운, 베이지, 오렌지, 구리색 등으로 이뤄졌으며 여자 라커룸은 바다, 모래, 연보라색으로 가득하다. 벽면 미술품은 자연 채광을 돋보이게 하는 새로운 창문으로 보완했다.

여성회원들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여자 라커룸 바로 옆에 새로 추가된 와인바는 요청에 따라 음식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신선한 과일과 쿠키가 무료로 비치돼 있다.

편안한 의자와 소파가 있는 이 공간은 ‘바깥을 안으로, 안을 바깥으로’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평온한 정원과 함께 야외 테라스로 바로 이어진다.

인테리어 조명은 음악, 공기제어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으로 제어된다. 더리저브는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24시간 보안 감시되고 라커룸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직원이 근무한다.

켈리에 따르면 변화된 라커룸에 회원들은 극찬하고 있으며 소문이 퍼져 다른 클럽에서도 벤치마킹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오고 있다.

골든호스슈GC
디자인·기능 개선 후 라커 임대 수익 증가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에 위치한 골든호스슈GC는 다른 고객 시설과 같은 수준의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이 라커룸 리노베이션의 계기가 됐다.

코스 및 클럽하우스 일부가 리노베이션을 위해 문을 닫은 상태였기 때문에 경영진은 라커룸 개선을 위한 이상적인 시기라 판단했다.

이곳 총지배인 마르크 귀세피는 “새 라커룸은 리조트 고객과 회원들에게 프로숍, 코스, 다른 시설들과 마찬가지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7월에 문을 연 새 라커룸은 총 라커 수는 동일하게 유지(남자 84개, 여자 40개)됐으나 보다 간소화된 디자인을 위해 레이아웃이 바뀌었다.

여자 라커룸은 기존 공간 가운데 있던 라커를 벽으로 배치했다. 이로 인해 라커룸이 미적으로 개선되고 라커도 사용자 친화적으로 됐다.

건축 구조는 콘크리트블록 설계에서 색상을 입힌 석고보드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공간 유연성이 좋아져 벽걸이형 TV와 코스설계를 그린 벽화 등을 배치할 수 있게 됐다. 흙색 톤으로 채운 이 중립적 배경은 나무 재질의 라커면과 잘 맞고, 각 라커룸의 색채에 의해 돋보이게 된다.

조명은 천장에 현대적인 매립식 캔 조명과 테이블 램프를 적용하고, 여자 라커룸에는 샹들리에가 추가됐다.

남자는 수납공간, 여자는 화장공간을 작은 카드룸으로 바꿔 성별로 개인 편의시설을 확보하고, 남녀 모두를 위한 별도 휴식공간도 갖췄다.

회원 및 고객들은 클럽하우스에서 20여미터 떨어진 스파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사우나, 미용실, 피트니스, 수영장 등을 제공한다.

새 라커룸과 편의시설은 회원들로부터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다. 또 라커 임대도 많아져 매년 5000달러(약 590만원) 이상의 라커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파크미도우즈CC
현대적 디자인·휴식공간 연계 젊은 회원 유치

유타주 파크시티에 위치한 파크미도우즈CC는 회원 증가에 따라 라커룸과 라운지를 포함한 클럽하우스 전체 리모델링이 이뤄졌다. 2017년 12월 개장한 시설은 점점 늘어나는 젊은 가족 고객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게 설계됐다.

클럽하우스는 산악 저택 스타일로 만들어졌으며 라커룸도 이와 연계시키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반영하기 위해 새롭게 단장했다.

이곳 총지배인인 데이먼 로저스는 “깨끗한 라인, 밝은 색상, 최신 마감재 등은 모두 이 지역의 새로운 건축 디자인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남녀 라커는 모두 어두운 나무색으로 강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인테리어 컬러인 너티브라운과 잘 어울린다. 라커 수도 회원 증가에 따라 늘어나 남자는 220개, 여자는 143개가 됐다.

현대적 스타일의 패턴 카펫은 개성을 더하고, 화장실 바로 바깥의 단단한 바닥에는 배수설비가 설치돼 있다. 세면대의 반짝이는 장식품과 대리석 상판은 선명하고 깨끗한 환경을 연출한다.

남녀 별도로 마련된 라운지는 질리지 않는 무채색 계열로 꾸며져, 남자는 어두운 갈색과 회색, 여자는 크림색, 밝은 분홍색과 금색 가구로 연출돼 있다.

또 여자 라운지는 푹신하고 예쁜 쿠션이 있는 편안한 자리에서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고, 추운 계절에는 친구들과 난롯가에서 담소를 나눌 수 있다.

남자 라운지는 바 좌석에 앉아 2개의 벽걸이 TV 중 하나를 통해 스포츠 중계를 볼 수 있다.

로저스는 새 라커룸과 시설을 클럽 행사과 골프 전후에 활용할 수 있는 더 넓고 개선된 공간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파크미도우즈는 코스 안팎으로 멤버십을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