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다이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12개 ‘DIE 코스(죽음의 코스)’
피트 다이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12개 ‘DIE 코스(죽음의 코스)’
  • 이주현
  • 승인 2020.03.09 0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트 다이(Pete Dye)를 기리며
피트 다이의 역작 중 하나인 TPC 소우그래스 스타디움코스.
피트 다이의 역작 중 하나인 TPC 소우그래스 스타디움코스.

 

우리보다 앞서 세상을 떠난 위대한 예술가들이 위대한 작품들로 아직 영향을 미치고 있듯, 코스설계가에겐 골프코스가 오랫동안 남아 골프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피트 다이의 새로운 코스를 이제 더 볼 순 없게 됐지만, 그가 한평생 설계한 수많은 코스들이 우리에게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골프와 코스설계를 말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여겨 봐야할 코스들이 있을 것이다. 피트 다이와 그의 코스설계가 일가가 만든 코스설계회사 다이디자인(DYE Designs)은 홈페이지를 통해 피트 다이의 주요 역작들을 소개하고 있다.

1. 하버타운 골프링스(1969)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힐튼헤드아일랜드에 위치한 코스로 잭 니클라우스와 함께 설계했다. 특히 숲에서 해변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홀은 그가 설계한 2000개 이상의 홀 중에서도 두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다.

혁신적인 설계로 설계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10개 코스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부지가 지루하게 평탄했음에도 피트 다이는 대량의 토목공사 대신 부지를 섬세하게 만진 다음 홀을 돌려 배치했다. 그 독창적인 설계로 골퍼는 볼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계속 날려야 한다.

2. TPC 소우그래스 스타디움코스(1982)

클라이언트는 이 코스 조성 당시 관중 친화적이고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코스를 요청했다. 그런데 결과물은 ‘악마 같은’ 코스가 탄생했다. 1982년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 대회가 열렸을 당시 결과는 참혹했다. 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와 같은 메이저 챔피언 다수가 컷오프된 것이다.

쏟아지는 논란과 비판에 피트 다이는 러프 엣지를 넓히고 부드럽게 하고 윤곽이 심한 그린을 평평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스는 소위 ‘5번째 메이저대회’의 코스가 됐으며, 세계 톱100 코스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3. 디오션코스(1991)

땅을 처음 본 피트 다이가 “무릎을 꿇고 설계하게 해달라고 간청했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환상적인 부지에 만들어진 코스로, 그는 하루 18시간을 일하면서 2년만에 전설적 코스를 만들어 냈다.

눈부신 경관과 예측불가의 바닷바람, 그리고 모든 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잔인할 정도로 까다로운 코스가 어우러진다. 1991년 라이더컵, 2012년 PGA챔피언십 등이 열렸으며 2021년 PGA챔피언십이 다시 예고돼 있다.

4. 더골프클럽(1967)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외곽에 위치하고 있으며 폐쇄적인 운영으로 피트 다이의 명코스 중 가장 알려지지 않았고 또 가장 단순한 이름을 갖고 있다.

톨페스큐와 큰 벙커, 4개홀에 걸쳐져 있는 강줄기가 코스의 주요 난관이다. 앞 12개홀은 나무로 둘러진 통로 형식이며 나머지 6개홀은 농경지로 들어서는 들판이다. 1960년대 후반에 설계했음에도 처음부터 7300야드의 긴 전장을 갖고 있었고, 450야드가 넘는 파4홀과 파5홀 4개 중 2개가 600야드를 넘어 그의 앞선 안목을 짐작케 한다.

5. 오크트리GC(1976)

오클라호마시티에 위치하며 미국 중부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명성 높은 챔피언십 코스로 알려져 있다.

전장 7400야드, 파71로 긴 코스지만 섬세한 샷도 요구한다. 이는 윤곽이 심한 그린이 정확하지 않은 어프로치샷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숏아이언샷이 멋지게 날아가도 수십 센티미터만 모자라도 그린칼라에서 튕긴 볼이 페어웨이로 내려오고 만다.

6. PGA웨스트 스타디움코스(1986)

이 코스를 만들 때 클라이언트의 요청은 피트 다이에겐 가장 반가운 말일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힘든 코스를 원한다”였다. 특징 없는 부지라는 악조건에도 그는 마법 같은 설계로 개장 30년이 넘은 지금에도 골퍼들을 괴롭히는 코스로 탄생시켰다.

1966년 PGA챔피언십 우승자이자 투어 최초로 59타를 기록한 알 가이버거조차 이 코스에 대해 “마치 슬픔의 단계와 같다”며 “골퍼들은 처음엔 희망적으로 시작했다가 필연적으로 화를 내고 좌절하게 된다. 그런 다음 우울해지고 상황을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그들은 자신과 동료들을 비웃으며 유머를 찾게 된다”고 표현했다. 더욱 잔인한 것은 코스에 도사리는 모든 난관들이 피트 다이가 의도적으로 가혹하게 만든 것이라는 점이다.

7. 티스오브더독(1970)

도미니카공화국 해안에 위치한 카사데캄포리조트 내 코스로 카리브해 최고의 코스로 꼽힌다. 이곳까지 골프장 건설용 중장비를 가져올 수 없었던 피트 다이는 사탕수수 재배용 장비와 인력, 소의 힘을 빌려 산호와 석회암을 깎아 코스를 만들었다.

매우 넓은 페어웨이와 일렁이는 그린은 이는 인근 카리브해의 움직임과 일렁이는 모습에서 따온 것이다. 해변을 끼고 용감하게 샷을 날려야 하는 몇 개 홀들과 각종 열대수목이 휘감고 있는 홀들로 이뤄져 있다.

8. 블랙울프런(1988)

위스콘신주에 위치한 이 코스는 우리에겐 1998년 US여자오픈 박세리의 ‘맨발투혼’으로 유명하다. 12개 홀이 셰보이건강을 끼고 있으며 무성한 숲과 야생동물이 어우러져 있다.

피트 다이는 설계 당시 “아무리 엄격하게 보수적인 사람도 골프에선 도박광일 수 있다. 위험천만한 샷이 최대한 자주 나오게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대변하듯 빙하 지형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워터해저드와, 좁은 페어웨이와 억센 러프로 악명 높다.

9. 휘슬링스트레이츠(1998)

코스 부지는 위스콘신주 미시간호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클라이언트는 ‘코스가 아일랜드에 있는 것처럼 보이길 원한다’는 요청을 했다. 이에 피트 다이는 40년 경험을 동원해 트럭 1만3000대분의 모래를 들여와 이를 실현했다.

18홀에 벙커만 967개가 있어 세계에서 벙커가 가장 많은 코스로 알려져 있다. 18번홀 하나에만 108개의 벙커가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18홀 코스의 전체 벙커수와 비슷하다. 여기에 8개홀이 호수를 끼고 있고 바람의 영향도 강하며, 그린 윤곽도 심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10. 디어너스코스(1983)

테네주의 조용한 숲 속에 위치한 코스로 많은 토목공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코스 지형이 원래 부지처럼 자연스럽다. 거대한 인공호수 2개가 만들어져 수원지이자 일부 홀 티샷 및 어프로치샷에 긴장감을 더한다.

전체적인 경관에 맞춰 코스도 클래식하게 만들어졌으며, 조이시아가 적용된 페어웨이가 코스를 더 즐겁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11. 피트다이GC(1993)

웨스트버지니아주 탄광 지대에 위치한 그의 이름을 딴 코스로, 완성되는데 무려 16년이 걸렸다.

코스 곳곳에서 오래된 탄광의 흔적들을 볼 수 있으며, 페어웨이는 넓지만 그린이 보는 것보다 매우 작아 정교한 어프로치샷을 요구한다. 시작부터 끝까지 골퍼를 유혹하고 시험하는 홀들이 이어진다.

12. 불레락GC(1998)

미국 100대 퍼블릭 코스에 항상 선정되는 곳으로 업다운, 페어웨이폭, 나무 높이, 그린 크기 등 모든 것이 거대한 스케일로 이뤄져 있다. 지형과 동선의 변화가 무쌍하며 홀 마다 모양, 방향, 높이가 모두 달라 독립적이며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 연속 LPGA챔피언십이 열린 바 있다.

이 코스의 원래 오너였던 에드 애이블은 “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인 코스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그 말을 했고 또 해냈는데, 이는 피트 다이의 노력과 전문지식 덕분”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84 (엘지분당에클라트) 1차 1208호
  • 대표전화 : 031-706-7070
  • 팩스 : 031-706-70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현
  • 법인명 : (주)한국골프산업신문
  • 제호 : 골프산업신문
  • 등록번호 : 경기 다 50371
  • 등록일 : 2013-05-15
  • 발행일 : 2013-09-09
  • 발행인·편집인 : 이계윤
  • 골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골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in707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