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오가는 국제공항과 그 주변지역은 대규모 개발이 필연적으로 이뤄지는 곳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녹지공간 유지를 위해 개발 대신 골프코스를 선택한 곳도 있다.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인근에 최근 조성된 후와씨클럽이 그것으로 녹지 보존과 지역 경제 활성화, 친환경 선도, 미래 골퍼 양성 등 여러 혜택을 코스를 통해 이루고 있다. 이 코스가 어떻게 설계되고 운영되는지 GCA가 상세히 소개했다.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은 연간 7000만명 이상의 승객이 다녀가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붐비는 공항이다. 이를 위해 도로, 철도, 황물운송, 사무실, 호텔 등 주변 기반시설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마련돼 있다.

그러나 공항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마을인 후와씨엉프랑스(Roissy-en-France)는 녹음이 우거지고 지역 주민들이 평화롭게 중앙광장의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세계적인 공항에 인접한 마을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물론 대로변 한쪽에는 글로벌 호텔들이 늘어서 있고, 또 다른 거리에는 대규모 물류창고와 세계 주요 브랜드들의 본사가 줄지어 있어 많은 개발이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후와씨는 모든 공간을 무분별한 개발로 뒤덮기 보단 귀중한 녹지를 보존하면서 야생동물이 번성할 수 있게 하고, 지역사회가 홍수로 침수되는 것을 막고, 지역주민에게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골프코스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면서 매일 이곳을 지나는 수많은 여행객, 근로자, 주민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봤다.

골프장 조성 사업은 2008년부터 시작됐으나 개별 택지로 구성된 부지를 매입하는데만 10년 가까이 걸렸다. 결국 2017년부터 공사를 개시할 수 있었고 올해 개장을 앞두고 있다.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는 언덕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으며, 계곡을 내려가며 홀이 이어지고 함께 조성된 호수는 빗물 저장소 역할을 한다. 처음 2개 홀을 지나면 약 6만5000㎡(약 2만평) 규모의 보호림 일부를 통과하게 된다.

세 번째 티는 계곡 반대편 언덕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으며, 3~7번 및 13~15번홀이 있다. 이곳에선 산비탈에 페어웨이와 그린을 잘라 만들기 위해 많은 토공이 이뤄졌다. 일부 층은 코스 일부와 클럽하우스 주변 구조물인 암석을 사용해 벽면을 지지시키고 있다.

호수 홀들이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데, 8번홀은 숏 파4로 호수를 가로지르는 작은 땅으로 향하는 두려운 드라이브샷을 요구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보이는 것보다 관대하며, 장타자는 직접 그린을 노릴 수 있는 영웅적인 샷을 선택할 수 있다. 코스를 방문한 투어 관계자들도 이 홀에서 드라마틱한 장면이 나올 수 있음에 흥분했다.

계곡지역의 16번홀은 185야드의 내리막 파3홀로 섬 같아 보이는 그린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보이는 것보다 훨씬 관대하다. 그린은 다른 홀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거대해 샷 공략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만족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린의 크기에 비해 복잡한 언듀레이션으로 투퍼트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할 순 없다.

코스는 수질 관리를 최적화하고 있다. 하천의 흐름망은 공항 및 인근 마을로부터의 유출수를 자연 정화 시스템으로 운반하고, 수생식물들이 유출수를 자연적으로 정화한다.

다른 곳에서도 수질 개선을 위한 방대한 작업이 수행됐다. 약 600m 길이의 계류 바닥을 자연화시켰고, 계류 바닥 및 둑을 구성하던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재활용했다. 이후 바닥 및 둑은 자연적으로 강둑식물이 번성할 수 있게 계류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전후반의 각 마지막 홀은 클럽하우스까지 오르막으로 돌아간다. 계류가 두 홀을 갈라놓으며 그린은 모두 클럽하우스 앞 호수 위로 솟아올라있다.

후와씨 골프장은 정규 코스 외에도 실내 및 실외 연습·레슨 시설과 본 코스를 내려다보는 6홀 파3 코스를 갖추고 있어 프랑스의 다음 세대 골퍼들을 육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운영을 맡은 유럽 최대 골프장 운영업체인 U골프는 아카데미 시설을 위해 프랑스의 프로골퍼 장 방 드 벨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프랑스 PGA와 함께 코스에서 대회를 위한 젊은 프로골퍼들을 모으고 있다.

라운드 가격은 40유로(약 5만2600원)로 고정시켰고, 아이들은 무료로 경기할 수 있다. 후와씨는 수천명의 지역 학생들을 코스에 초청해 골프를 경험하는 계획에 동의했다.

이러한 지역사회 공헌은 비골퍼를 위한 것도 있다. 코스를 가로질러 후와씨와 이웃마을을 연결하며 왕복 8km의 공공 산책로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시골길을 걷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2번과 8번홀 사이에는 호수의 한쪽 면을 따라 다수의 발판이 설치돼 낚시를 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포용성 있는 접근방식은 공공시설이 번영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