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 정유천 360도 골프장 대표이사
특별인터뷰 - 정유천 360도 골프장 대표이사
  • 민경준
  • 승인 2014.09.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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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순응하겠다는 진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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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 정유천 360도 골프장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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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도는 이름부터 골프장으로는 낯설다. 어느 골프장이나 설계 철학이 있지만 360도는 이름이 곧 철학이다.
이 골프장은 지수화풍(地水花風)과 360도라는 단위로 압축된다. 만물을 이루는 네가지 요소라 일컬어지는 땅, 물, 꽃(원래는 불), 바람과 드넓게 펼쳐진 모든 장소와 순환을 상징하는 360도라는 단위를 더한 것이다.
자연과 경계 없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그리하여 극적으로 자연을 만나고야 마는 360도는 코스 곳곳에 이같은 골프장을 만들고자 열정을 불태운 정유천 대표이사의 스토리가 녹아있다.
인터뷰 : 골프칼럼니스트 이다겸
▲어떤 계기로 골프장을 만들게 됐나?
-평소 아웃도어 스포츠를 좋아하고, 대자연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며 더불어 살고 싶었다. 2003년 골프장 사업을 결심하고 인수할만한 골프장을 찾아 2년 넘게 전국을 뒤졌으나 인연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내가 꿈꾸는 골프장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마땅한 부지를 찾은 끝에 2005년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부평리 마감산 자락의 이 땅을 만나게 됐다.
▲이름이 독특하다. 숫자로 골프장 이름을 정했는데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 같다.
-가능하면 ‘골프장 같지 않은 이름’을 짓자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다른 골프장과 비슷한 단어들을 조합해선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알려지기 힘들 거라 생각했다. 백여가지 후보 이름 중에서 360도를 선택했다. 360도는 열린 이름이다. 누구나 그 뜻을 얼마든지 나름대로 풀이해도 좋다. 지수화풍은 동양철학에서 만물의 근원이 되는 원소를 따오고 여기에 골프장 이미지와 좀 어울리지 않겠다 싶은 화(火)를 동음이의어인 화(花)로 바꿨다.
▲회원제가 아닌 대중제를 선택한 이유는?
-국내 골프장 산업은 뚜렷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고, 회원권을 미리 팔아 그 돈으로 산업을 해 오던 방식은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엄청난 부채를 안고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은 무리라 판단했고, 또 그런 방식이 골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우는데 한몫했다.
우리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본을 확보했고, 단 1원의 부채도 없이 360도를 완공했다. 주변 여건에 견주거나 쫓기지 않고 나름의 개념과 경영원칙을 지켜 나가려고 애썼다.
▲향후 생존과 발전을 위한 360도의 승부수는 무엇인가?
-우리는 골프장 사업의 후발주자이며, 지리적으로 서울 강남권으로부터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여주라는 위치도 애매하다. 코스와 서비스에 대한 철저한 차별화로 존재감을 만들어갈 것이다.
물론 단숨에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하드웨어라 할 수 있는 코스와 클럽하우스는 구상대로 완성됐다. 이제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실하게 차별화할 것이다. 이것은 보이지 않고 꾸준한 것이기 때문에 철저해야 하고, 우리는 무엇이든 고객의 입장에서 가장 상식적인 해법을 마련하려 한다.
▲360도를 완공하기까지 가장 큰 선택의 기로는 무엇이었는가?
-역시 처음 큰 그림을 어떻게 그릴지, 누구에게 맡길지 결정할 때였다. 특히 코스디자인과 클럽하우스 설계 단계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두 곳이 각각 개성이 있으면서도 서로 보완적이며 통일성이 있었으면 했다.
최적의 코스 디자이너와 클럽하우스 설계자를 찾기 위해 공부도 하고 많은 곳을 탐방했고, 최종적으로 최적이라고 결정한 두 분을 선택하고 삼고초려의 자세로 부탁을 드렸다.
▲조각상처럼 예쁘게 다듬어 놓은 다른 골프장들과는 달리 그냥 산속에,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코스 조성 단계부터 360도만의 생태숲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큰 그림에 코스를 유심히 보면 14번홀과 16번홀 사이, 1·3·5·6번홀 좌측으로 산꼭대기에서부터 산 아래 계곡까지 자연림이 끊어지지 않고 숲을 이루고 있다.
고속도로의 야생동물 생태통로처럼 우리도 생태 숲 통로를 만들었다.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조성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자연의 일부를 훼손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이를 완전히 복원하기는 어렵지만 원주인인 자연을 예우하며 함께 살아가고자하는 진심이 담긴 프로젝트였다.
▲승효상과 JMP의 브라이언 코스텔로, 디자인포커스라는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설계와 디자인에 신경을 썼는지 짐작할 수 있다. 360도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 이미지는 무엇인가?
-첫 삽을 뜰 때부터 구상해 오던 그림이 있었다. 겉치레 없이 단순하지만 짜임새 있는 클럽하우스, 정통 코스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매홀 나름대로의 개성 있는 스토리를 들려주는 코스, 간결하지만 무한 확장성을 가진 브랜드 등이다.
7년 동안 퍼즐을 맞추듯 이런 요소들을 하나씩 찾아서 끼워 맞췄다. 그리고 이들을 일관된 하나의 톤으로 정리했다. 모든 영역을 관통하고 있어야 했고, 그러다 보니 작은 것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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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코스텔로의 코스 디자인은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떤 인연으로 선택했나?
-골프의 정통성과 현대적 코스 느낌을 동시에 갖고 있는 코스텔로 스타일이 내가 그리던 코스와 가장 흡사했다. 그가 설계한 코스를 직접 보고 체험해 보려고 여러 차례 미국과 일본 현지 답사를 다니며 신중하게 다가갔다.
계약은 일본에서 체결했다. 긴 줄다리기 끝에 우리가 제시한 파격적인 가격에 계약이 성사됐다. 대신 조건이 붙었다. 코스 디자인 및 그에 다른 외국 감독관, 조형전문가는 전적으로 디자이너 재량에 맡겨 달라는 것이다.
코스텔로는 코스를 디자인할 때 가장 큰 장애요소가 오너의 입김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 또한 바라던 바였다. 그렇게 코스텔로가 누구의 개입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구상대로 자유롭게 탄생시킨 코스가 바로 지금의 360도다.
▲모든 홀의 그린이 2단이거나 3단이다. 스코어에 민감한 골퍼들의 스트레스가 예상된다.
-사실 처음에는 나도 반대했다. 그러나 그는 베테랑 코스 디자이너 답게 20∼30년 후를 대비해 코스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픈을 하고 방문객들의 반응을 체크해 보았더니 기량이 뛰어난 로핸디캐퍼 일수록 그린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플레이 할 때마다 승부욕을 자극하는 그린이라 젊고 도전적인 실력파 골퍼들이 특히 좋아한다. 지금 당장의 평가 보다는 두고두고 게임의 묘미를 자극할 수 있는 코스여야 한다.
▲클럽하우스에서 볼 때는 전체 홀 배치가 아주 심플해 보였는데 막상 플레이를 해보니 모든 홀에 차별성이 있고 홀 간 동선도 생각보다 길고 복잡해서 잠시도 긴장을 늦추기가 어렵다.
-18홀 그린에서 퍼팅을 마칠 때까지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 의도다. 홀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둬 코스 전개를 중간에 꼬아서 방향 감각을 상실하도록 했다.
골프장 운영과 기능만을 생각한다면 홀 간 거리를 줄이고 단선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진행이 빨라져 많은 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홀 간 거리를 충분히 둠으로써 고객들이 담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고 매홀 새롭게 펼쳐지는 자연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클럽하우스가 마치 작은 공동체 마을 같은 느낌이다. 승효상 선생의 작품이라고 들었는데….
-클럽하우스 설계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많은 건축가들을 검토했는데, 기능과 가치를 절묘하게 승화시키는 승효상 선생의 건축 스타일이 내가 찾던 양식이었다. 허장성세와 위압감이 없는 클럽하우스를 만들고 싶었다. 승효상 선생이 처음 클럽하우스 개념을 '마을'로 풀이해 이야기했을 때 “바로 그거다!” 싶었다. 시각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너무나 만족스럽다.
▲클럽하우스는 출발점이자 종착역이다. 당신에게도 클럽하우스 같은 대상이 있는가?
-누구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나에게는 아버지가 그렇다. 아버지는 내 삶의 스승이자 상사이자 후원자이다. 내가 이 골프장을 소신있게 밀고 올 수 있었던 것도 전적으로 내 삶의 교과서 같았던 아버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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