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같은 비거리 앞에 희미해져가는 전략적 설계
괴물같은 비거리 앞에 희미해져가는 전략적 설계
  • 이주현
  • 승인 2021.06.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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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골프의 본질은 어디로 가는가 (하)
 

골프에서 비거리 증가로 인한 문제는 여러 가지지만,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는 전략 골프를 지워버린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전략적 설계로 옛날부터 유명했던 여러 코스가 길이가 짧다는 이유로 대회코스에서 탈락하고, 선수가 코스설계가의 의도보다는 전장과 코스 셋업에 따라 경기를 공략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위대한 설계가들의 철학이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는 요즘, 코스설계가 마이크 클레이튼이 GCA를 통해 전략 골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현대의 데이터 전문가는 골퍼에게 단순히 각도를 쫓거나 페어웨이 엣지를 내려칠 가치가 없다고 조언한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나, 로열멜버른 17번홀이나 궁극의 17번홀인 세인트 앤드루스 로드홀 만큼 넓은 홀의 아름다움과 낭만은 페어웨이 한쪽에서의 샷이 다른 쪽 샷과 눈에 띄게 다르다는 것이다.

로열멜버른 17번홀 오른쪽 엣지에서 샷만큼 로드홀의 왼쪽에서 샷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신경 쓰이고 어려우며 눈에 띄게 빠질수록 페널티도 심각하다.

올드코스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바예스테로스, 잭 니클라우스, 바비 존스, 닉 팔도, 피터 톰슨, 타이거 우즈, 로레나 오초아는 모두 그곳에서 특별한 골프를 했지만 그들이 경기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특별히 창의적이거나 특이한 샷을 날려야 한다는 것은 합리적 가정이다.

또 22홀이었던 시절부터 코스의 설계적 진화를 감독한 올드 톰 모리스를 포함한 그린키퍼나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지도 않았다.

스트라스 벙커(올드코스 11번홀 벙커)나 로드 벙커(올드코스 17번홀 벙커)에서 탈출하려면 능숙한 벙커 탈출 기량을 가진 선수여야하며, 올드코스는 골프에서 가장 민주적 코스로 남아 있다.

전형적 US오픈 코스는 완전히 다른 철학으로 셋업된다. 선수는 코스의 ‘편곡자’가 지시한 곳으로 날려야(또는 적어도 조준해야) 한다.

2020년 버전 윙드풋 페어웨이는 기존보다 25미터 정도로 좁았는데, 이는 경쟁적으로 거리를 드라이브한 어떤 선수도 특정 측면을 겨냥해 일정하게 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확실히 완전히 균형을 잃은 골프의 궁극적 징후라 할 수 있다.

디셈보의 윙드풋에 대한 전략적 분석은 페어웨이를 놓쳤다 해서 홀의 올바른 쪽을 놓치지 않는다면 승리에 방해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는 콘셉트와 실행 양면에서 뛰어난 전략이었다.

가장 똑바로 정확하게 치는 선수를 식별하려고 노력하면서, USGA는 이제 상당히 다른 것을 발견할 위험이 있다. 또 다른 벤 호건을 찾으려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에 지났다. US오픈의 정수같은 골퍼인 호건의 정확도로 320야드를 날리는 것은 페어웨이 폭이 30야드 미만이면 불가능하다.

대회 관리자는 볼을 조절할 권한이 있다. 지금까지 그들은 현재 상황이 골프가 향하는 곳이라는 점을 적어도 15년 동안 명백히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지 못했다.

이제 한 세대 후면 디셈보는 특이한 게 아니라 표준이 될 것이다. 토마스, 맥킨지, 심슨이 무엇을 만들었는지 상상하는 것은 이제 별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어리석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그들은 미래지향적이고 진보적인 아이디어와 코스로 골프를 근본적으로 재편한 대담한 선각자였다. 또 이전 세대 설계가들이 불량한 샷을 형벌하는 단순한 원칙을 전제했던 골프에 사람과 즐거움 모두를 가져왔다.

대중적 골프와 점점 분리되는 프로골프의 핵심 질문은 “훌륭하고 흥미로운 설계와 전략을 구성하는 오래된 콘셉트는 골프에서 최고의 선수를 테스트하는 것과 호환 가능한가?”이다. “점점 그렇지 않다”는 나의 결론은 합리적이다.

설계가 동료 마이크 드브리스는 “정말 괴로운 것은 투어프로가 너무 뛰어나서 기술이 골프의 정말 좋은 점, 즉 선수가 최선을 다하기 위해 현재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골프의 고유한 장소와 열린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AW 틸링허스트의 유명하고 위험한 그린을 복원한 윙드풋 컨설팅 설계가 길 핸스도 동의할 것 같다. 그는 디셈보가 그 특유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개막 36홀을 지켜봤다. 핸스가 놀랐고, 다소 실망하고, 인상 깊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는 “골프를 치는 아름다운 방법이 아니며, 샷 메이킹도 아니다. 그냥 두들겨 패는 것이다. 골프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 슬프다. 이런 스타일의 골프가 설계와 전략을 쓸모없게 만든다면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며 “그러나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디셈보와 매튜 울프가 윙드풋GC 파5 550야드 9번홀에서 드라이버와 웨지만으로 그린에 볼을 올리는 것을 설계자인 틸링허스트가 봤다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유리한 조건과 관계없이 그 홀이 어떤 샷을 테스트해야 하는지에 대한 그의 생각을 크게 왜곡한 것이다.

아마도 틸링허스트는 자신의 긴 홀이 눈 깜짝할 사이 잔인하게 부서지는 것을 보고 클럽하우스로 향해 독한 술을 주문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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