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원 교수의 병주고 약주고 32] 곰팡이라 부르지마라···피시움 병원균이다
[장석원 교수의 병주고 약주고 32] 곰팡이라 부르지마라···피시움 병원균이다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22.09.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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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페어웨이에서 발생한 피시움마름병 병징.
골프장 페어웨이에서 발생한 피시움마름병 병징.

 

피시움(Pythium)은 곰팡이가 아니다. 난균문(Oomycota)에 속하는 유사 진균(fungal-like organisms)이다. 수분이 많은 환경을 좋아해서 물곰팡이류(water mold pathogen)로 부르기는 한다.

자연계에서 발견되는 피시움 속 종은 약 140종이 존재한다. 식물에 병을 일으키는 종류도 많기 때문에 다양한 시기에 병징이 존재한다. 피시움에 의한 잔디 병은 모잘록병(Pythium damping-off)과 잎마름병(Pythium blight)이 대표적이지만, 심지어 설부병을 일으키는 종류도 있다.

잔디의 나이나 계절을 따지지 않고 병을 일으킨다. 여기서 다룰 피시움 병원균은 여름철에 문제되는 종류로 제한한다.

피시움병은 켄터키 블루그래스, 크리핑 벤트그래스, 퍼래니얼 라이그래스 등 서양 잔디에서 문제가 된다. 퍼래니얼 라이그래스가 특히 약하다.

우리나라에서 잔디에 가장 흔한 증상은 여름철 잎마름병이다. 따뜻하고 습한 여름이 되면 지름이 2∼3 ㎝ 크기의 수침상(잎이 물에 젖어 진한 녹색으로 변한 증상)의 원형 병반이 갑자기 나타난다. 이때 잎 조직은 병원균에 의해 파괴되어 만지면 미끌미끌하다.

마치 기름(grease)를 발라놓은 것처럼 미끈미끈해 “grease spot”이라 불리기도 한다. 흔히 채소를 냉장고에 오래둬 진한 녹색으로 변했을 때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물컹한 느낌의 미끈함과 비슷하다. 이 상태에서 잎이 말라 건조해지면 밝은 황갈색으로 되어 병반부위가 급속히 시들고 갈변하며 주저앉게 된다.

피시움은 이미 기술한 바와 같이 물을 좋아한다. 잔디밭에서도 병원균 포자는 주로 물의 흐름에 따라서 이동하여 전파된다.

그래서 피시움은 물이 모이는 지점이나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지점에서 특히 심하다. 병에 감염된 식물조직이나 병원균이 포함된 흙이 코스관리 장비나 골퍼의 신발에 묻어서 더 넓은 지역으로 퍼지기도 한다.

병원균은 30℃ 내외에서 잘 자란다. 상대습도가 90% 이상인 상태에서 9시간 이상이면 병 발생에 최적이다. 자주 발생하는 지점이라면 그러한 조건이 되기 전 미리 조치 하는 것이 좋다.

질소질 비료를 많이 뿌리면 식물체가 약해지거나 대취 축적이 빨라져 병의 발생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병원균에 감염된 식물조직에서 주로 균사나 난포자 상태로 월동하고 적합한 환경 조건이 되면 다시 새로운 식물체를 감염한다.

피시움병 방제용 약제는 많이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특정 살균제를 계속 사용하면 병원균이 살균제 내성을 획득할 수 있다. 병이 만성적으로 나오는 지점이라면 계통이 다른 농약을 번갈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병원균이 싫어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병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잔디밭에 물 빠짐이 매우 좋으면 병원균 증식과 전파에 매우 불리하다. 반대로 배수가 좋지 않은 조건은 병원균에게 유리하고 잔디에게 좋지 않다. 속효성 질소의 잦은 사용으로 잔디가 급격히 자라 약하게 되면 병원균에 대한 저항성도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피시움은 전형적인 토양 병원균이므로 잎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잎과 줄기를 목표로 살포하면 안된다. 근권을 목표로 해서 살포해 뿌리를 건강하게 해야 한다.

 

장석원; 농학박사. 한국골프대학교 교수(골프코스경영과). (사)한국잔디학회 부회장 및 학술위원장. 저서: 잔디학(공저). 네이버 블로그(알쓸 잔디 이야기) 운영자.
장석원; 농학박사. 한국골프대학교 교수(골프코스경영과). (사)한국잔디학회 부회장 및 학술위원장. 저서: 잔디학(공저). 네이버 블로그(알쓸 잔디 이야기)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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