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과 파인허스트 2번 코스 이야기 - 올드코스 복원 초점 둔 리뉴얼
US오픈과 파인허스트 2번 코스 이야기 - 올드코스 복원 초점 둔 리뉴얼
  • 이주현
  • 승인 2014.06.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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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 찾기 보다 올드코스 복원에 초점
리뉴얼의 또다른 가치 보여준 파인허스트 2번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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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허스트 2번 코스(파70)는 2010년 로스의 설계 본질인 자연친화성 및 전략적 특성에 맞춰 코스를 복원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의 기본은 러프의 일반 잔디를 제거하고 하드팬(억세고 거친 잔디의 일종) 식재, 자연 그대로의 벙커 엣지, 자생초 재생작업 등이었다.
1907년 도널스 로스가 디자인
2010년 러프 없애고 모래토양 복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파인허스트 골프리조트(Pinehurst)는 전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명문코스다.
지난 1895년 탄생해 1996년까지 총 8개의 정규코스를 갖추고 있으며 특히 2번 코스는 가장 상징적인 코스라 할 수 있다.
1907년 도널드 로스에 의해 디자인된 이 코스는 수많은 명문 대회 장소로 1999년, 2005년에 이어 올해 남녀 US오픈 챔피언십이 열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로스가 1948년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반세기 가까이 2번 코스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작업을 실시했고 스스로도 “내가 디자인한 가장 공정한 대회 코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만큼 정성들인 코스지만 세월에 따른 변화(노화)는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결국 2010년 2월, 빌 코어&벤 크렌쇼 코스 디자인은 로스의 설계 본질인 자연친화성 및 전략적 특성에 맞춰 코스를 복원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의 기본은 러프의 일반 잔디를 제거하고 하드팬(억세고 거친 잔디의 일종) 식재, 자연 그대로의 벙커 엣지, 자생초 재생작업 등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35에이커(약 4만3000여평)에 달하는 러프의 잔디를 없앤 것이다. 이 러프는 파인허스트 토양의 본질인 모래질로 복구됐고, 여기에 자생초를 더해 잔디로 덮여 있던 파인허스트 원래의 색깔이 되살아 났다.
대부분의 코스리뉴얼이 새로움·변화 등을 컨셉으로 진행되지만, 빌 코어&벤 크렌쇼는 복원에 초점을 뒀다. 이유는 간단하다. 로스가 반세기 가까이 완성해 놓은 기본 설계가 너무나 훌륭했기 때문이다.
빌 코어는 “이번 리뉴얼 작업에서 우리는 코스를 근본적으로 바꿀 생각이 없었으며 로스가 남기고 간, 또는 추구하고자한 것을 쫓아 복구하는 것이 이 작업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파인허스트 2번 코스의 리뉴얼은 우리에게 코스리뉴얼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코스 리뉴얼은 변화와 새로움만이 아니라 복구와 복원이라는 가치에도 비중을 둬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코스가 원래 훌륭하게 설계된 곳이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때 무조건 변화로 코스를 리뉴얼할 생각보다는 코스가 갖고 있던 본질을 복구하는 것도 좋은 코스 리뉴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례가 파인허스트 2번 코스라 하겠다.
벙커인듯 아닌듯 '웨이스트에어리어'
잘못 실수하면 치명적 2벌타
US오픈과 US여자오픈의 격전지 파인허스트골프장 2번 코스(파70·7562야드)는 2012년 골프매거진 선정 `미국의 퍼블릭 100대 코스' 3위에 오를 정도로 명코스다. 1라운드에 420달러(43만원), 페블비치(495달러)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비싸다.
복원된 파인허스트 2번 코스는 2014년 남여 US오픈에서 선수들에게 많은 난제를 가져다 주었다. 특히 두 가지 특징이 가장 주목을 받았는데 이는 포대(쌀포대)형 그린과 면이 제각각인 웨이스트 에어리어(WASTE AREAS:워터 해저드도 아니고 벙커도 아니면서 관리되는 잔디가 없는 지역) 이다.
특히 모래와 잡초가 섞여 벙커처럼 보이지만 벙커는 아닌 곳이다. 골프채를 지면에 대고 샷을 준비할 수 있지만 문제가 있다. 벙커와의 구분이 모호해 정작 벙커에서 클럽을 지면에 댔다가 2벌타라는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이 지역에서 도전 과제는 모래가 있고 철사와 같은 풀이 있다는 것이다. 모래에서는 공이 스핀을 많이 먹고 힘없이 날아가지만 풀에서는 공중으로 쏘듯이 날아간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 공이 빠져 나올 것인가를 판단함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파인허스트 2번코스의 트레이드마크 인 포대형 그린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에게 충분한 어려움을 안겨주었다.
거북이 등 같은 그린은 공이 한 쪽에서 반대쪽으로 상당히 빠르게 이동 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 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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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파인허스트 골프리조트는 전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명문코스다.
퍼터를 빠르게 하면 조금더 일관성이 있을 수는 있으나 잔디의 역결을 향할 위험이 있어서 공이 튀고 오르막을 충분히 오르지 못해 다시 원위치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
2005년 US오픈이 열릴 당시 7214야드였던 코스 전장은 올해 파70에 7562야드로 무려 348야드가 길어졌다. 파3홀 4개는 모두 200야드 안팎이고, 파4홀은 500야드를 넘는다. 파5홀인 5번홀은 576야드, 10번홀은 617야드다. 그야말로 '장타'를 치지 않고서는 아이언으로 그린 공략이 불가능할 정도다.
장타가 필요한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포대형 그린'이다. 짧은 아이언 샷으로 강력한 스핀을 구사해야만 그린에 공을 세울 수 있다. 정교함도 필수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내추럴 에어리어에서의 '가시밭길'이 시작된다.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 샷도 난제다. 잔디가 바짝 달라붙어 있기 때문에 정밀 타격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포대형 그린 · '철사'와 같은 풀
남여 모든 선수들에게 최고의 난제
코스가 직접 말은 할 수 없지만 US오픈은 항상 많은 화제거리를 만든다. 새로 단장한 파인허스트 2번 코스에 대한 선수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필 미켈슨: 운이 좀 필요했지만 웨이스트 에리어에서 플레이를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열에 아홉번 정도는 최소한 그린주변으로 볼을 보낸후 자신의 숏게임 능력을 이용했다.
■제프 오길비: 프로 골퍼들은 불공평 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처음에 불공평 하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이 정말 공평한 것인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US오픈의 긴 러프는 리커버리 샷을 저해하고 최고의 선수가 최고인 이유 하나를 빼앗아 간다고 생각한다.
■리키 파울러: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웨이스트 에리어에서는 어떤 라이가 올지 알 수가 없었다. 페어웨이에 있으면 최소한 그린을 공략할 기회는 주어진다.
■벤 크렌쇼: 러프에서 리커버리 샷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많은 경우에는 클럽을 볼 뒤에 놓을 수 있지만 풀뭉치나 다른 장애물 뒤에 있는 경우는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
■아담 스콧: 어떻게 플레이 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 모든 선수들이 평소보다는 많은 그린을 놓칠 수 밖에 없어 인내력을 시험 받았다. 하지만 이런 치핑 지역은 어떠한 샷을 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선택사항을 줄 것이다. 상상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정리: 골프산업신문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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