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자치규약 무의미…단체협약의 정년 적용해야”
법원이 정년을 42세로 명시한 골프장 경기보조원 자치규약을 근거로 해고당한 한원CC(경기도 용인/회원제 27홀) 캐디들에게 `부당해고' 판결을 내렸다.
이에따라 캐디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가, 근로자가 아닌가의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민사1부(부장판사 정종관)는 한원CC 노조 조합원 이민숙씨 외 8명이 지난 2009년에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근무배제 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하기 때문에 무효”라며 “근무배제 처분일이 속한 달의 다음달 1일부터 원고들을 복직시킬 때까지 월평균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선고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1심 판결은 일단 효력을 상실했다.
재판부는 “경기보조원들이 노무를 제공하는 주요한 대상은 골프장 이용객이라기 보다는 피고(한원CC)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보조원이 한원CC 자치회와 별도의 자치회 사이에 부속업무를 위탁받은 개인사업자라는 피고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치회가 경기보조원이 조직한 순수한 자치조직으로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의 필요와 인력운영계획에 따라 경기보조원을 모집한 점 △경기진행보조 업무 외 원활한 경기 진행 및 골프장 관리업무를 보조원이 수행한 점 등을 판결의 근거로 들었다.
한원CC는 지난 2005년 회원관리에 허점을 보인다는 이유로 경기보조원들이 별도의 자치회를 만들어 위탁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
회사측은 경기보조원들이 서명을 거부할 경우 `백(Bag)을 주지 않겠다'며 서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을 제기한 2006년 해고자 이민숙씨 외 8명은 한원CC 경기보조원으로 일하다 회사측이 정한 자치규약에 따라 정년 42세가 되는 해에 순차적으로 해고됐다.
재판부는 특히 “자치규약상 경기보조원 정년(만 42세) 대신 회사와 조합원 사이에서 정한 단체협약상 정년(만 55세)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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