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칼럼(2)]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묄세
[이준희 칼럼(2)]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묄세
  • 민경준
  • 승인 2013.11.0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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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광합성을 하기 위해 새 잎을 생성하고 그 잎에 의해 만들어진 탄수화물을 뿌리에 저장함으로써 나무는 더욱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아 제 스스로 살아 갈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잔디가 나무와 같은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면 참 좋을 듯 싶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혹자는 같은 식물인데 다른 생리적 기작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골프장 그린에 흔히 사용되는 벤트그래스를 예로 들어 보자. 이 잔디는 봄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여름에는 뿌리가 다시 짧아지고 가을에 다시 뿌리를 내리고 하는 반복적인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원인은 첫째로 `광합성량과 호흡량의 변화'와 둘째로는 `지속적인 예지(Mowing)'에 있다.

이를 쉽게 비교 설명하자면 광합성과 호흡을 각각 생산과 소비에 비유할 수 있고 잎은 공장, 광합성에 의해 만들어진 탄수화물은 돈, 뿌리는 은행 통장, 질소비료는 과소비 촉진제에 비유할 수 있겠다.

봄과 가을에는 광합성량이 호흡량보다 많아 탄수화물이 뿌리에 축적된다. 즉 생산이 소비보다 많게 되므로 돈이 통장에 모여 많은 잔고를 가지게 되어 뿌리가 깊게 내리게 된다.

반대로 여름에는 호흡량이 광합성량보다 많아지므로 뿌리의 탄수화물량이 급격히 떨어진다. 즉 생산보다 소비가 많아 돈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므로 잔고량이 줄어들게 되어 뿌리가 짧아 지게 되는 이치이다. 또한 질소 비료는 과소비 촉진제로서 뿌리의 탄수화물 함량을 급격히 떨어뜨려 뿌리의 짧아짐을 촉진하는 주범이다.
그렇다면 통장 잔고량을 늘리기 위한 방법들 중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잔디 예고를 높이는 방법, 즉 공장면적을 늘려 생산량을 높이는 방법과 질소시비를 자제함으로써 소비를 줄이는 방법 등이 있겠다.

일부 그린키퍼들은 그린색을 좋게 하기 위해 질소시비를 과용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물론 잎의 엽록소 함량을 높여 탄수화물 생성량을 증가시킬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절제된 질소시비가 더 큰 효과를 보게 된다.

골프장 CEO나 일반 골퍼들은 그린의 엽색도에 따라 잔디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이라면 뿌리상태, 즉 뿌리에 축적된 탄수화물량에 의해 잔디의 상태를 평가해야 하고 질소 시비량을 조절해야 한다.

사람도 돈이 많을수록 마음껏 옷도 사 입고 좋은 음식도 먹어 건강할 수 있듯이 잔디도 탄수화물량이 많아야 건강한 잔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탄수화물과 관련된 여러 논문 결과를 분석해 보면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잔디일수록 환경 스트레스(내서성, 내한성, 내병성, 내답압성)에 훨씬 강한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아니 뫼듯이 뿌리 깊은 잔디도 역시 주변 환경에 더욱 흔들리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인간에 의한 부적절하고 지나친 잔디관리로 잔디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지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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