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의 감정도 생각해주세요 - 구교정 골프로 인재교육개발원장
감정노동자의 감정도 생각해주세요 - 구교정 골프로 인재교육개발원장
  • 민경준
  • 승인 2014.10.1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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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궁지조(傷弓之鳥).
'활에 다친 새'라는 뜻으로 '어떤 일로 한번 매우 놀란 뒤에 그것을 매우 두려워하여 위축됨'을 비유한다. 경리(更羸)라는 신궁이 위(魏)나라 왕과 높은 누대 아래에 있다가 날아가는 새를 보고, 위나라 왕에게 말하기를 “저는 활시위만 튕겨서 새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실제로 그렇게 하자, 위나라 왕은 “궁술이 어떻게 그런 경지에 오를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경리는 “이것은 새가 활에 주눅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왕이 “그대는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라고 묻자, 경리가 답한다.
“이 새는 천천히 날며 울음소리도 애처로웠습니다. 천천히 난다는 것은 옛 상처가 아프기 때문이고, 놀란 마음도 아직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시위소리만 듣고 놀라 날개를 펼쳐 높게 날자, 옛 상처가 터져 떨어졌습니다”라고 답했다.
최근 필자가 운영하는 교육원에서는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관리자와 캐디를 대상으로 `골프장감정노동관리'를 주제로 교육이 있었다. 그때, 그 순간의 상대(상사·고객·기관 등), 당시의 감정변화, 상대에 대한 속마음.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였는지에 대한 개인별 사례발표의 커리큘럼이 있었다.
강사는 개인별 5분의 제한시간을 주었지만 발표자들은 강단에 나서자 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충격적인 것은 몇 년이 지났음에도 감정노동 순간의 상대방 이름, 외모의 특징, 말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감정상태까지 생생히 기억하여 얼굴에 경련을 일으키거나,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 중에서 특히 모두가 눈물을 흘린 2가지 사례가 기억난다.
12년째 캐디로 근무중인 그녀는 8년전 고객의 이름과 날짜, 날씨, 말투, 행동뿐만 아니라, 18홀 동안 계속된 성희롱과 음담패설을 했던 고객의 말투를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누가보아도 베테랑임을 인정받는 캐디로서 직업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지만 최근 붉어진 정치인 사건을 보며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괴로웠다고 했다.
나름 다양한 고객을 응대하며 유사한 상황이 있었지만 지금도 성희롱 발언을 하는 고객을 만나면 신입캐디가 된 듯 실수를 연발한다고 한다.
경기팀장으로 근무하는 A씨는 캐디에게 심한 폭언을 하는 고객을 응대하던 중 자신에게도 폭언을 일삼는 고객에게 재차 사과를 하라는 회사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발표하며 캐디를 지켜주지 못한 관리자로서의 자괴감이 남아서 괴롭고, 그날의 고객과 비슷한 억양과 음성, 체형의 고객을 보면 지금도 손에서 땀이 난다고 한다.
활시위 소리만 듣고도 떨어지는 새처럼 접점응대자의 옛 상처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 그 상처가 터지는 순간 이직을 하거나, 법적대응으로 불거질 수 도 있다.
정비된 코스와, 청결한 시설물, 안정적인 운영시스템은 사람의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준비된 골프장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 역시 사람, 직원의 능력에 달려있다.
능숙한 업무 처리와 습관화된 서비스응대 스킬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고단한 경험의 노하우가 축적되었음으로 볼 수 있다.
골프장을 찾아주는 고객이 감사한 것은 분명하나 불편한 고객으로 법적대응까지 이어져 `판'을 깨는 단계로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객응대자의 감정노동관리를 통해 상생(相生) 할 수 있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기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수불가결한 고객만족 경영을 위해서는 사업장 종사자의 감정노동의 무게를 인지하고 감정노동의 관리방안 및 휴식권을 지켜주려는 경영자의 지원 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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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정 골프로 인재교육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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