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그린스피드의 진정한 의미(하) -한국잔디연구소 심규열 소장
[특별기고] 그린스피드의 진정한 의미(하) -한국잔디연구소 심규열 소장
  • 민경준
  • 승인 2013.11.2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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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명문은 스피드 보다 잔디품질로 평가

특별기고 그린스피드(green speed)의 진정한 의미(하)


그린스피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후조건, 잔디의 종류 및 품종 그리고 관리적인 요소로는 잔디깎기·시비·관수·롤링·배토·갱신작업·대취관리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린스피드가 만들어 진다. 즉 단기간에 어떤 한 요인만 잘 관리한다고 해서 그린스피드를 향상시키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따라서 그린스피드는 코스관리의 종합적인 결과로서 만들어지는 `그린관리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영업적인 면에 있어서도 그린스피드는 골프장의 품질 차별화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호에서는 그린스피드의 올바른 이해와 바람직한 그린스피드란 무엇이가에 대하여 소개했다. 이번호에서는 그린스피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과 그린스피드를 향상시킬 수 있는 관리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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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 있어서 잘 관리된 그린이라고 하면 종종 그린스피드와 관련지어 이야기 한다. 그러나 그린스피드 한 요인만으로 '좋은 그린' 혹은 '건강한 그린'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진정한 골퍼는 그린스피드 보다 그린의 품질(quality)을 평가한다.

이상적인 그린이라면 그린의 탄성(resiliency), 균일성(uniformity), 평탄성(smoothness), 견고성(firmness)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정직성(trueness)의 질적인 조화가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숙련된 잔디 전문가는 스피드를 빠르게 하는 것보다 단단하면서 부드럽고 정직한 그린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잘 친 볼은 그린에 떨어져 앞으로 바운스(bouncing)되고 볼스핀이 잘 작동하고(holding) 그리고 볼이 라이 위를 잘 따라가며 브렉(break)이 정확히 먹히고 부드럽게 굴러 가야 한다(releasing).

■탄성(resiliency)은 잔디의 충격 흡수 기능이며, 적절하게 스트로크한 퍼팅을 잡아줄 수 있는 그린의 성질이다.
탄성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잔디 신초를 세워서(직립화) 관리하고, 잔디조직을 무르지 않게 견고하게 관리해야 하며 적정한 밀도가 형성돼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 버티컷팅, 저비관리, 저관수 등의 작업을 하게 된다.

■균일성(uniformity)은 각각의 그린 간에 혹은 같은 그린 내에서의 균일한 스피드와 퍼팅퀄리티를 의미한다.
그린마다 스피드가 다르고 퍼팅퀄리티가 다르다면 이것 만큼 골퍼를 재미없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균일성은 그린 내 잔디의 생육상태 즉 질감(leaf texture), 밀도(density) 등의 균일성에 의해 결정된다.

■평탄성(smoothness)은 그린의 면이 얼마나 고른가의 의미이다.
평탄성이 갖추어진 그린표면은 마찰을 줄일 수 있어 볼구름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정확한 볼라인(방향성)이 만들어져 퍼팅의 정직성을 높여주는 요소다.
평탄성은 잔디개체의 질감, 밀도, 그리고 면의 다짐 정도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견고성(firmness)은 그린의 단단함 정도를 의미한다. 그린표면이 단단할수록 그린스피드는 빨라진다.
그린을 단단하게 유지하면 스피드를 향상시켜 난이도가 증가한다. 그러나 잘 친 공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소프트한 상태는 유지해야 한다.
적당한 매트 및 대취의 양은 그린에 떨어진 볼에 탄력성과 쿠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필요하지만 너무 많은 대취는 그린스피드와 평탄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견고성은 다짐작업(rolling)과 물관리, 배토관리에 의해 좌우된다.


기후조건은 그린스피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후는 우리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기 때문에 코스관리는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계절에 따라서 그린스피드의 변화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우리는 봄·가을보다 여름에 그린스피드가 더 느릴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여름에는 잔디 엽폭이 더 넓어져 그린스피드가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름에 그린스피드가 더 빠를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낮의 길이가 봄·가을에 비해 길어 그린이 더 마르기 때문이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연구된 몇 가지 결과들을 소개하자면 계절별 기후변화가 뚜렷한 전이지대(transition zone)의 경우 그린스피드의 계절별 변화가 크게 나타난다. 반면에 기후변화가 크지 않은 지역, 즉 적도지역이나 북방지역의 경우는 그린스피드의 계절적 변화도 크지 않다(Radko et al., 1981).

이는 전이지대의 경우 계절에 따른 잔디의 생육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즉 한지형잔디의 생육최성기인 봄·가을에는 그린스피드가 증가하고 잔디생육이 취약한 여름이나 겨울에는 그린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적은 적도나 북방지역의 경우 잔디의 생육이 상대적으로 일정하기 때문에 그린스피드의 계절적 혹은 일간의 변화가 적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결과는 잔디깎기 높이를 1.5mm, 2.4mm, 4.8mm로 유지해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을 조사한 결과, 예고가 낮을수록 기후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예고가 높을수록 기후변화에 덜 민감하게 반응했다.(Clark Throssell, 1981).

Tiziani(1990)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잔디생육이 좋은 기후조건일수록 그린스피드는 더 빨랐으나 그린과 그린 간(green to green), 그리고 일간(day to day) 그린스피드의 변화는 더 크게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로 볼 때 예고를 낮춰 그린스피드를 빠르게 할 경우 그린스피드의 균일성(uniformity)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린스피드의 계절적 변화에 대한 대응은 매일 그린스피드를 측정하고 데이터화해서 골퍼들에게 그린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다.


그린스피드와 계절적 기후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전이지대에 속하기 때문에 계절에 따른 그린스피드의 변화도 크게 나타난다.

앞에서 소개한 결과에서 보았듯이 벤트그래스의 생육최성기인 낮은 깎기가 가능한 봄, 가을에는 빠른 그린스피를 유지할 수 있지만 잔디생육이 취약한 여름철에는 예고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그린스피드가 느릴 수밖에 없다.

빠른 그린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는 봄·가을의 경우에는 잔디생육이 왕성함으로 일간 혹은 오전과 오후의 그린스피드 변이가 나타날 수도 있다.


하루 중 그린스피드의 변화는 어떻게 될까?
일반적으로 그린스피드는 오전보다 오후가 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오전에는 그린표면이 젖어있어 느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건조해져서 그린스피드는 더 빨라 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것이 사실일까?

Throssell(1981)은 2시간 간격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그린스피드를 측정해여 오전과 오후의 그린스피드를 비교했다. 결과는 오전 7시보다 오후 2시30분에 그린스피드가 더 느렸다는 것이다. 오전보다 오후에 그린스피드가 10∼15cm 정도 느렸다는 결과다.

하루 중의 그린스피드 변화에 대해 2가지의 상반된 견해가 있다.
첫째는 잔디생육 환경조건이 좋아 잔디가 자라서 예고가 높아짐에 따라 스피드가 느려졌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그린의 표면이 오후가 될수록 마르기 때문에 오히려 그린스피드가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상반된 견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만약 잔디생육에 적정한 온도조건에서 비가 왔다면 표면이 마르지 않을 것이고 잔디는 잘 자라게 되어 오후에 그린스피드는 느려질 수 있다. 반면에 온도가 잔디생육 적온보다 높았다면 그린은 마를 것이고 잔디생육은 적어 오후에 그린스피드는 오히려 증가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여러 가지 상황변화에 의해 하루중에도 오전과 오후의 그린스피드가 차이가 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린스피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린스피드의 측정을 오전과 오후에 실시해야 하고 이렇게 얻은 구체화된 정보를 골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하이엔드 서비스가 아닌가 한다.

강우, 바람, 온도, 그리고 습도에 대한 연구결과들도 있다. Kevin Frank(2001)는 바람과 온도, 그리고 습도가 그린스피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Rist와 Gaussoin(1997)이 Nebraska에서 실시한 시험에서도 봄과 가을에 온도와 습도가 볼 구름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얻어 Kevin Frank의 결과를 뒷받침 했다.


#USGA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생리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우선하라”

예초와 롤링등 그린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작업들은 어쩔수 없이 잔디에 스트레스를 줄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는 그린 위에서 공의 저항을 줄이기 위한 관리가 잔디에 특별히 해를 입힌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러한 작업들이 지속될 경우 그린은 심하게 몸살을 앓게 된다.

특히 볼구름에 영향을 미치는 온도·습도·토양등 여러 환경적인 요인들은 코스관리자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대부분의 골퍼들은 이러한 것까지 고려하지않고 단순하게 스피드만을 따진다.

이에대해 USGA는 “코스관리자는 무엇보다 잔디의 활력이나 생리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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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열 한국잔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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