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전통·최고·원시자연' 천편일률 뻔한 소개 이제 그만!
'명문·전통·최고·원시자연' 천편일률 뻔한 소개 이제 그만!
  • 이주현
  • 승인 2015.09.04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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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Storytelling) 하세요?

모범답안 같은 클럽소개 골퍼 식상
스토리텔링은 이제 마케팅의 기본
공감·개성·진실한 이야기 찾아야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골프장”
“서울에서 30분 거리 위치한 최고의 지리적 여건”
“남성적 아웃코스와 여성적 인코스로 개성이 뚜렷한…”
“웅장한 자연림 속 조성된 코스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이상은 골프장 홈페이지나 브로슈어를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소개글이다. 어느 골프장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비슷한 내용으로, 마치 초등학교 교과서를 읽는 기분이다.

이처럼 골프장을 소개하는 글들은 대부분 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하는데 그치고 있다. 저마다 늘 강조하는 개성이나 차별화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골프장들의 입지조건, 조성배경 등이 비슷해서 나온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다. 기본적으로 부족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스토리텔링은 최근 들어 누구나 자주 듣고, 또 쓰는 말이다. 그대로 직역하면 `이야기하다' 이겠지만, 구체적으로는 `Story+Tell+ing'의 합성어로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Story)를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전달(Tell)해 교감 또는 상호작용(ing)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어 그대로의 해석일 뿐 1990년대 중반에 등장한 이 신조어가 학문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스토리텔링은 콘텐츠 분야에선 `이야기 창작기술', 비즈니스 분야에선 `어떤 정보를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법',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선 `말하기 기술' 등 각 분야마다 조금씩 다른 해석이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앞선 단어 자체의 해석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며, 골프장의 경우 보통 마케팅적 시각에서 스토리텔링에 접근해 활용하고 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위의 단어 그대로의 해석을 골프장에 적용해보자.

골프장의 스토리텔링이란 `골프장에서 알리고자 하는 바를 고객(또는 대중)에게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전달해 호감,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방문 유도 등의 효과를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듯, 골프장에서도 특정 부분에만 사용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이 가장 필요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골프장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골프장 소개글이다.

앞서 언급됐듯 골프장 홈페이지나 브로슈어 첫머리에 항상 등장하는 소개문구나 글은 모두 한 사람이 쓴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이는 그 골프장 고유의 스토리를 만들려는 노력 없이 골프장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장점이나 기능들을 나열하는데서 기인하는 현상이다.

때문에 우리 골프장만의 이야깃거리를 찾아 이를 스토리텔링의 다양한 기법에 맞춰 풀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의 기법이 정형화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다음의 5가지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골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하고, 우리 골프장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하며, 무엇보다도 거짓이 아닌 진실성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1.열정(Passion);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열정이 담긴 이야기를 해야 한다. 멋진 광고카피처럼 그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하는 매력적인 한 문장이 필요하다.

2.영웅(Hero);듣는 이에게 동질감을 느끼거나 감정이입시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영웅적 서사가 있어야 한다.

3.악당(Antagonist);멋진 영웅이 있다면 고난과 역경을 담당하는 악당이 있다. 이야기에 생동감과 흥미를 더하는 요소다.

4.깨달음(Awareness);듣는 이가 `아! 그래서 이렇게 됐구나!'하고 느끼는 순간이다. 이야기의 클라이막스이자 핵심 부분이라 할 수 있다.

5.변화(Transformation);이야기가 마무리되고 교훈과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다.

이야깃거리는 따로 구분돼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골프장과 관련된 모든 것,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소재가 될 수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에서는 이러한 소재의 발굴 팁을 알려주고 있다.

▶비하인드 스토리;골프장과 얽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찾는다. 입지 선정부터 설계, 개발, 운영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소재로 활용한다.

▶고객 에피소드;골프장을 다녀간 고객들의 경험담은 훌륭한 이야깃거리다. 그리고 이들이 프로나 유명인사면 더더욱 좋다.

▶역사·신화·소설;지리적 입지나 지역에 얽힌 역사적 사실이나 신화, 설화 등은 골프장에 권위, 신비감, 친근감 등을 더해주는 소재가 된다.

▶사회적 공감 트렌드;요즘 사회에서 무엇이 대세인지 살펴본다. 트렌드와 결합된 스토리텔링은 골프장의 브랜드 및 친밀함을 높일 수 있다.

▶선망할 수 있는 인물;브랜드와 품질을 대변하는 인물을 찾아 스토리와 결합시킨다. 골프장의 경우 코스설계자, 인기 프로, 유명인사 회원 등이 적합할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잘 활용한 골프장들


뮤어필드GC: 클럽 역사와 전통의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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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을 소개하는 가장 좋은 이야깃거리 중 하나가 역사와 전통이다. 세계적으로 오래된 골프장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단순한 연대기가 아닌 서사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세인트앤드류스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뮤어필드GC도 그렇다.

“당신은 이곳에서 1744년 리스에서 시작해 머셀버러, 1891년 뮤어필드에 이르기까지 우리 클럽의 화려한 역사를 알게 될 것이다.”

뮤어필드GC 홈페이지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문구다. 이 곳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임을 알리고, 지금의 뮤어필드로 자리 잡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하게 한다.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이 홈페이지에 `소개' 또는 `개요'라는 메뉴를 통해 골프장을 소개하고 있으나, 뮤어필드를 비롯해 많은 해외 골프장들은 `History' `Our Story'라는 말을 쓰거나 소개와 별도로 역사에 관련된 메뉴를 넣고 있다.



페블비치GC: 역사·인물·에피소드 등 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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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블비치의 스토리텔링은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먼저 시대·연대별로 그림, 사진과 함께 당시 골프장의 역사적 사실들을 서술하고 있다.

이어 수상 및 인증 부분에서도 그 내역을 나열하기 전에 CEO의 수상 소감을 소개해 형식적일 수 있는 부분을 이야기로 만들고 있다.

“만약 내가 딱 한번밖에 라운드할 수 없다면, 나는 페블비치를 선택하겠다. 나는 이 코스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으며, 세계에서 최고의 코스다.”

잭 니클라우스가 한 이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도대체 어느 정도의 코스길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처럼 잭니클라우스, 톰왓슨, 파드리그 헤링턴 등 세계정상급 프로들과 언론관계자들의 라운드 소감이 실려 있다. 특히 일반 고객들의 소감도 이어놓아 유명인사들과 동질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코스 소개는 시기별 역사를 정리하고 페블비치 코스에 기여한 설계가들과 그에 얽힌 일화를 서술하고 있다.



360도CC: 설계·착공·개장 다양하게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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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뮤어필드나 페블비치의 경우 100년이 훌쩍 넘는 역사와 전통으로 훌륭한 스토리텔링 소재가 많을 수밖에 없어 우리 골프장엔 대입하기 힘들다는 항변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다른 곳보다 많은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골프장의 역사가 짧다 해서 스토리텔링이 어렵다는 건 변명일 뿐이다. 앞서 말했듯 골프장과 관련된 사소해 보이는 일들도 좋은 스토리텔링 소재가 될 수 있다.

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가 경기도 여주의 360도CC다. 2012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3년 남짓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300쪽이 넘는 `360도 이야기'라는 책으로 골프장에 대한 기록을 재미있게 완성했다.

책은 먼저 골프장을 만들게 된 계기부터 설계·개발 과정·운영구상·골프에 대한 소회까지 360도CC 정유천 대표이사의 이야기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이어 골프 스토리텔러, 언론인, 교수, 코스 및 클럽하우스 설계자들이 이 골프장에 대한 소감과 설명을 이야기한다. 360도CC라는 하나의 큰 주제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내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다른 골프장과 비슷한 단어들을 조합해 가지고는 우리가 추구하려는 색다른 면이 알려지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중략)…`360도'는 열린 이름이다. 누구나 그 뜻을 얼마든지 나름대로 풀이해도 좋다. 360도는 모든 방향으로 열린 공간이 아닌가.”

360도라는 이름을 짓게 된 배경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이처럼 골프장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멋진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골프산업신문 이계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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