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2] 잔디병원균, 얼마나 많을까?
[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2] 잔디병원균, 얼마나 많을까?
  • 민경준
  • 승인 2015.09.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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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잔디병은 24종…미국의 30% 수준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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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핑벤트그래스 그린 잎마름병 필자의 연구팀에서 분리해 (사)한국잔디학회에 발표한 크리핑 벤트그래스 그린 잎마름병(좌)과 병원균(우).


지구상에서 식물에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 수는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한 대답은 “아직 모른다”이다. 식물에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 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아마도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초기 현미경이 개발되면서 비교적 큰 크기의 식물 병원균 식별이 가능해졌고, 지금은 전자현미경의 발달로 인해 1미터의 십억분의 일에 해당하는 길이의 크기인 나노미터(nm) 바이러스까지 관찰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지금은 미생물 진단 기기의 발달이 가속화되면서 보고되는 병원균 종류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니 발전하는 과학 속도에 비례해서 식물병원균 발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1만3000여 종의 식물병원성 균류가 병원균 목록에 올라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다른 종류의 병원균을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보통 하나의 식물병원균은 여러 종의 식물을 감염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식물병원균이라 해서 모든 식물에 병을 일으킬 수 없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는 약 7만5000개의 식물병원균 종-식물 종 조합이 알려져 있다. 잔디 피시움균(Pythium sp.)을 예로 들어보자.

1종의 잔디 피시움 균이 잔디를 포함해 10종의 식물에 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치면, 잔디 피시움 균과 기주 식물은 10조합이 되는 것이다.

주요 작물인 밀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약 200개 이상의 병에 의해 시달린다. 하지만 잔디는 다르다. 밀에 비해 훨씬 적은 수의 병원균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과학이 앞서 있고 연구 인프라가 우수한 미국에서조차 88종(그룹) 밖에 보고되지 않았다. 밀의 1/2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잔디 병은 미국의 그것보다 훨씬 적다. 2014년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정보센터에 등록된 잔디 병의 숫자가 24종(한국잔디:9종, 켄터키 블루그래스:8종, 크리핑 벤트그래스:7종)이니 미국에 비해 약 30%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왜 그런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우선 우리나라가 미국에 비해 국토 면적이 작고, 병원균의 먹이이자 서식처인 기주가 다양하지 못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다른 원인으로 우리나라 잔디 병 연구 환경이 미국에 비해 열세인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잔디 병 연구역사와 학자의 수가 미국보다 훨씬 짧고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 환경이 더 좋아지고 학자 수가 늘어나면 새로운 병이 발견될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니 병원균 수가 미국의 30%에 불과한 것은 어느 정도 허수일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현장에서 방제가 어려운 증상이 발견된다면 아직 보고되지 않은 병으로 의심해도 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문제되는 많은 식물병원균은 외국으로부터 도입됐다. 대부분 검역법이 강화되기 전에 일어난 일이다.

하지만 외국에 나갔던 사람에 의하거나 수입되는 종자 등에 붙어 유입될 가능성은 지금도 존재한다. 점점 좁아지는 지구촌. 식물 검역이 더욱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종자와 같은 식물의 교류는 국가 사이에 지속되고 있다.

새로운 식물병원균-식물 조합이 전세계 학자들에 의해 계속 보고되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아직 보고되지 않은 식물병원균들이 여러분 주변의 잔디밭 어딘가에 있을 수 있다.

그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환경 조건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병원균은 적당한 시기에 최적의 환경에서 병징의 모습으로 우리 눈 앞에 나타나게 된다. 그러니 이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 절대 방심하지 마시라!!

한국골프대학 골프코스매니지먼트과 교수 (changsw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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