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13] 잔디 도열병균
[장석원 박사의 병주고 약주고 13] 잔디 도열병균
  • 민경준
  • 승인 2016.09.02 1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량의 질소 시비도 도열병 발생 유발


65-11-잔디도열병.jpg
잔디도열병은 말라죽는(blast) 병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습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병 진전은 더욱 빨라진다.


약 30여 년전 식물병리학자들에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식물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들의 십중팔구는 벼 도열병(稻熱病, rice blast)을 얘기했을 것이다.

그 시절 벼를 아는 시람이라면 도열병이 우리나라 식량 자급 역사에서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병이라는데 동의한다.

도열병 방제 여부가 쌀 자급에 관건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냉전시대에 일부 국가는 도열병균을 생물무기로서 개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벼 도열병균은 벼에게 얼마나 치명적이었을까?

이 병원균은 벼의 잎, 줄기, 꽃대 등에 마름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수확시기 즈음 꽃대에 감염되는 목도열병은 일년 내내 땀흘려 가꾼 벼 농사를 한 순간에 망쳐 놓아 악명이 높다.

꽃대가 감염되어 이삭이 마르면 쭉정이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벼도열병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동안에 개발된 살균제와 육종 및 재배기술의 발달이 도열병균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농민들을 해방시켰다.

잔디에도 도열병이 발생한다. 벼도열병과는 영명이 다르다. Gray leaf spot. 잎에 회색의 반점으로 병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잔디는 벼와 달리 키가 짧게 유지되기 때문에 경기장에서는 주로 잎이 문제가 된다. 미국에서는 도열병이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골프장의 경우 연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관리비용이 지출되기도 한다.

잔디 도열병은 Magnaporthe grisea라는 곰팡이에 의한다. 벼 도열병균과 병원균 이름이 같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잔디 도열병 병원균은 벼에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잔디 도열병균은 높은 온도와 습도를 좋아한다. 병 발달에 필요한 적당한 온도 조건은 26∼29℃ 사이 이다.

이름 그대로 더울(熱) 때 벼(稻)가 말라죽는(blast) 병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습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병 진전은 더욱 빨라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우기(雨期)가 포함된 보통 6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 지속된다. 잔디 중에는 퍼래니얼 라이그래스와 버뮤다그래스가 병원균에 특히 약하다.

잔디 도열병은 엽신(잎몸)에서 발생한다. 병징은 처음에 1∼3㎜ 크기의 원형이나 타원형 괴사 반점으로부터 시작해 기상 조건이 병원균에 유리하면 확대된다.

괴사되는 반점들은 합쳐지기도 하여 불규칙한 크기의 모양이 된다. 결국 잎이 마르고 심하면 식물체 전체가 죽게 된다.

도열병은 골프장 러프에서 자주 관찰된다. 러프는 식물체 키가 커서 그늘이 많고 잎에 수분이 오래 남아 있어 병원균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병원균은 죽은 잔디 잎이나 줄기 등에서 겨울을 보낸다. 잔디 생육기에 병을 일으킨 병원균은 포자 상태로 바람, 스프링클러를 이용한 관수, 잔디 관리에 사용되는 기기, 골퍼의 신발 등에 의해 다른 지점으로 전파된다.

우리나라에서 페레니얼 라이그래스와 버뮤다그래스 재배 면적이 넓지 않다는 점은 도열병 피해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면적이 넓은 크리핑 벤트그래스나 켄터키 블루그래스는 상대적으로 매우 저항성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열병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과량의 질소 시비는 도열병 발생을 유발할 수 있다. 잔디밭 주변에 기주가 되는 잡초의 관리도 중요하다.

그리고 살균제의 사용도 매우 신중해야 한다. 병원균이 살균제 저항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골프대학 골프코스매니지먼트과 교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로 184 (엘지분당에클라트) 1차 1208호
  • 대표전화 : 031-706-7070
  • 팩스 : 031-706-70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현
  • 법인명 : (주)한국골프산업신문
  • 제호 : 골프산업신문
  • 등록번호 : 경기 다 50371
  • 등록일 : 2013-05-15
  • 발행일 : 2013-09-09
  • 발행인·편집인 : 이계윤
  • 골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골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in707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