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팔이에게 리뉴얼 맡기면 비용폭탄 시간문제
우리는 많은 성공적이고 멋진 골프코스 리노베이션이나 복원 사례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오랫동안 시간과 돈을 들이고도 비극적인 실패로 끝난 수많은 사례들도 있다.
이러한 실패는 대부분 골프장이 혼자서 프로젝트를 결정하고 수행하다 발생한다. 리노베이션이나 복원에서 코스설계가를 고용하지 않으면 당장 비용은 줄어든다. 그러나 이후 발생하는 문제들이 그 비용을 뛰어넘게 되거나 프로젝트 자체가 실패하게 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코스설계가들은 “사실상 두세번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산이 있는 셈인데, 왜 한 번에 제대로 하려고 하지 않는가”라고 꼬집는다.
미국 슈퍼인텐던트매거진은 코스에 대한 프로젝트에서 전문가인 코스설계가를 고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정리했다.
1.독단적 프로젝트는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
클럽을 손에 쥔채 페어웨이 벙커에 서 있는 남자의 사진이 있다. 그런데 벙커사가 마치 단단한 콘크리트처럼 보인다.
“형편없이 시공됐다.” 사진을 본 코스설계가의 말이다.
그는 “배수가 불량하고 벙커라이너가 제대로 시공되지 않아서 생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 것이 코스설계가를 고용해야 하는 이유다.
피츠버그 지역 골프코스 디자이너 짐 서본은 설계가가 참여하지 않은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수 없이 처리해 왔다고 말한다.
“적절한 배수가 힘든 부서진 배수 파이프, 오래된 벙커사를 사용하고 가장자리는 메말라 있다. 한마디로 말해 조잡한 시공이다.”
오하이오 지역 프라이/스트러커 골프코스디자인은 조성 초기의 코스에 발생한 문제 해결을 위해 호출된 적이 있다. 그들은 거기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코스관리자는 발생한 문제에 대해 오너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한 예로 폐수가 보호지역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었다.
이 회사 설계가인 제이슨 스트러커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정화작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문제가 발생한 지역의 주택이 상당수 판매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땅 주인들이 격분해 행정 분쟁이 발생하고 계약 취소에 따른 환불사태도 발생했다.
결국 스트러커가 레이아웃을 다시 잡을 때까지 기존 홀들은 결합되거나 분할, 이동되고 일부는 버려지기도 했다.
원인은 성공한 부동산 개발업자가 골프코스 개발자로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혼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스트러커는 “문제가 발생한 시점까지 진행된 모든 작업이 본질적으로 무효가 된 사례”라고 말했다.
2.설계가는 프로젝트를 올바르게 이끈다
심지어 아직도 상당수의 골프장이 설계가를 고용하는 것이 사치스러운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니카다CC의 슈퍼인텐던트이자 미니애폴리스CC의 재조성을 감독한 제프 존스은 “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라고 답한다.
프로젝트는 벙커 리노베이션, 대형수목 제거, 새 관개시설 등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필라델피아 지역 설계가인 론 프리처드가 관개시설 및 농경학 컨설턴트로 참여했다.
또 회원들에 대한 설명에도 부분적으로 관여했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코스관리자나 회원들에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역할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뉴저지 스프링레이크GC의 회원인 크리스 카턴은 리노베이션을 오클라호마 지역 설계가이자 USGA 그린섹션 잔디 컨설턴트인 트립 데이비스에게 맡긴 결정에 대해 간결하게 설명한다.
“회원들이 제대로 된 사람을 고용하고, 이후 작업에도 방해하지 않으면 결과는 보통 훌륭하게 나온다.”
많은 골프장에서 설계가를 단순히 코스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설계가는 서류 및 행정 작업이나 관개 및 시공사 선정, 작업 총감독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다.
짐 서본은 “우리의 역할은 클라이언트의 대리인”이라고 말한다. 이는 오너를 대신해 프로젝트가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가끔 프로젝트에 도급업자들이 이익을 늘리기 위해 기준이하의 자재나 시공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작업 결과물이 약속된 수준만큼 나오지 않게 됨을 의미한다.
한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호출된 스트러커는 골프장이 제대로 된 기준 없이 도급업자들과 계약을 한 사실을 발견했다.
질 낮은 자재와 시공은 곧 코스 잔디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이는 잘못하면 코스관리자의 무능으로 보일 수도 있다.
스트러커는 “아무도 그린이 올바른 사양으로 조성되지 않았음을 모르고 있었다. 그들이 지불한 돈이 땅에 제대로 투입되지 않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막고자 서본은 작업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최종 승인을 내린다. 그는 “내가 사인하기 전까진 그들은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도급업자들은 빠르고 명확한 일처리 때문에 설계가가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 그렇지 않은 곳은 아마 부정을 저지르고 싶어 하는 걸지도 모른다.
3.'벙커 쯤이야 대충…' 이런 생각이 화근.
플로리다 지역 설계가 바비 위드는 골프장이 종종 벙커 리노베이션만 진행하기 때문에 설계가를 부르지 않는 것은 실수라고 말한다.
이는 코스관리에서 그린만큼이나 벙커에 들어가는 시간이 많음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지난 15년간 코스관리의 어떤 부분보다 벙커 유지관리 비용이 상승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벙커를 어떻게 보수하고 관리할 것인가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벙커 조성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벙커 컨디션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면서 더 이상 벙커를 코스관리자나 시공사에게만 맡겨선 안된다.
위드는 상태가 좋지 못한 벙커를 수리하기 위해 현장에 가보면 적절하지 못한 벙커 설계가 얼마나 돈을 낭비하게 되는지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어떤 경우에는 골프장이 올바른 단계와 고품질의 벙커 라이너를 구입하고, 벙커 리노베이션의 다른 모든 부분은 기준 이하로 하기도 한다.
이 역시 겉보기엔 그럴싸해 보이지만 문제가 끊이지 않는 벙커가 되며, 골프장은 같은 실수를 반복할 확률이 높다.
4.설계가와 코스관리자는 소통해야
위드는 GCSAA의 CGCS이자 ASGCA의 회원으로 코스관리와 설계에서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코스관리자가 대형 코스 건설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리노베이션 및 복원 작업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코스관리자는 충분히 많으나, 대형 프로젝트는 단순 공사외에도 회원 설득 등 다방면으로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 혼자서 맡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서본은 코스관리자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된 후 자신을 고용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코스관리자가 프로젝트를 주도할 필요는 없으나 리노베이션 후 어떤 방향으로든 코스에 변화가 있기에 이에 대한 입력은 돼야 한다.
때문에 설계가가 있다 해도 코스관리자는 그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위드는 “코스관리자와 설계가 간의 유대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코스관리자와 골프장을 보호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리=골프산업신문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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