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골프코스 잔디구역 축소 적극 검토를"
[특별기고] "골프코스 잔디구역 축소 적극 검토를"
  • 골프산업신문
  • 승인 2017.01.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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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골프전문 기자 1호' 최영정(87) 선생이 골프기자 50년을 맞아 골프산업신문 독자들에게 또 한번의 열정을 전해왔다.

골프에 대한 그의 열정과 `진정한 따짐'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


페어웨이와 스루더그린이란?

모든 골퍼들에게 `페어웨이(fairway)'란 말은 `안착'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하면서 익숙한 정감을 준다.

하지만 페어웨이는 공식 골프용어는 아니다. R&A와 USGA가 발행하는 골프규칙 `용어의 정의'에도 들어가 있지 않으며 이 단어는 딱 한번 등장할 뿐이다.

그것도 `잔디를 짧게 깎은 구역(closely mown area)'을 설명하는 제25조2항중 주(註)2:에 “잔디를 짧게 깎은 구역이란 러프를 지나는 통로를 포함하여, 페어웨이 잔디 높이나 그 이하로 깎은 코스의 모든 구역을 의미한다”에서 언급된다.

우리는 `스루 더 그린(through the green)'의 일부가 페어웨이라고 쉽게 알면 된다. 티잉그라운드, 퍼팅그린 그리고 모든 해저드를 제외한 나머지 구역이 스루 더 그린이고 페어웨이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잔디를 짧게 깎은 구역(이하 잔디구역)'으로 페어웨이만을 생각하는데, 그 주위의 이른바 러프도 손질돼 있는 준페어웨이인 만큼 잔디구역은 제법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셈이다.

국내 골프코스는 곱고 곱게 손질된 잔디구역이 넓기로 정평이 나있다. 잘 정비된 페어웨이가 녹색 벨벳의 카펫처럼 굽이굽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페어웨이를 둘러싸는 러프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조금 길게, 즉 러프답지 않게 깎는 정도여서 이들 준페어웨이를 포함해 잔디구역은 넓고도 넓다.

일부 잡지사 등이 선정하는 베스트코스에는 대개 이 잔디구역이 넓고 곱고 길게 잘 정비된, 대체로 돈 많은 골프장들이 뽑힌다.

많은 경비와 인력, 다양한 장비의 투입 외에도 흡족한 물 소비 그리고 농약 살포로 얻어진 돈과 땀의 산물임은 물론이다.

그런데 원래 골프코스는 조금 손질된 티잉그라운드와 잘 손질된 그린만 있다면 어느 정도 제 구실을 하는 충분요건이다.

페어웨이의 세심한 손질은 필수요건이 아닌 `그런대로' 정도면 괜찮다. 페어웨이는 그래서 공식 골프용어에 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코스 상태 그대로 플레이 하라'

지금도 외국 링크스코스들은 티와 그린 위주이고 황량하고 삭막한 풍경이다. 해저드가 산재하고 잡초 섞인 러프지대 사이사이 벙커들이 입을 벌리고 있는 등 거친 들판 바로 그것이다.

짧은 잔디의 티잉그라운드 바로 앞에 거친 잔디구역이 도사리고, 짧은 잔디의 페어웨이 끝장에 잔디가 잘 깎인 그린이 벙커에 쌓여 누워있다.

우리 코스들이 굿(good)이라면 그들의 것은 워스트(worst)다. 그러나 그들은 `골프가 자연과의 싸움인 만큼 도전의욕을 드높이는 코스세팅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잔디구역 관리에 돈과 인력을 낭비하지 않으며 `볼은 있는 그대로 플레이 하라'에 더해 `코스 상태 그대로 플레이 하라'의 정신에도 투철한 것이다.

근래 젊은이들의 골프기피 및 이탈현상 방지를 위해 골프의 각종 `축소방법'이 논의 되고 있다.

이는 ▲6∼9홀 라운드로 시간과 요금의 축소 ▲클럽(골프채)의 수 축소(10개 이내) ▲규칙의 축소 등이며, 한걸음 더 나아가 ▲코스 잔디구역을 축소해 관리비 절감으로 요금인하를 기하자는 것이다.

돈을 많이 삼키는 잔디구역의 면적을 축소시키면 돈이 거의 안드는 비예지(uncut) 구역의 면적은 저절로 늘어나기 마련이다.

동시에 현재 잘 다듬어진 정원과도 같은, 또 과다한 인공적 요소 보다는 우리네 코스에 거친 자연의 야성코스화로 생기를 불어넣고 도전적, 전략적 모습으로 되돌리는 원점회귀도 기하게 돼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비용·인력·물소비 줄이는 것이 대세

우리는 세계 물부족국가 10위권에 있다. 잔디구역 축소는 물 절약 실천의 길이기도하다.

제주도에 더 이상 골프장이 늘어나면 지하수가 고갈된다는 현지 우려가 있다. 대표적 잔디구역인 페어웨이보다 비예지구역이 보수성에서 뛰어나다는 얘기도 있다.

예를 들어 파4홀 티샷의 볼 낙하지역을 깎고 티잉그라운드 전방 100m 구역은 조금 깎는다. 그린 앞 어프로치 지역은 깎고 나머지 페어웨이, 정확히는 스루 더 그린은 깎지 않는 방식이다.

돈, 인력, 장비, 물, 농약 등을 투입해 관리해야할 잔디구역을 줄이면 18홀 전체 관리비용이 30∼40% 정도 절감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무엇보다 골프코스의 절반이 자연그대로, 조금은 황량한 모습 그대로 보존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문제는 플레이하는 소비자, 즉 골퍼 쪽에 있다. 로스트볼이 더 발생하고 라운드가 느려져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곧 익숙해지고 요금이 줄면 오히려 환영하게 될 것이다.

명분이 골프코스의 원점회귀에 있고 긴 러프, 벗겨진 나지 등에 상관없이 플레이 함으로써 기량을 닦는 것을 골프의 본령으로 삼자는 것이다.

페어웨이가 조금 거칠고 헐어도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은 잘 예지되고 정비됨이 전제가 돼야 한다.


비예지 지역을 확대하는 코스세팅 해야

특히 그린은 매우 잘 손질돼 있어야 한다. `퍼트가 골프이고 골프가 곧 그린'이라고 하는 만큼 그린은 코스의 얼굴이자 심장이다.

마지막 승패를 결정하는 곳이 퍼트로 지상전을 치루는 그린이기에 그린 만큼은 아무리 잘 정비해도 지나침이 없는 closely mown area의 으뜸이어야 한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는 볼을 띄우는 공중전이므로 관리자가 조금 소홀해도 용인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것이 잔디구역 축소론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물먹는 하마' '물을 물 쓰듯이' 써야하는 잔디구역의 큰 감축에 우선 해결의 실마리를 찾자는 것이다.


※용어의 정의: 스루 더 그린(Through the Green)이란 다음과 같은 것을 제외한 코스의 전지역을 말한다. a.현재 플레이하고 있는 홀의 티잉 그라운드와 퍼팅 그린 b.코스 안에 있는 모든 해저드.


최영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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